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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교육이 필요한지를 긴 안목으로 따져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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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댓글쓰기 본문보기

  • 멜리사
  • |
  • 2010-11-20 01:09
답댓글

 안드로포님, 사교육.. 저는 많이 시키는데요. 사실 저도 좀 받고 싶어요.

 

 어릴때 매일 몇 시간 놀아주고, 책 읽어주는 보모가 있었어요.

 육아 교육 전공자였는데, 돋보기를 가지고 와서는 놀이터에서 꽃이나 벌레를 들여다보기도 하고, 모래집을 짓기도 하고, 색종이로 자르고, 붙이고.. 그림도 많이 그렸네요.

 저는 그 황금 같은 시간에 눈에 불을 켜고 재테크에 열을 올렸습니다.

 

 요즘 아이는 주 1회 독일어 레슨을 받고 있어요. 제가 모르는 언어라 그냥 선생님께 맡겼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과학 선생님을 찾았어요. 수업은 1번 했는데요, 2시간 동안 바이러스에 대해 얘기하고, 지점토로 화학 원소 5 가지를 만들었더군요. 구성 원소의 종류와 갯수가 같아도 붙어있는 각도가 정확하지 않으면 그 성분이 되지 않는다고 배운걸 얘기합니다. 음.. 그건 저도 몰랐는데.. 선생님이 노트에 동물 분류를 써 주셨는데, 그건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얼마전 말을 타고 나서 저에게 말 체온이 38.5도 정도이고, 사람보다 반 정도 짧게 산다고 그럽니다.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보니 말을 만져보았는데, 많이 따뜻해서 주인 아저씨게 말이 왜 이리 따뜻한지 물어보았더니, 그리 설명해 주셨답니다. 그러고는 혼자 생각인데, 사람 체온보다 높으니까 힘들어서 반 밖에 못살고, 거북이는 냉혈 동물이니까 사람보다 훨씬 오래사는 것 같다고 합니다. 사실 확인은 해보지 않았지만, 나름 논리가 있어 호응해 주었어요. 

 

 가끔 아이가 질문을 하면 대답을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다고 부지런떨며 이리저리 찾아서 가르쳐주지도 않구요. 어쩌나.. 하다가 선생님을 구하게 되었어요. 공부라면 공부고, 사교육이라면 사교육인데.. 학교 시험하고는 상관이 별로 없죠. 주로 아이랑 얘기를 많이 해요.

 시간을 두고 역사 선생님도 구하고 싶습니다. 역사책 함께 읽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도 듣고.. 그림도 가르쳐보고 싶구요.

 

 피아노 선생님 아드님이 안과 전문의인데, 피아노 잘치면 의사 되어서 수술도 잘 한다고  아이에게 말씀하세요. 가끔 눈알을 집에 가져와서 찢었다가 꿰맸다가 한답니다. ^^

 부모가 알려주지 못하는 많은 것을 접할 수 있게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났으면 하는 바램이에요. 누구에게나 배울 수 있으니까.

 이래서 독서가 중요한데.. 직접 경험할 수 있다면 더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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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nthropo
  • |
  • 2010-11-20 09:31
사교육의 범위를 어떻게 논해야할까요... 화자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겠으나...제가 글에서 말하는 거나, 한국에서 교육비용의 차원에서가 아니라 공교육 대비로 논할 때의 사교육은 학교에서의 학업을 보조 혹은 대체하는 수준에 이르는 학과과목 학원 수업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수학 예복습을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학원에서, 국어능력을 책읽고 이야기하며 하는 것이 아니라 논술학원/교사에게 위임하는 것, ... 수도 없이 많더군요. 어떤 아이는 과목별로 다 관리를 받더이다. 학교 끝나면, 영어학원 수학학원 과학학원 논술교사 한문교사 창의수학 역사선생....듣기만 해도 어지러운데, 그 수업 중 몇 개가 캔슬되니까 그 아이, 내 세상이다 하고 게임방 가더랍니다. 그 아이에게 공부란 누가 옆에서 봐주고 시킬 때만 하는 것이지요.

다 이렇지는 않지만, 한국 사정이 대체로 이러합니다. 언제나행복님처럼 집에서 할만한 것은 집에서 해보자 생각하신 분도, 똘똘해보이는 친구아이가 논술도 하고, 과학도 해서 이런저런 지식이 늘어나더라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런 거 안하면 안될 거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는 거지요.

