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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참 예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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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야 머리 묶은 방울만 봐도 예쁘고

모자랍시고 빵떡 눌러 쓴 것만 봐도 예쁘지만

성인, 특히 아줌마더러 예쁘다고 할 때는 언제인가?

곰곰 생각하면서 나의 언행을 분석해보니 이렇습디다.


선천적으로 원래 타고난 미인에게는 안 합니다.

태어났더니 그냥 이 세상 미의 기준 고득점자에게 뭘 새삼스레.

나 말고 수 많은 눔들이 예쁘다고 둘러쌌을 테니 패스.

실제 연예인과 엘리베이터를 탄 적 있는데 그냥 "안녕하세요?" 패스.

이렇게 타고나 미인은 평생 살면서 10명도 못 봤어요.


미안하지만 선천 점수도 낮고 전혀 꾸미지 않은 자연인에게도 패스.

차마 말이 안 나오는데 어쩌라고. 예쁘다고 했다간 오히려 혼날지도@@

낮은 선천 점수 보다는 전혀 노력하지 않는 게 더 나쁠 수도 있죠.

그냥 솔직하게 분도 바르고 옷 좀 사입으라고 말해주는 게 낫습니다.

아무 소리 않는 건 애정일 털끝만큼도 없을 때입니다.


선천 점수는 별로 높지 않은데 무척 노력해서 꾸민 여성은 칭찬합니다. 

분을 켜켜히 바르는 그 고달픈 정성을 치하해야 할 것 같고, 

눈썹을 길게 붙여 인형처럼 연신 깜박이는데 감동해 줘야 하고,

입술이 짙어서 말할 때 앞니가 빨갛게 물들었어도,

목걸이 귀걸이 줄줄이 걸고, 꽃 무늬 땡땡이 요란해도,

아, 잊었네. 높은 굽에 겨워서 구부정 하게 걸어도!!! 

그녀의 힘겨운 노력이 너무나 훌륭하기 때문에 

저는 마구 칭찬해 줘야할 거 같은 마음에 시달리다 일갈,

"어머나, 참 예쁘시네요!"


----(길어요 화장실 다녀 오세요) ----


그러면 청소년, 고딩 & 20대 애늙은이 들에게 칭찬은 언제 하나?

이 인간들은 칭찬하기 진짜 어렵습니다.

자기들이 성인인 줄 알지만 경제적 독립은 못한 것들입니다.

세태가 이러니 대학 가기 힘들어, 사회가 이러니 취직이 어려워요.


아이의 자존감 격상을 위해 장점을 찾아 자꾸 칭찬하라는 전문가 조언.

그래서 언제 자식을 칭찬할 수 있는가 생각해 봤어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공부 잘하고 자기 할 일 찾는 애는 칭찬 안해요.

이미 여기저기서 뛰어나 훈장 달은 애를 뭘 새삼스레.

살면서 이런 애는 10명도 못 봤습니다.


성과는 좋지 않은데 뭔가 매달리고 애쓰는 아이는 칭찬합니다.

고민하고 애 쓰는 태도에서 희망을 보기 때문이죠.

알바로 살아도, 인턴으로 지내도 이 아이가 꼭 직장을 찾을 것을 확신해요.

그래서 졸업하고 한동안 무직이라도 절대 밉지 않습니다.

어떻게든 누군가에게 추천하고 돕고 싶은 마음이 들지요.


그런데 이런 고난의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의 참담함을 이해해도

정말 밉상이라 자꾸 자녀와 싸우게 되는 경우는 언제냐면

세상이 이런 걸 어떡하냐면서 빈둥거리는 것들입니다.

학원비 ㅊ들여 대학이고 유학이고 가르쳤더니 저러고 있다는 거죠.

그래서 잔소리를 하게 되고 아이는 나더러 하찮은 일을 하라는 거냐 항변하죠.



---예쁜 아줌마 -> 잘난 청년으로 갔다가 -> 어떤 녀석들 흉보다가....  

