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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1월 30일 금요일]
능동 어린이 대공원에 다녀왔다.
세계 해양 박람회를 한다기에..(시작한지 좀 지나기는 했지만..)
싸늘하고..낙엽들이 무수히 뒹구는 늦가을의 삭막한 정취가 나들이의 기분을 맞춰주지도 않았지만..
물고기를 보러 가기로 한 지가 언제부터인데..오늘에야 겨우 약속을 지키게 되어 미안한 마음을 접을 수 있었다.
몇달 전이었나..? 공룡대전에 갔다 온 친구가 얘기해 주어서 가보마..하고 잊고 있었는데..
오늘 그곳에서 공룡대전이 아직도 하고 있음을 알고 그곳부터 들어가기로 했다.
공룡에 관한 포스터를 갖다 붙여놓고 공룡 모형들을 모아 같은 공룡을 찾아 진열하는 놀이도 하고..
다이너소어 비디오도 보고..공룡대탐험이라는 다큐멘터리도 아이와 몇번 보았던 터라..공룡에 대한 두려움이나..불안한 마음이 깊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는데..
더군다가 그 통로를 들어서면서 보이면 깃발들에 있는 공룡을 보며 "티톤토공룡!"하며 좋아하길래..
"티라노사우르스야.."하고 얘기하면서 올라갔기에 잘 들어갈 것이라 생각했는데
입구에서부터 들려오던 괴음에 질렸는지 바로 울음을 터뜨리고는 들어가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쳤다.
나쁜 엄마..
현지를 안고 들어갔다.."괜찮아..엄마가 꼭 안고 있을께"
"엄마 저기에는 안내려갈거에요"
"현지야 공룡이 무서워?"
"네"(무섭거나..잘못했을때는 존대말을 꼬박꼬박 쓰는 현지)
"그럼 내려가지 말고..공룡한테 뭐 하나 던져볼까..? 우리 쳐다보나?"
"아니요.."
"왜~던져보자"(왜..장난이 재미있는지..)
"공룡이 화내요..그러면 안돼요"
공룡 모형이라서 한번 만져보려고 손을 내밀었는데..섬찟한 느낌이 손끝으로 느껴져서 나조차 망설이며 겨우 스윽 하고 만져보았다. 그 징그럽고..음습한 느낌..현지는 품에 꼭 안겨 엄마가 만지는 것 조차 불안해 하고 있었다.
"현지야..우리 그냥..한번씩만 보고 나가자"
"트리케라톱스는 뿔이 세개지? 그래서 트리가 들어가는 이름인가보다..
다른 공룡들은 풀이나 나뭇잎 먹는데 티라노사우르스는 친구 공룡도 막 잡아먹는대.
스테코사우르스는 꼬리하고 목이 무척 길다.."
코너를 돌면서 무섭게 생긴 케파로사우르스를 봤을 땐 나도 섬뜩했다.
알에서 깨어난 공룡 푸로트케라톱스..
"공룡이 알에서 깨어나는거 알지? 또 누가 알에서 깨어나는지 아니?"
"애벌레도 알에서 깨어나잖아" "그렇구나.."
해룡 아켈론은 거북이의 모습 그대로였고("이건 해룡인데 아켈론이래" "공룡 아니고 거북이야!"), 오징어가 공룡을 잡아먹는 모습의 모형은 다신..오징어를 못먹을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거대하고..징그러웠다.
그리곤..그곳을 빠져나왔다.
아이를..그렇게 오랫동안 안아본지..얼마만인지..팔이 많이 아팠다.
녀석..많이 컸구나..
"엄마 현지는 공룡이 하나도 안무서워"
"정말..? 아까는 무섭다고 울었잖아"
"아니야..안무서워..현지는 누나잖아"
"그럼 우리 다시 들어가서 공룡보자"
"안돼요"
"왜..현지는 누나니까..안무섭잖아"
"아니에요..무서워요..물고기 보러가요"
세계 최대의 해양 박람회라기에..걸었던 기대는 사라지고..우리가 들어간 곳은..세계 최대도 아니고..
시끄럽게 떠들어 사람들을 모을 만큼 대단한 곳은 아니었다. 적어도 엄마 생각엔..
현지는 좋아한다.
나보러 온것도 아닌데..왜 자꾸만 내 기준으로 생각을 하게 되는지..반성반성..
"엄마 집게집게 게야..나 봐봐..이렇게..옆으로 겄지..게처럼"
"게도 여러종류가 있네..이건 갯벌에 갔을 때 본거랑 비슷하다.."
"게 눈들이 없네..엄마?"
"너무 작은 게라 안보이는거야"
흰발농게는 수컷의 한쪽 집게다리는 매우 크고 다른 한쪽은 보통이어서 참 특이했다.
철갑상어, 해마, 뿔돔..귀상어.."귀상어는 눈이 어디 있을까?"
"여깄지~"하면서 좌측으로 불쑥 튀어나온 눈을 찾는다. 나머지 눈까지 마저..
"현지는 입으로 숨 쉬지..상어는 이곳으로 숨을 쉰대..책에서 봤지?
조새라는 굴까는 기구가 있있기에 우리가 갯벌에서 굴을 깠던 기억을 상기시키기도 하면서..
박쥐가오리가 하늘을 나는 비행접시 같다니까 "나도 슈웅~하고 날아갈거야"
하면서 팔을 벌리고 휙휙 몸을 튼다. "엄마도 해봐"
'아니..이런..'
사람이 저쪽 팀과 둘이었기에 그냥..같이 해줬다.
다양한 조개껍데기들의 모음..사람을 잡아먹는 식인조개까지..와..정말 크다..저 조개는 사람을 잡아먹는대..
"현지는 어떤 물고기가 제일 좋니?"
"해마하고..상어하고.."
"가시복은 삐죽삐죽 무섭게 생겼지"
"응 도깨비 같은데..눈이 있어"
"현지는 예전에 아쿠아리움 갔다온 거 기억 나니?"
"아니"(아마..1년은 된 것 같다)
"그곳에 가면..물고기들이 살아서 움직여. 아까 봤던 가오리나..상어..해마도 있고..해파리도 너무 아름답다"
"거긴 아빠랑 같이 가는거야?"
"그럼? 아빠는 현지가 좋아하면 데리고 다니니까..같이 갈거야"
"와~ 엄마랑 아빠랑 같이 가면 좋겠다"
살아있지는 않았지만..자세히 볼 수 있고 한자리에 모아 비교할 수도 있어서 나름대로 장점도 있다고 생각한다.
낙엽을 보면서..어린이집에서 배운 노래를 부른다.
"나뭇잎들이..나뭇잎들이.....실바람이 살금살금...솔솔솔솔솔..어느틈에 사라졌어요"
이젠..어린이집에서 배운 노래를 엄마에게 잘도 들려주고..자주 부른다.
겨울이 지나면..부쩍 자라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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