멜리사님, 이런 맥락에서 말씀하신 거 아니죠? ^^ 또 제가 모든 외적 도움을 일단 거부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도 아니쥬 ? ^^ 왠만한 학자들도 자기 영역 외엔 무지하다는 걸 인정해야 하고, 원시자급자족의 시대가 아닌 이상, 전문가의 손에서 더 멋진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은 일견 명확합니다. 그런데 어린 아이들에게 필요한 학업과 지식은 그런 전문성을 요하는 경우 대부분 없다고 봅니다. 게다가 그 어떤 전문성도 수용자측에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되구요. 강의를 하다보면 똑같은 커리큘럼으로 늘 같은 열정으로 출발해도 가슴뿌듯한 수업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고, 늘 독려해도 저 친구들 머리속에 무엇이 남아있을까 회의스러운 수업이 있지요.
책을 읽을 자세도 되어있지 않은 아이들이 무슨 글을 이해하고 무슨 논술이 되겠어요. 책을 즐길 수 있는 길을 안내하고 그 여유를 주는 것은 논술 선생이 아니지요. 역사에 아무리 조예가 깊고 이야기를 구수하게 하는 선생이 옆에 있어도 본인이 동명왕이 누구야? 홍경래가 난리를 일으킨 건 왜 그래? 궁금하지 않으면 소귀에 경읽기 밖에 되지 않잖아요.

저도 아이들에게 필요한 자극을 다 줄 수는 없어요. 저도 클레어 6개월부터인가 저는 한국들어와서 조사할 준비하느라 (돌때까지 미국서 컸거든요) 이스라엘 처녀한테 맡겼었지요. 둘쨰도 남의 손에 맡기고 조사 다니면서 젖먹이러 집에 뛰어들어왔던 생각도 나네요. 피아노 맘먹고 가르치려면 못할리 없겠건만(아, 이 시건방... ^^) 내 일만으로도 머리 복잡해서 못해요. 단 선생님과 레슨하는 거 이상의 의욕이 보이지 않는 순간 레슨은 끝인 걸로 정해져 있어요. 중국어 방과후 수업으로 2학기를 했는데 자기 노력이 안보이길래 때려쳤지요. 둘째는 과학을 좋아해서 실험/토론 위주라는 기관에 보내보았는데, 학원 리듬에 따라가다보니 잔지식은 느는데 아직 통합적인 자기사고를 하지 못하는 거 같고 오히려 학원의 리듬이 그걸 방해하는 거 같아서 것도 그만두었어요. 운동, 예술 분야 하고 싶어하는 거 내 재정의 한도 내에서 저도 맡겨요. 그런데 학업과 관련된 기초공사는 반드시 스스로, 다른 것도 스스로의 노력이 없으면 소위 전문가의 도움이 아무 소용도 없다는 거, 저희 아이들은 이제 스스로 잘 알더군요.

말이 너무 길어져요... ㅜㅜ 어찌 보면 사교육과 스스로 공부 사이에는 아주 애매한 경계가 있는 것일지도 몰라요. 그런데 그 근본은 분명하다고 봐요. 스스로 원하는가, 스스로 해보고 필요한 도움이라고 판단하는가.. 이것이 전제되지 않고, 주변의 판단에 의해 혹은 부모의 배려 혹은 욕심에 의해 무한 "주어지는" 것일 때, 그건 도움이 아니라 아이의 성장을 오히려 막을 수도 있는 것 같아요.

토욜도 뭐 해결할 일도 많고 오라는 데도 많고 ㅎㅎㅎ 시장가서 애들 학예회 복장도 찾아봐야 하고 조카 생일선물도 사야 하는데, 누가 또 커피 마시러 나오라 하시고, 애들 점심 해주고, 남편한테 애들 패스하고 내년 일본학회 패널 신청한다고 누가 또 잠깐 보자는데 가야하고... 이리 쫓겨서 말이 영 딱딱하게 막 나온거 아닌가 몰겠습니다.

멜리사님 글에서 여러 상상이 됩니다. 언젠가 가리라... 기둘리, 폴란드 ! ^^
건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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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제나행복
  • |
  • 2010-11-20 00:46
답댓글

맞습니다..구구절절 맞는 말씀이네요..

대학가서 적응 못하는 엘리트(?) 많다는 말 저도 들었어요..

멀리 보고 길게 보는게 꼭 필요한것 같아요..

흔들리지 않고,꼬옥 살아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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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nthropo
  • |
  • 2010-11-20 09:05
꼭 모든 걸 집에서 다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게 아닌 거 아시쥬? ㅎㅎ
말씀이 비장하셔요 ^^ 그만큼 주변의 유혹이 많고 아이들을 다독이기보다 맡기는 게 쉽다는 말이겠지요. 그런데 스스로 해보는 거, 그걸 엄마가 보여주는 거 아주아주 소중한 가르침인 거 같습니다. 당장은 조금 부족해보일지라도 그 빛이 평생 갈 거라고 장담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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