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초등 4학년 남학생 입니다.

영어를 밖으로 소리내어 읽거나 표현하는것을 자꾸 꺼려 하기 시작하고 민망해 합니다.

집 안에서는 엄마의 영어 물음에 대답을 하긴 하지만 자기 기분 내킬때만 합니다.

집 밖에서 가끔 여러 상황에 맞추어 영어로 질문을 해 보면, 엄마인 저의 입을 틀어막거나

잘난체 한다고 부끄러워 하면서 화를 낸다거나 하여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도 했습니다.

 

아이가 상황별로 알아듣고 표현하는 방법을 익히려면 "생활회화"를 익히게 하는것이 가장

효과적이겠다 생각이 들어, 궁여지책으로 생각해 낸게 하나 있습니다. 그건 다름아닌

출근길마다 지하철 역에서 받아보는 무료 신문의 영어 회화를 이용해 보자는 것이었죠.

엄마인 저도 영어의 표현을 익히고 아이와 함께 할 수도 있겠다 싶어 열심히 그 부분을

오려내어 1개월 단위로 묶어 보관했습니다. 그리고 아이와 1회분씩 무조건 외우고 표현을

익혀보자 하는 욕심에 시작을 해 봤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뭐냐하면 내용이 아이들용이 아닌 어른들의 상황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는

것이었죠. 예를 들면 회사내 상황이나, 데이트 , 사람들간의 문제점 등등 내용도 아이가

익히기엔 부답스럽고 아직 아이가 익히고 연습할만한 내용이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단어나 숙어가 아직 아이 수준과 맞지 않아서 3,4일을 못견디고 아이가 

흥미 없어 했습니다. 이 부분은 철저히 엄마의 판단 실수 입니다.

 

그 후에 해외 여행시 표현할 수 있는 상황별 영어회화 책을 한 권 구입하여 역시 아이와 함께

하루에 한 페이지씩 익혀 보고자 했으나 그 또한 아이 눈높이에 맞지 않는 상황이 많아 그다지

흥미를 갖지 못하고 또한 오래 가지도 못하였습니다. 그 책은 책꽂이 한켠에 고이 모셔져 있답니다.

 

이럴때쯤 쑥쑥의 이벤트를 보고 신청한게 당첨되어 드디어 "엄마는 친절한 영어 선생님" 책을

받아 봤습니다. 아이에게 마구 자랑을 했죠. 엄마가 너를 위해 책을 받아보고 싶어, 신청하는

글을 쓰고 아주 엄격한 심사후(?) 뽑혀서 이렇게 선물로 받았다고 말이죠(허세 약간 부려서 ㅎㅎ).

 

그리고 약속을 두가지 했습니다. 이 책을 받아봤으니 열심히 보고 나서 효과가 어떤지 그 내용을

책을 쓰신분한테 레포트 해야할 의무도 있고 ,  이 책을 끝까지 마치면 소원을 한가지 들어 줄 수

있다고 말이죠. 아이가 엄마의 의견에 동의를 하고 약속대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우선 단원 첫부분에 나오는 단어및 숙어는 무조건 쓰고 외우고 엄마한테 테스트를 받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하루에 한 페이지씩 서로 엄마도 되고 아이도 되고 하면서 10번 이상을 반복하고 읽어 봅니다.

마음 같아선 책을 내려놓고 외워 보자고 하고 싶은데 아이가 그렇게까진 원하지 않고 있어서

그냥 책을 보면서 역할을 바꾸어 표현을 익히고 있습니다.

 

게다가 문법적인 면도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내에서 설명하고 응용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첫장에서 나왔던 내용중 아직도 잠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 상황에서 아이가

 I want to sleep more 라는 표현을 하는데, 이것에 덧붙여 I want to는 무엇무엇을 하고 싶을때

하는 말이며 , 이 다음에 하고자 하는것을 말하면 된다하고, 더 먹고 싶다고 어떻게 표현하겠는지

해보라 하였더니 I want to eating more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wat to 다음에는 동사의 원형이라는것이 와야 하는데 ...bla bla bla... 이렇게 설명하면서

자연스럽게 문법과 품사까지 교육을 하게 되는 효과를 보았습니다.

아이가 몇 번의 헷갈림을 극복하고 이제는 I want to ...표현을 정확하게 합니다. 더불어 동사의

원형이라는것이 무엇인지도 알게되었구요.

 

참고로 제 아이는 아직 영어 학원에 보내지 않고 학교에서 방과후 영어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문법을 우리말로 설명받는 수업은 하지 않은것으로 압니다. 원어민 선생님이 주요

패턴을 익히게 하려고 따라 하도록 하기는 했구요. 저도 일부러 아직 문법을 대놓고 설명해

본적이 없었는데 , 이 책을 계기로 서서히 접근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영어 일기 쓰기는 조금 더

시간이 지나후 이용해야 될듯 싶습니다. 아직은 아이가 영어 일기에 대하여 두려움을 갖고

있어서요.

 

저는  본격적인(문법, 단어나 숙어 익히고 외우기) 영어 공부를 이제부터 시작해도 되겠지

하는데 대부분의 동급생 엄마들은 제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하네요.

다행히 아이가 영어 책을 보고 세세한 내용은 잘 몰라도 전체적인 내용을 잘 이해하기는 합니다.

그런면에서는 학교의 방과후 영어 학습을 통해 계속 키워 나가도록 맡겨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질문을 듣고 빠르게 답하기 등의 회화 실력은 엄친영을 통해 쑥쑥 키워주고 싶습니다.

엄마인 제가 다행히도(?) 영어를 늘 접해야하는 직업을 갖고 있어서 엄마의 의욕만 가득한

내용으로 아이에게 엄마표 영어 교육을 시키고자 마구 들이민적도 많았습니다.

아이의 흥미나 실력을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말입니다. 자체 판단으로는 거의 실패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여러모로 저에게 훌륭한 지침서 입니다. 일단 엄마 혼자서 아이에게

강요하는 방법이 아니라, 아이와 제가 같이 짝을 이뤄야 대화를 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엄마도 공부를 같이해야 아이에게 암기를 하게 하든 문법을 설명하든 할것입니다.

최종적으로 아이와 함께 책에 나와있는 내용및 문장을 암기하도록 해 볼 생각입니다.

저절로 문장이 입에서 튀어 나오도록 말입니다. 물론 전체는 못하겠지요 그 중에 단 몇개의

패턴만 익힐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행복합니다.

 

아이가 공부해야할 시간에 게임기를 갖고 있거나 놀고 있을때 이렇게 말합니다.

it is time to study. 그러면 아이가 이렇게 말합니다. I want to play the game more.

여기 까지만 해도 벌써 두문장을 외우고 응용을 하게 된거죠.

 

서두르지 않고 서서히 해 나갈 생각입니다. 이미 늦은듯 하기도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기

때문에 한 발짝 한 발짝 보폭을 좁게 하렵니다. 그리고 이 책을 마칠때쯤 , 다행히도 아이가

잘 따라와 주었다면 그때쯤은 막 달려나가고 있지 않겠나 싶습니다.

 

저 혼자만의 다짐만 하다가 이렇게 공개된 장소에 글을 써 놓았으니, 꼭 약속을 지켜야하는

부담이 생기기는 했네요^^.

약속 꼭 지키는 이율의 엄마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