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꾼 1호 님 생각에 동의합니다~
우연히 원어민 교수님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데요.
이름은 자기의 정체성인데 왜 한국 아이들은 한국에 살면서 영어 이름을 짓는거야..라고 하시더군요.
처음 시작은 영어 유치원이나 학원에서 원어민 강사의 한국 이름 발음의 어려움. 그리고 영어 이름이 외우기 쉬워서 아이들에게 영어 이름을 짓게 한 거 같다고 대답했습니다. (제 대답이 틀렸을 수도 있지만..영어 이름 짓기의 시작은 그런 것 같아서요..^^;)
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너희 한국 사람들은 원어민들의 이름을 제대로 발음하는 것 같으냐며..
너희가 발음하는 우리 이름도 이상하게 들리지만 그렇다고 우리는 한국에 살면서도 우리 이름을 바꾸진 않는다며..
한국식 이름의 발음이 어렵고 한국식 이름을 외우기 어렵다는 건..원어민 교사가 노력해야 할 몫이지
한국 아이들이 영어 이름을 가져가면서 배려해줄 필요는 없는 문제라고 하더라구요..
그때부터 ...영어 이름의 기원이나 뜻조차도 모른 채 영어 이름을 가지는 건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느꼈어요.
이름은 정말 정체성의 문제니까요~
아이 유치원다닐때 5세 아이들에게 영어 이름 지어오라고 하더라구요. 굳이 그럴필요 있나 싶어서 그냥 한국 이름으로 쓰게 했어요. 영유 아니고 일반 유치원인데, 한국말 유창하신 교포 선생님인데, 굳이 영어이름 만들라고 하는 이유를 모르겠더라구요. 문화에 대한 이해라면 요즘 미디어도 좋고 워낙 환경이 그래서 앞으로도 얼마든지 접해줄 기회 있다고 생각해요.
짐꾼 1호님 얘기에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고, 꼭 영어학원 아닌데서도 가끔 영어이름이라도 쓰는 사람들 있어요.
그럴때는 조금 고개를 절레절레.. 하게 돼요.
여기서 약간 멀리간 얘기같긴 하지만..
전 요즘 엄마들 사이에서 '아무개맘'이에요, 라는 말이 너무 거슬려요.
국적불명의 한국식 조어에 왜 엄마라는 좋은 말을 버리고 맘이라는 말을 쓰는걸까요?
엄마가 뭐 어때서? 그거 한글자 줄여서 타이핑수 엄청 줄어드는 것도 아닌데말이죠.
어디서 나온 말들인지 모르겠어요.
결벽증같기도 하지만, 어쨌건 전 그래서 누구누구 엄마라는 말을 악착같이 쓴답니다.
또 한가지.. 직장맘이라는 말도 참 거슬러요.
'직장 다니는 엄마에요.' 혹은 길어서 정말 줄이고 싶다면 '워킹맘이에요' 로 국적이라도 맞춰주던가..
언어는 스스로 노력해야 지킬 수 있어요. 아무리 세계화시대라지만 국적불명 조어들은 좀 쓰지 말아줬으면.. 싶어요.
짐꾼 1호님의 생각은 너무나 훌륭하세요~!! 우선 박수부터 보내고요.. 짝짝짝~~~
수년 전에 아마 비슷한 의견으로 여기 글을 썼던 것 같아요. 긴가민가..
여튼 아이 학교에서 원어민 선생님이 영어 이름 지어오라고 했을 때 기분이 나쁘더라구요.
너는 그냥 00이다. 그러니 그렇게 쓰겠다고 해라. 라고 했는데 친구들 분위기가 그게 아니었나봐요.
튀는 게 싫어서 지어가긴 했는데 나중에 보니 끝까지 한국이름 쓰는 애들이 있었어요.
제가 원어민과 직접 회화 수업을 해보니 그들이 한국 이름 부를 때 어려워하긴 하더라구요.
그런 이유도 있지만 제가 한국어 선생님이라고 가정하고 생각을 한 번 해봤어요.
한국어를 좀 더 편하게 빨리 받아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찰스~라고 부르는 대시 철수씨. 안젤리나~대신 재린씨, 뭐 이렇게 부르면 더 적극적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또한 대부분의 원어민 샘들이 저보다 어렸기 때문에 그들이 저에게 제 한국이름을 그냥 00~ , 이렇게 부르면 기분이 나쁠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그런 회화 학원에서는 just call me Anne 이라고 해요.
그치만 개인적인 친분으로 누군가를 만나거나 한다면 당연히 제 한국이름을 쓰지요.
아이들도 마찬가지구요. 외국에 나가서 누가 What's your name? 하고 묻는다면 절대 영어학원에서 쓰는 이름을 말하지는 않을 거에요. ^^
어린 아이들이 무분별하게 영어 이름이 예뻐보인다거나 더 좋게 들린다는 생각을 갖지 않게 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크니까 또 바뀌더라구요. 지금은 영어 이름은 거들떠도 안봐요. 요상한 닉네임을 짓는 것을 더 좋아해요.. ㅎㅎㅎ
아마 우리 나라 사람들은 일제시대 때 창씨개명의 아픔이 있어서 이름을 바꾸면 그 사상 아래로 들어간다는 생각을 어느정도는 가지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어쨌든, 꼭 필요한 의견이었고, 아차 하는 마음이 든 분들도 있었을 거에요.
예전에 같은 의견을 가지고 흥분했던 사람으로서 반가워 글 남겨요.. ㅎㅎㅎ
쑥쑥의 아이들이 닉네임을 사용하는 이유는 초록사과님의 말씀처럼 실명을 올린다는 부담감을 덜고자 하는 이유가 큰 것 같아요. 지금의 닉네임은 말그대로 닉네임일 뿐이지 이 영어이름을 나중에도 사용하고자 하는 아이들은 거의 없어요. 나중에 이름을 드높일 일이 있을 땐 자랑스레 실명을 사용하리라 저도 확신합니다.
짐꾼 1호님의 걱정스러우신 마음 거두셔도 될 듯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