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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1월 28일 수요일]
어제. 어린이집에서 온 주간계획안에 러시안 아이스쇼를 단체관람한다며 7,000원씩을 보내달라는 공고를 받았다.
거리에 붙어있는 포스터를 보고 특별히 끌리지 않아 볼까 말까 고민하다 보기로 하고 예매를 했는데 현지도 어린이집에서 본다는 것이었다.
어차피 만4세 이하는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니 나 혼자 끊어놔서 상관이 없는지라 어린이집에서 한번 보내고..나와 저녁에 또 보러가면 되겠지..하고 생각했다.
어린이집에 다녀온 현지가 "엄마 나 아이스발레 보고 왔어요. 현지도 발레하고 싶어요" 그런다.
"저녁에 엄마랑 아이스쇼 또 보러갈까?"
"응 또 보러가자"
모임을 마치고..몇명의 엄마에게 그곳에 간다고 했더니 같이 가기로 했다.
산업대학교 아이스링크에 들어서자마자 정리되지 않는 어설픈 얼음을 보고 실망..
시작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입장하고 자리를 찾지 못해 번잡한 사람들 때문에 실망..
노원구 청소년 교향악단의 몇곡의 연주로 시작되었고..구청장인가..의 축하인사까지.
구민 아이스 체육대회에 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물론 노원구에서 주최한 것인 줄은 알았지만..)
사운드 조절 또한 안되고 잡음도 들려 귀를 막고 봐야 진정이 될 정도였다.
내가 본 오늘의 공연은 말 그대로 러시아 사람들의 얼음 위에서의 쇼였다.
30,000원이 아니라..10,000원이었다면..이렇게 아깝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현지는 신이 났다.
박수 치면서.."엄마도 같이 박수쳐야지" "그래.."
"엄마 아까도 훌라우프 돌리는거 봤지" "그랬어? 재미있어?" "응"
지독한 감기에 걸려있는 나로서는 공연에 아무 느낌을 받을 수가 없었기에 이 추운 곳에서 돈이 아깝단 이유로 계속 앉아있기가 많이 망설여졌다.
저녁도 먹지 않고 그 시간에 잠을 잤던 현지도 배가 고플터이고..
어차피 한번 봤던 거고..
1시간이 넘었을까.. 1부가 거의 끝나갈 무렵..1부만 보고 갈까..고민을 하던 중.
"엄마 나 카프리썬 음료수 먹고싶어요"
"그래, 다 끝났어. 끝나면 사줄께"
"아냐, 아직 안끝났어. 또 있단 말이야"
"조금 있다 끝나면 나가자"
"엄마~~ 늦었잖아. 빨리 집에 가자~. 아빠 왔잖아"
"그래..나가자"
"현지는 재미있었니?"
"선생님이랑 본건 재미있는데 엄마랑 본건 재미없어"
"왜 엄마랑 본건 재미없었을까?"
"두개랑 똑같은건데..엄마랑 본 건 싫어서 재미없었어"
무슨 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엄마 현지도 오빠처럼 크면 스케이트 탈 수 있지..?"
"그럼..현지는 조금만 자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날도 추운데..추운 곳에 들어가..고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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