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겉표지에 소개되어 있는 것처럼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아트잉글리쉬로 유아영어를 해 나가는 것에 대해 소개한 책이다. 우선 엄마표 영어와 엄마 중심 영어의 개념에 차별성을 두었던 것이 참신했다. 엄마표 영어는 평범하지 않은 소수의 엄마들이 영어교육에 성공한 사례로 엄마가 모든것을 책임지는 것이지만(‘엄마가 쉽게 가르치는 유아영어’의 설명, 이하 엄쉽유), 엄마 중심의 영어는 엄마가 중심이 되어 엄마의 역할을 자각하지만 교육을 혼자 전담하는 것이 아니라 각종 멀티미디어를 이용하여 아이들이 주체가 되어 참여함으로써 영어를 익히는 것이다.(즉, 아이들이 직접 몸으로 노래, 스토리, 게임, 퀴즈영상물을 통해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힘)

기존의 엄마표 영어의 최초 개념은 아마 잠수네에서 유래된 것으로 안다. 잠수네에서 강조하는 것은 '듣기, 무조건 듣기'(자막 가리고 보기, 오디오로 흘려듣기), 그리고 '많이 읽기'였다. 이 듣기가 차고 넘치면 저절로 말문이 터진다고 했다. 그래서 듣기→말하기→읽기→쓰기순으로 영어가 학습되어질 것이라고. 그리고 영어교육의 시작을 모국어가 완전히 터를 잠은 초등 고학년때를 그 적기로 본다. 엄쉽유도 영어 학습의 흐름은 같다. 역시 영어는 언어인 만큼 모국어 습득과 마찬가지로 듣기+말하기→읽기→쓰기순으로 습득되어진다고. 그러나 엄쉽유는 그 대상이 우뇌가 닫히기 전인 유아부터 그 시작을 잡는다. 그리고 엄쉽유는 듣기+말하기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내 경험으로는, 아이들 영어교육에 관심을 가지면서 마음의 준비(문진영어류의 책 10 여권을 구입해서 읽어 주다가 말다가 노래 들려주다가 말다가, 그리고 영어교육 지침서들을 마구 읽었음)를 하기 시작했던 것이 3년전, 엄마 중심의 영어를 해 보겠다고 계획을 짜고 실행하고 실패하고 다시 마음 먹고 그러기를 1년 째. 그러면서도 늘 불안하거나 의구심이 생겼던 것이 몇 가지 있다.

1) 자막을 가리고 보여주는 DVD가 정말 효과가 있을까?

2) 글밥이 적은 영어동화책을 그냥 읽어주기만 하면 될까?

3) 단어는 어떻게 해야 자연스럽게 익히게 할 수 있을까?

4) 집중해서 듣게 하는 교재는 정말 아이의 현재 수준보다 더 글밥이 많은 책을 듣게 하는 것이 옳을까?

5) 영어동화책을 읽을 때 아이는 떼를 쓴는 데 정말 해석을 안 해 주어도 될까?

그런데 엄쉽유를 읽으면서 머릿속이 많이 정리된 느낌이다. 이 의문점에 대해 답을 찾은 느낌이니까 말이다.

자막을 가리고 보여주는 DVD에서 나의 잘못은 모국어 대화가 빠졌다는 것이다. 왠지 영어 DVD라서 영어 대사를 아이에게 해 줘야할 것 같은 데 알아들을 수도 없는 영어니 입도 뻥끗 못하고 ..... 그래서 같이 멀뚱멀뚱 앉아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엄쉽유에서는 모국어로 먼저 대화하라고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야기의 이미지화라고. 또 다 보고 난 후에는 캡쳐된 장면을 가지고 모국어로 스토리텔링을 하고 나면 이미 영어 대사는 아이의 머리에 인풋되어 있다고 말이다. 그리고 단어익히기에 대해서 단어 이미지화하는 방법을 소개해 줘서 참 유용했다. 책을 읽고 나서 즉시 아이들과 해 봤더니 역시 효과만점이다. 자기들이 그린 그림이라 바로 알아보고, 그 그림을 그리는 동안에 이미 영어단어가 인풋이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단어 이미지화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독창적인 아이콘을 개발하여 문장까지도 이미지화하게 한다. 이건 정말 놀라운 방법이다. 이렇게 전체 이야기를 아이콘화하면 이것을 아코디언북으로까지 만들 수 있다. 아, 이게 바로 아트영어였던 것이다.(명심하자, 이미자화!!)

또 엄마표를 진행하면서 내가 그동안 불안했던 이유를 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속시원하게 답해 준다. 우리가 현재 아이와 함께 영어를 하면서 끊임없이 불안한 이유는 영어를 창조의 수단이 아니라 모방과 학습의 대상으로 보기때문이라고 말이다. 이렇게 한바탕 신나게 놀고 나면 아이들은 바로 새롭게 응용을 하고 창작 놀이를 만들어 낼 것이다.

늘 궁금했던 것에 대해 시원하게 답해 준 것은 고마웠지만 그래도 조금은 아쉬웠던 것은 <잉글리쉬 타임>이라는 교재로 엄쉽유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나같은 문외한은 아직도 <잉글리쉬 타임>을 잘 모른다. 그렇지만 기회가 닿으면 한 번 접해보고 활용해 보고 싶기도 하다.

아무튼 잠수네 영어든 엄쉽유든 영어 교육의 목표는 같다.  적어도 이 시점에서 영어 교육에 관심이 있는 엄마라면 영어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하나의 의사소통 도구를 익힌다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 그래서 엄마들이 명심할 것은 똑같다. 영어를 할 때 아이가 흥미를 잃지 않게 할 것, 그리고 남들이 다 좋다해도 내 아이가 싫어하면 방법을 바꿔서 가야한다는 것. 바로 내 아이를 가장 잘 아는 엄마가 내 아이의 컨디션을 살펴가면서 그 때 그 때 맞는  맞춤 영어를 하기. 이 책은 이런 면에서 많은 도움을 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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