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중환자실 간호사 경력 7년입니다. 직업상 생명을 구한 적도 많고 ..
예전에 교통사고로 목 이하로는 감각도 없고 움직일 수도 없는 28살 남자환자랑 날마다 대판 싸운 적이 있었지요. 목을 다쳤기 때문에 스스로 호흡도 안 되었던지라 인공호흡기 없이는 살 수도 없었고 그러니까 곧 병원 침대 밖으로는 나가보지 못한채로 죽을 때까지 살아야 했던 운명이었지요. 의사들도 다 그렇게 믿고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환자가 잘 때 테스트를 해 보았는데 미약하나마 자기호흡이 있는거에요.
그 날 부터 대판 싸워가며 호흡 살리기를 시도했지요. 힘들다고 징징대고 욕하는 환자를 달래가며 혼내가며 이대로 나가보지도 못하고 살꺼냐고 다그쳐가며 결국 잠시동안은 휠체어 타고 산책 나가는 것까지 가능하게 만들었어요. 그 환자 부모도 저더러 독종이라고 .. 욕했지만 그렇게 안 했으면 정말 병실 천장만 바라보다 죽었을거예요.
직업적인 거 말고는 ...
오토바이 타고 가던 배달원이 교통사고가 난 걸 보고 옆에 가서 진정시키고 119에 전화했던 일.
우리 작은 딸내미 동전 먹고 켁켁댈 때 동전 빼내어 살린 일.
누구 생명을 구하거나 그런 적은 없는데요.
어제 큰 아이 데리고 학원 갔다 오는 길에 지하철을 타고 왔어요.
큰 아이가 지하철에서 읽겠다고 책을 달라고 하니 동생도 책을 달라고 하네요.
책을 받아든 둘째가 발이 보이지 않았을 거예요.
엄마들... 괜히 예감 있잖아요.
아이가 지하철 들어가다 한 발이 지하철과 통로 사이로 빠져버린 거예요.
지하철 내부 사람들은 어머 어머 소리 지르고 저 순간적으로 아이를 냅다 안아 올렸어요.
정말... 큰 아이는 지하철 안에, 나와 작은 아이는 걸쳐 있어서 문이 닫히거나
그랬다면 아찔한 순간이었어요.
지하철 타서 얼마나 놀랐는지 그냥 문가에 주저앉아서 놀랬을 둘째 막 안아주었어요.
이제 점프나 달리기에 자신이 생긴 둘째는 어디 한 군데 성한 곳이 없네요.
이마도 혹이 골프공만한 거 생겨 있고, 다리는 빨갛게 긁혀 있고...
그러고 보니 대학생 때도 다리가 빠진 유치원생을 엄마는
어어 하고 있는데 제가 번쩍 안아 올려 준 기억이 납니다.
하하.. 나는야 원더 우먼... 지하철 구조대입니다.^^
이번주부터 휴가 가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거리도 한산한것 같아요.. 저는 생명을 구해본 적은 없는것 같구요. 오히려 제가 남의 도움은 많이 받았던것 같아요. 가까운 가족들의 도움도 있고 친구 친척 등등...
내가 먼저 베풀고 살아야 하는데...
둘째가 많이 아파서 지난주부터 참 힘들었네요. 애들이 아프면 집안일도 엉망이고 마음도 점점 지쳐가구요.
남들은 휴가 간다는데 우리집은 방콕입니다. 좀전에 애들 데리고 근처 슈퍼에 다녀왔는데요.. 너무 시원해서 아이들이 팔짝팔짝 뛰더라구요. 수영장이라도 가야하는데 ... 정말 안아프고 잘 커줬으면 좋겠어요.
살려준 사람은 모르겠고..
절 죽일뻔한 사람은 있네요..
뭐 인명은 재천이니 그리 쉽게 갈 일은 아니었겠지만요.
남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야말로 정말 큰 일인데..
전에도 그럴 일이 없었지만 앞으로도 그런 위기의 순간에 처하고 싶지는 않아요.. ^^;;;
안전제일!
에구 저는 복 받기 글렀나봐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남에게 커다란(?) 도움을 준 기억이...
반대로 대학 1년 때 집안이 몹시 어려울 때 고2 담임샘께 큰 도움을 받은 적이 있었죠.
항상 고맙다고 생각은 하지만 생각만큼 행동이 따라주질 않네요. 부끄럽지만 ...이룬 것이 없다 생각하고 찾아뵙기에 부족하다고 생각하고....하지만 제 말 속에 답이 있네요. 당장 찾아 뵙기 그리고 꼭 사랑한다고 말씀드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