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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개월+7]꾸러기 음악회 "음악동물원"

  • 김상민
  • |
  • 2001-11-25

1!@#$
[2001년 11월 25일 일요일]

추계예대 콘서트홀로 올라가는 길.
"왜 이렇게 낙엽이 많이 떨어지지?"
"가을이니까..겨울이 되면 나뭇잎이 다 떨어질거야"
"날씨가 참 좋다 엄마. 근데 자꾸 바람이 불어서 추워. 엄만 무슨 생각이 들어?"
이것이 엄마가 물어보는 말을 저장해뒀다 요럴 때 써먹다니..
"좋은 날씨에..음악회에 가서 좋은 음악 들을 생각하지?"
"현지도 피터와 늑대 들을건데? 딴딴 따~~"
비슷하게 음을 잡는다.

오늘의 음악회는 아주 익숙한 곡들이었기에 현지가 더 까불까불 했던 것 같다.
아이들은 동물을 좋아하니 더 그랬을지도 모르는 일이고.
오늘따라 유난히 사람이 많아 보였다.
2층에 앉아 있으니 전체 공간이 다 보여서 그랬을까.
우리가 앉은 자리는 2층 맨 앞줄이어서 너무 불편했다.
앞에 막혀져 있는 봉(?) 때문에 시야가 가려져서 내내 신경이 쓰였다.
하지만 피터와 늑대가 연주될 쯤에는 오히려 그게 도움이 되었다고나 할까.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중 정경
아주아주 익숙한 곡. 얼마전 본 백조의 호수 발레공연에서 이 부분에 백조들이 나와 가슴이 막히도록 눈부시게 춤을 추었던 생각이 나서 더없이 아름다운 곡으로 들렸다. 현지가 같이 봤었다면 ?_blank"너 이거 발레 하는 거 봤던 거잖아"하고 얘기해 줄 수 있었을텐데.."백조들이 호수에서 춤추는 곡이야. 발레하는 것처럼.." 발레란 단어에 민감한 현지. 금새 발을 번쩍 들면서 "나도 발레 하는데"그런다.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지휘자 선생님 말씀을 옮기자면 정석으로 쓰여진 곡이 아니라 음악적 가치는 떨어지지만 재미있는 곡이랜다. 각각의 동물들을 연주하기 전 매번 지휘자 선생님이 어떤 악기로 연주될 것인지 말해주고 들려주었기 때문에 음악을 이해하기에 더없이 좋았지만 역시나 너무 짧은 시간이 문제가 되는 것 같다.
첼로와 피아노로 사자가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연주해 주고..두대의 피아노 소리는 사자가 행진하는 모습을 연상시켰다.(지금 모래놀이를 하는 현지..이 곡이 흘러나오니 ?_blank"어? 나 이거 봤던거..음악회에서" "이거 누구 연주하는거지?" "사냥꾼" "ㅠ.ㅠ" "사자가 행진하는건데..?" "아냐, 사냥꾼이야")

피아노로 수탉을..현악기로 암탉을 연주..모이를 쪼는 듯 하기도 하고 꼬꼬댁 거리는 것 같기도 했다. 더군다나 암탉 연주는 고음으로 들려서 웃음이 나기도 했다.
선생님이 다음은 무슨 동물일까요~하고 물을때마다 팜플렛에 있는 그림을 보면서 열심히 대답하는 현지와 아이들.

거북이 부분에서는 지난번에 들려주었던 오펜바흐의 천국과지옥(일명 쾅쾅춤)을 아주 느리게 연주하는 것이었다.
이건..엘모's 월드에서 댄스 부분에서도 나온 노래이고..집에서도 들려주었고..음악회에서도 들었던 곡이라 현지에겐 익숙한 곡이었지만 아주 느리게..거북이처럼 연주되는 곡에서는 다른 느낌을 받았는지 모르는 곡이랜다.("비발디 할아버지다" 그러네..지하철에서 맨날 들려오는 환승역 곡을 들을 때마다 비발디를 외치더니..아는 사람이 비발디 뿐..)
"현지 이거 아는 곡인데..거북이처럼 느리게 연주하니까 다른 곡처럼 들리는구나"
"아니야..이건 거북이 노래야"

코끼리를 연주하던 콘트라베이스. 음악회 시작 전에 직접 첼로와 콘트라베이스를 보면서 '첼로도 크지만 콘트라베이스 옆에 있으니까 작아보인다'며 현이 몇개인지 세어보기도 했었다.
무대에 콘트라베이스의 솔로는 자주 들을 기회가 없는 모양이다(지휘자 선생님 말씀). 소리가 무척 클 줄 알았더니 윙윙..울리는 바람에 소리가 작게 느껴졌다.
"현지야~ 콘트라베이스는 다른 현악기들 중에서 제일 큰데 소리는 윙윙 울리니까 잘 안들린다"
이곡은 공기의 요정(베를리오즈의 "파우스트의 형벌" 가운데 "바람의 정령의 춤", 그리고 멘델스존의 "한여름 밤의 꿈"의 한 귀절)이 춤추는 부분을 큰악기에 맡겨 반대적인 이미지를 연주했다고 한다.
요정의 춤을 큰 악기로 연주해 코끼리가 왈츠를 추는 것처럼 표현했으니..정말 역설적인 발상인 셈.

