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주 고교 교육 실태-3) '교과개혁'에 발목잡힌 학생들 기본교과 폐지, 취업반 절반 제때졸업 불가 성적부진 대거자퇴 우려...과학 "가장 난해" 온타리오주의 개편된 교과과정을 처음으로 이수하는 학생들에게 새 교과는 그야말로 운명을 건 한판싸움이다 대학입학을 목표로 하는 진학반 학생들은 그런대로 빠른 속도로 적응해가고 있지만 취업반 학생들은 물에 빠져 발버둥치는 형국이다. 교사들도 취업반 학생들에 대한 도움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온주정부 발표에 따르면 9학년 취업반 학생중 거의 절반은 필수 8학점을 제때에 이수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학생들은 구제도하에서는 일반(general) 또는 기본(basic) 수준에 편성돼 한결 쉬운 과목을 실용성 중심으로 배울 수 있었다. 그러나 교과개편으로 9·10학년에서 기본 교과목이 없어져 모든 학생들이 더 어려워진 과목을 방향만 달리해서 배우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후 바로 근로현장으로 진출할 학생들도 고등교육기관 진학을 준비하는학생들과 동일한 과목을 배워야 한다는 뜻이다. 게다가 11학년부터 시작되는 취업과목의 난이도도 만만찮다. 예전 기본수준의 학생들이 즐겨 선택할 수 있었던 디자인·기술·가정 등의 과목도 대폭 축소됐다. 교사들은 졸업이 불가능하다고 지레 낙담한 학생들이 11학년에 올라가기 전에 중퇴할까봐 걱정이 많지만 뾰족한 대책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토론토의 한 교육관련 시민단체는 학부모들에게 새 교과로 인해 자녀가 불이익을 받거나 적절한 교육적 도움을 받지 못한다고 판단될 경우 주정부를 상대로 법적소송을 제기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재넷 에커 온주교육장관은 『학생들이 저학년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는 사실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성적부진 학생들을 위해 교과를 재검토하고 재정지원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해왔다. 그는 그러나 『교과를 무작정 쉽게만 하면 학생들이 졸업후에 필요한 기술을 습득할 수 없다』며 『다양한 학생들의 능력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하고 있다. 온주공립교육청협회(OPSBA)는 『새 교과과정은 9·10학년 학생들이 높은 수준의 교과목을 이수하지 않고서는 11학년의 취업반으로 진급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어서 탈락률이 증가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핼튼교육청은 그나마 구제도의 기본수준을 대체할 교과를 자체적으로 편성, 교육부의 허가를 얻어 학생들이 11학년에 무난히 진급할 수 있도록 했다. 핼튼·토론토 등 광역토론토 일원의 교육계는 고교 졸업장 없이는 취업도 불가능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고 과거의 필수과정을 포함하는 대안적 교과과정을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온주 전역의 5만여 취업반 학생들이 학습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13학년 과정이 폐지됨에 따라 고학년의 교과내용이 저학년으로밀려 내려왔기 때문이다. 새교과중에서도 학생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과목은 과학이다. 유전학은 현재 9·11학년이 함께 배우는 과목으로 유전자에 대한 기본개념도 없는 9학년에게는 매우 어렵다고 교사들은 말한다. 수학도 종전 11학년에서 배우던 방정식이 9학년으로 내려왔으며 12학년의 삼각함수를 10학년에서 배우게 된다. 그것도 답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과정까지 설명해야 한다. 영어에서도 독서와 작문을 위한 자료가 엄청나게 늘었다. 구두점도 한꺼번에 가르치지 않고 의문부호는 2학년, 인용부호는 5학년, 괄호는 8학년으로 각각 구분해 가르친다. 교과의 양이 늘어나고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낙제율도 그만큼 늘어 여름학교를 찾는 학생들로 증가했다. 학교측도 새로운 교과를 가르칠 수 있는 교사를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또한 숙제의 양이 많아지자 학부모들은 가족시간이 줄어들고 자녀들의 스트레스가 가중된다고 불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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