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교재가 올거라는 소리에 우리 채린이 별로 달가와하지 않았다. 또 영어 공부 해야해야해 라고 하던 우리 채린이 교재와 펜을 살펴보더니 조금씩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펜에 소리가 나자 신기해라고 하며 책을 펼쳐 찍어 보고 와~어떻게 이렇게 소리가 나요라고 하며 펜을 분리해 보고 싶어 했다. 그러면 고장이 나니 채린이가 설명서를 읽어보고 어떻게 하는지 알아보라고 했다. 언니와 함께 설명서를 읽고 신이 나서 엄마 빨리 와 보세요라고 하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퇴근하고 이제 막 온 나로서는 좀 있다가 하고 싶었지만 저녁도 준비 못하고 딸과 함께 영어공부를 시작했다. 첫 번째 고른 책인 빨간 모자, 처음엔 표지에 있는 음표를 누르니 음악과 함께 전체 듣기를 하였다. 그런 다음, 음표 밑에 있는 아이콘을 누르자 음악 없이 책장을 넘기며 전체 듣기를 하였다. 그런 다음, 페이지 마다 있는 세모 아이콘을 누르니 그 페이지만 듣가가 가능했다. 저녁을 먹고 다시 엄마 공부해요라고 하며 워크북을 가지고 왔다. 설거지도 못하고 다시 책상에 앉았다. 문제를 설명해 주니 어렵지 않게 단어 찾기, 단어 쓰기, 단어 발음해 보기 등을 할 수 있었고 스티커를 발견한 채린이에게 스티커는 어디에 붙여야 하니 라고 물으니 해당부분을 찾았고 문장을 듣고 상황에 맞는 동그라미 그림 스티커를 붙였다. 책 제목과 페이지가 적힌 스티커를 보고 펜을 눌러 보더니 내용을 이해하고 이것은 동화책에 붙이는 것 같아요라고 하며 해당 페이지에 붙이며 다시 동화책을 한 번 더 들었다. 질문에 대한 대답은 영어로 할 수 있으면 하고 아니면 우리말로 자기 생각을 말하게 하였다. 첫날은 성공적인 공부였던 것 같다. 엄마가 하는 방법을 다 알려주기보다 스스로 호기심을 해결해 가는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가 된 것이다. 만약 엄마가 방법을 다 설명하고 자~ 본격적으로 공부해 보자라고 했다면 아마도 거부감을 먼저 표현했을 것 같다. 다음 날 엄마가 출근하고 나서는 스스로 전날 공부한 것을 익히고 저녁에는 엄마와 함께 새로운 책을 공부하자고 채린이가 스스로 공부 방법을 정했다. 매일, 엄마가 어떤 공부하세요라고 했는데 이제는 스스로 어떻게 하겠다고 하는 모습에 엄마로선 기분 좋을 일이었다. 3권 정도를 하고나선 엄마의 개입을 줄이고 스스로 하도록 유도하였다. 다섯권 째부터는 혼자서 다 하고 퇴근 후 엄마 앞에서 큰 소리로 읽을 수 있었다. 내용을 모르는 부분은 바로 알려주지 않고 앞뒤 상황과 그림을 보고 내용을 추측해 보도록 하였다. 10권을 마친 우리 채린이 이제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되었고 할아버지, 할머니 앞에서도 영어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