수족관 연주는 정말 재미있었다.
피아노 두대의 물소리는 물방울이 포롱포롱 튀는 것이 은파를 듣고 있는 듯 했고 춤추는 듯한 플릇의 물고기 연주가 싱그러움을 더했다.

귀가 긴 나귀는 처음에 현악기로 활을 위로 켜면서 삐~~익하고 올라가는 듯하다가 타고 내려오는 연주로 나귀의 귀가 쭈삣 서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연주하는 모습만 보고도 아..나귀 연주구나..느낄 수 있을 만큼 인상에 남았지만..곡은 기억이 안난다. 활을 올렸다..내리는 모습이 반복되는 모습에 시선을 잡아두려고 했는데..이때부터 서서히 현지가 몸을 비틀기 시작.
다른 곡들을 어떻게 들었는지 모르겠다.

백조의 연주가 시작되었을 때는 발레로 현지를 꼬실 수 밖에 없었다.
"현지야..아까 발레하는 백조의 호수 나왔었잖아..이것도 백조가 춤추는거야.."하면서.
"발레하는거야?"하면서 또 다시 다리를 번쩍.
동물의 사육제 피날레 부분에서 잠이 든 현지..다함께 부르는 동물농장 노래의 큰 소리에도 이미 잠이 들었는지..

쉬는시간에..음료수 사준다며 깨웠더니 음료수에 귀가 번쩍한 모양이다.
줄을 섰지만..지폐가 들어가지 않아 그냥 올 수 밖에 없었다.
음료수를 못 얻어먹은 현지가 울기 시작했고..음악회 다 끝나면 꼭 사주겠다고 달래서 들어갔다.
어쨋든 일어났으니..다시 잠이 들진 않을 것 같았다.

드디어 현지가 그렇게 좋아하는 ?_blank"피터와 늑대"
예전 음악회에서는 음악들을 들려준 후에..다른 그림책이야기 중간 중간에 음악을 연주해주곤 했는데..
오늘은 피터와 늑대 자체가 해설이 있는 음악이었기에 정석(?)으로 들을 수 있었다.
내용과 연주가 어울리게..
작은새가 고양이를 피해 나무로 올라가면..봉에 다리를 걸치고 올라가려 하고..
피터가 나오면..음을 흥얼거리고..
늑대가 나오면 봉 뒤에 눈을 가리고 숨고..
아마 비디오(a Prokofiev Fantasy with Peter and the Wolf)로 보았던 것을 흉내내는 것 같았다.
산만하게 움직이고 까불기는 했지만 "이건 피터야" "여긴 작은새지" "사냥꾼이 총쏜다" 그러면서 아는체를 하는 것을 보니 역시..흘려서라도 듣고 있는 듯.
"들어야 되"..안해도 알아서 골라듣는 모양이다.

전체적으로..다른 때보다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 같았다.
좀 어설프긴 했지만 무대 뒤에서 보여주었던 동물들의 그림도 그렇고..
마지막의 산중호걸 노래를 부를 땐 얼마나 신나하던지..
손에는 캐스터네츠를 들고..박자를 맞춰가며 짝짝거리며..노래에 맞춰 율동을 하고.
이렇게 즐거운 음악회 막을 내렸다.(아니네..끝나는 분위기에서 윌리암텔 서곡이 연주되었다..아주아주 자주 들었던 곡..롯데리아 광고에서 였나..?)
다른 연주보다..이런 동요를 위해 아이들이 그 긴 시간을 기다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이들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음악회를 받아들이니 다니면 다닐수록 좋은 경험인 것 같다.

지휘자 선생님이 아이들이 편하게 들을 수 있도록 움직이고 돌아다니더라도 너무 뭐라고 하지 말라며..울지만 말으라고 했던 말이 생각나 웃음이 나온다.
언제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친숙하고 편하게 음악회를 접할 기회가 있을까..부족한 점도 보이고..가끔은 소음떄문에 짜쯩도 나지만..엄마들이라면..부모라면..어느 정도는 이해하면서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경험을 쌓게해주기에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아닐까.

12월에는 송년음악회로
2001년 12월 22일(토) - 오후 3시, 6시 (2회 공연)
23일(일) - 오후 3시 (1회 공연)
추계예술대학교 콘서트홀
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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