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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개월+18일]벌받는 아이

  • 봉황
  • |
  • 2001-06-05

[6월 5일] 오늘은 뿌듯한 날. 영어모임을 시작한지 벌써 1년. 기념파티를 했다. 미리 케익이나 선물을 준비하고, 모임을 마친 후 고깔모자에 색종이에 아무거나 그려서 오리고 붙인 후 자기만의 고깔모자를 만들어 쓰게 한 후 rickety, tickety 노래를 부르면서 선물을 나누어줬다. 케익에 초를 켜고 모임 1년을 축하하는 노래를 부르고 사진도 찍고. 한달 기준으로 만든 첫꼬마책이 완성되는 날이기도 해서 더욱 기뻤다. 모임을 마치고 벌써 세번이나 같이 읽었다. 자기가 만든 책이라는 것을 아는지 Hyun-ji라는 이름을 꼭 짚으며 책을 읽는다. 이렇게 즐겁고 뿌듯한 모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못내 속상한 것은 고집을 피우며 얻고자 하는 것을 위해 끝까지 떼를 쓴다는 것이다. 미리 포장해 놓은 선물을 모임 하는 도중에 자꾸 달라고 떼를 쓰기도 하고(더군다나 집중해서 봐야 할 플래시카드를 하고 있는데), 고깔모자에 붙이기를 하는데 엄마가 도와주지도 못하게 소리를 지르면서 혼자 하겠다고 막무가내고. 노래부르면서 춤추는 부분과 안고 같이 노는 부분 이외에는 계속 떼를 쓰는 것이었다. 안들어도 좋다 이거야, 방해는 되지 말아야지. 어제만도 그렇다. 베이비씨에서 하는 세미나에 갔는데 미리 단단히 주의를 줘서인지 처음에는 괜찮나 싶더니 또다시 몸을 뒤로 뻗치며 장난을 시작해서 다른 사람을 방해하려고 하기까지 했다. 어제는 그냥 그러지 말라며 넘어갔는데 자꾸만 버릇이 들까봐 오늘은 날을 잡았다. 조용한 안방 문을 닫고 들어가 현지를 앉혀 놓은 후 굵고 나즈막한 목소리로 잘못한 것들을 얘기하며 혼냈다. 그리고는 벌을 세웠다. 무릎을 꿇고..손을 들게 한 것이다.(오늘이 두번째 벌 세운 날) 그리고 앞에 앉아서 이러저러해서 벌 받는 거라고 얘기하면서 무거운 얼굴로 쳐다봤더니 다시는 안그런댄다. 그래서 용서해 주었다. "힘들어.." 팔을 내리면서 얘기한다. 매를 들기도 하고 소리도 지르고..타이르기도 하고..자꾸 화만 내면 면역이 되서 말을 안 들을까봐 그냥 꾹 꾹 참기도 했는데 요즘은 아이와 엄마에게 맞는 좋은 방법들이 몇개 생겼다. 맞아서 아픈 것 때문에 울면서 엄마말은 귀에도 안들어오게 하는 것보다, 소리를 질러서 그게 엄마 목소리려니..하고 받아들여 잘못을 해서 소리를 지르더라도 무디게 받아들이게 하는 것보다, 그냥 마냥 좋은 엄마가 되려고 받아주고 달래고 어르는 것보다.. 조용히 앉혀놓고 벌을 세우면 왜 벌을 서야 하는지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도 갖을 터이고, 엄마도 소리를 안지르고 조용하게 넘어갈 수 있으니 안타까움도 덜한 것 같다. 아이를 키우면서(그리고 아이가 점점 자기 주장을 강하게 펼치면서) 참기 힘든 일도 많고 다른 스트레스와 같이 팽창해서 오히려 아이에게 화풀이를 하는 경우도 생기게 되는 것 같다. 천사 엄마가 아니기에 항상 웃고, 보듬어줄 수는 없지만 스스로 조절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한다면 아이도 엄마도 훨씬 마음이 편해지리라 생각한다. [내가 아이때문에 화가 났을 때 대처하는 방법..] 아이가 무슨 일을 저지른 순간 저지는 일에 대해 우선 생각해서 화를 내지 말고 어차피 치울거 숨을 크게 들이쉬고 눈을 한번 감고 "참자..참자.."하고 되내인 후 저지른 일을 우선 처리한 후에 아이에게 그러지 말라고 한다.(=그러려니..하고 꾹 참는다) 몇번정도는 그냥 타이르는 식으로 하다 그래도 저지가 안된다면 하이톤으로 말고 저음으로 눈을 쳐다보게 하고 단호하고 강하게 얘기를 한다.(=절대 흥분하지 않는다) 매를 드는 것보다는 벌을 세우므로써 벌을 서는 아이도..벌을 서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엄마도 같이 생각할 시간을 갖는다.(=아이를 매를 드는 것으로써 울리지 않는다) 사람들이 이런방법이 좋더라..저런 방법이 좋더라..해도 내 아이에 맞는 방법은 따로 있는 것 같다. 현지는 벌을 받는 다는 것이 엄마가 따다다다 소리를 높여 얘기하는 것보다 더 무섭고 강하게 와닿는 모양이다. 특히 물을 엎지르거나 일부러 떨어뜨린 경우, 책을 찢은 경우에도 편하게 생각하면 화가 수그러드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테이프로 붙이지 뭐..닦으면 되는 걸 뭐..마음먹기에 달린 이런 일들때문에 아이의 성격이 삐뚤어지지 않고 올바르게 된다면 더이상 바랄 것이 없다. 그냥 엄마만 편하게 마음 먹고 아이는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니라 화나는 그 순간을 넘기고 조용히 무겁게 얘기하면 아이는 잘못을 인정하고 깨닫을 것이라 믿는다. 되도록이면 큰소리 안내고 조용히 타이르면서 아이를 대한다면 건전한 성격을 지닌 아이로 자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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