자, 이 긴 글 포인뜨는 여기서부터입니다, 여러부운~~ 정신줄 잡으세요----



그러면 타고나면서 노력이 되나? 그런 애는 10명 밖에 못 봤슈. 

어려서부터 뭔가 하고 싶게 만드는 게 육아입니다.

아이가 집중하는 게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집중하는지,

집중하면 성과가 나오니까 간식 한 트럭, 아니 칭찬 한 트럭.


이래야 뭔가 노력에 대한 성취감, 그 기쁨을 기억하고 따라서 또 다른 노력.

이런 경험이 없이 늘 치이는 과제, 닿을 수 없는 목표에 허덕이다 

지치면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밀리듯이 대학에 갔다 무기력한 젊은이,

허영심과 불만에 가득 찬 성인이 되는 겁니다. 


악세사리 주렁주렁 여사는 분명 그걸 붙였을 때 자기가 나아보였고,

그래서 칭찬을 들은 기억이 있어 높은 굽으로 키를 높였을 겁니다.

코찔찌래기들은 한 자리수 덧셈 했더니 엄마가 치킨을 사줘서 

두 자리수 덧셈 하면 집 한 채 받겠네, 해야 노력합니다. (이거 유머야요)


늘 고급반인지 SKY반인지 그런 데 들어가라고 다그치고, 

안 되니 열등감 패배감에 평생을 젖어사는 대다수의 초중고생들이 

성인이 되는 이 나라, 또 자기 자녀에게 같은 길을 걷게하는 악순환.

노력이 삶이 되는, 애쓰고 해도 힘들지 않다는 내공 기르기가 아쉽습니다.


----이제 진짜 끝, 여담 (아우 질겨)-----


식당 옆 테이블 학부형 모임 목격담

7살짜리가 AR 3.8 읽는다고 자랑하던 그녀에게 한 말씀 올립니다.

거기 계신 분들 그거 안 부러웠어요. 그들이 노련해서 놀란 척 한 겁니다.

당신이나 머리 좀 자르고 분 바르슈~~~~

결과물 중시하는 저 반성해봅니다.
중요하기야 하지요. 그 결과가 스스로 의지 가지고 나온 거여야 한다는 거지요^^



박사님~ 제가 요즘 읽고있는 책인데, 박사님의 글을 읽으니 이책에서 느낀것과 통하는것이 많네요

사춘기 아이들에게도 공부 말고 다양한 경험들을 통해 집중하고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어야 사춘기에 뇌가 건강하게 잘 발달하는데... 우리사회는 너무나 무조건 공부와 입시만 강조하다보니 뇌가 비정상적으로 발달하고.. 사춘기아이들에게 크고작은 문제들이 생겨나며 그런 상태로 어른이 되어서도 인성에 큰 문제가 있는 경우들이 있다는...

우리 사회가 이런 이야기들을 더 마니 꺼내고 공론화해서 성숙하고 건강한 세상을 만들어갔으면 좋겠어요~~*

좋은 말씀이야요^^ 며칠 전 고교수재들 모임에서 최근 벌어진 사건을 알게됐어요. 이전투구 시정잡배 어른들 하는 짓을 그대로 해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공부 외에 아무 가치도 인정 않는 풍토에서 자라 경쟁심 때문에 무서운 일이 벌어지더군요. 인성제로 수재들 보며 암담했습니다.

요즘 또 욕심이 스물스물 올라와 아이보는 눈이 곱지 않았는데 박사님 글 읽고 워~~워~~ 브레이크잡고 칭찬해주니 아이 표정이 밝네요

마음은 이제 육아고수가 되고도 남았다고 뻐기고 싶지만 실상은 주기적부침중이네요 ㅠ 

이번에도 균형잡을수있게 도움주셔 감사해요^^

영원히 그래요. 대학 다니는 녀석한테도 매일 한마디하그 싶은데 입 다물죠. 그랬다가 기어코 톡 한번 날리는데 답은 ㅇㅇ 아니면 ㄴㄴ가 다 여요. 내려놓읍시다. 나도 누군가의 기대에 못미치는 자식이었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