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식의 영어사이트에 접해본 적이 거의 없으니 비교하긴 어렵지만 오랜 기간 인터넷을 이용해온 사람의 느낌으로는 우선 홈페이지가 편안한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아이스테이션 커리큘럼이나 자세한 교육내용등의 설명이 미흡하고 스마트폰으로 구현되어 있는 커리큘럼 설명은 읽기도 전에 넘어가거나 글씨가 작아서 제대로 읽기 힘들었습니다. 마음을 열고 꼭 읽어야지 하는 사람이 아니면 성질급한 사람은 그즉시 사이트에서 나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전체적인 사이트 분위기가 세련되지 않고 접근이 힘들다는 느낌이 들어 그리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공부하는 것은 의외로 아주 좋았습니다. 프로그램이 느려서인지 커서가 자꾸 모래시계 모양이 나오며 시간을 끌어서 그게 좀 지루했고 한국의 일반 교육사이트에 비해 세련되거나 아기자기한 맛이 떨어지는데도 교육내용은 정말 충실한 듯 했습니다. 아이가 공부한 보고서도 아이가 택한 답을 일일히 확인할 수가 있어서 우리아이가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었구요. 보고서가 전부 영어로 되어 있고 딱딱한 느낌이라 우리나라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기도 하지만 어쨌든 내용은 만족스러웠습니다.

거기다 상담해주는 분들이 차분하니 참 좋았습니다. 억지로 가입시키려는 영업마인드보다는 교육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분들이었습니다. 그런 분위기에 끌려 나도 모르게 우리아이 상태에 대해 하소연하게 되어버리는 거에 당황도 했습니다.

알파벳이면 알파벳, 파닉스과정이면 파닉스에만 집중할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거기에 맞는 책들이 접목되어 있고 끊임없이 영어로 단어에 대한 간단한 꽁트를 진행하여 알파벳과정인데도 의외로 수준이 높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외국인을 위한 학습이 아니라 미국 현지아이들을 위한 교육인 것 같았어요. 모든 설명이 빠른 영어로 진행되었고 b라는 파닉스를 익히기 위해 나온 단어인 bed를 위해 아기곰과 골디락이 나와서 짧은 꽁트식으로 보여주는 것들이 그랬어요. 우리 작은아이는 그런 것들이 재밌는지 깔깔거리며 좋아했습니다. 큰아이야 뭘해도 시큰둥.... ^^;;

전부 영어라 어려울 수도 있지만 자연스런 영어를 접한다는 면에서는 좋은 것 같았고 특히나 우리아이들처럼 나이는 있는데 파닉스를 해야하는 경우에 알맞은 교육내용이었습니다. 또는 흘려듣기가 잘 되어 있는 아이들의 경우에도 편안하게 받아들일 것 같습니다. 만약 단순히 알파벳이나 파닉스의 음가만 반복해서 들려주는 사이트였다면 5학년 큰아이가 버티질 못할텐데 우리아이가 지겹지만 할만은 하다네요. ^^;; 영어는 못하면서도 자존심은 있어서 초등학교5학년인 내가 유치하게 이런 알파벳이나 해야하냐고 기겁을 하던 아이가 막상 공부하면서는 그 소리가 쏙 들어가버렸습니다. 알파벳인데도 유치하지가 않거든요. 자기가 완전히 모르니 틀리기도 하고 자기 수준에서 어려워 보이는 책도 읽어주고 그러니까요. 우리 큰아이는 영어울렁증이라 무지무지 영어를 싫어하는 아이이니 해볼만하단 소리에도 전 감지덕지입니다. 학원에도 안 다니고 집에서 선생님 오셔서 일주일에 1번 간단한 영어책으로 공부하는 정도로도 지쳐하는 아이거든요. 

생각보다 교육내용이 방대하고 유치하지 않고 너무 좋아서 큰아이를 꼬시고 있는 중입니다. 하루에 20분씩만 해보자고... 아이가 안 넘어오고 있어서 좀더 고민해 봐야겠지만 제 생각같아선 꼭 시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