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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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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살아가는 아이들...

  • 하니비
  • |
  • 2008-03-20
19

작은 아들이 중학교에 입학하고 새로운 세계에 즐겁게 적응을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하지만 지난주 우리 모자는 서로 울음을 터뜨렸답니다.우리 동네는 도로를 경계선으로 빈부의 격차가 심한 동네입니다.하지만 아이들은 모두 같은 중학교에 배정받게 됩니다.한반에 생활보호 대상자가 7명쯤 있고 반면 새학기가 시작되면 유학을 다녀와 복학을 하는 아이들도 한반에 3명정도 되어 아이들은 교실에서 하나가 된 것 같지만,물과 기름처럼 생활을 하게 됩니다.

 

지난주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와 시무룩하기에 뭔가 했더니 같은 반 친구가 증명사진을 가져오지 못해 담임선생님에게 벌을 서고 매를 맞았다는 것입니다.그래도 끝내 가져오지 않아 물어보았더니 엄마는 계시지 않고 건강이 좋지 않은 아빠와 영구임대아파트에 살고 있는 생활보호 대상자였다는 겁니다.담임선생님이 "왜 엄마와 사진 찍으러 가지 않았니"라고 물을 때 "엄마,없어요" 그렇다면 혼자서 찍어야지...하시는 말씀에 "아빠가 돈을 주시지 않아요" 그 아이의 대답을 듣고 학교에서 울음을 꾹 참았다고 합니다.우리 작은 아들은 하루도 엄마가 없으면 살 수 없다고 할 정도로 엄마를 좋아하는 아이거든요.그러면서 그 아이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느냐고 제게 물으며 마구 울었어요,저도 함께 울었답니다.걱정하지 말라고 했습니다.성당에서 생활보호대상자임에도 어려운 처지의 사람을 도와주기위해 대상자를 찾고 있고 매년 예산도 7천만원 정도 확보해 둔다고 이야기 하며 우리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로 하자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주초에 담임선생님을 찾아 뵙고 그 아이를 위해 상담을 하였습니다.어려운 가정 형편과 아버지의 무관심으로 옷도 빨아입지 못하고 얼굴 표정이 늘 어둡다고 하셨습니다.하지만 친구들도 많고 모든 일에 적극적이라고 하시더군요.지난번 진단평가에서도 상당히 우수한 성적을 받았고,공부를 열심히 하는 아이라고 하셨습니다.우리 아들 말로는 수학시간에도 고난이도의 집합문제를 칠판에 나와 정확하게 풀고 설명했다고 하더군요.우리 아들들이 공부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 보다 얼마나 기쁘던지요.하지만 중학교 공부는 초등학교와 달라서 학습서도 필요하고 도움도 필요할텐데...체육복을 입어야 하는 날 체육복 살 돈이 없어서 체육시간에 빠지고 싶은 심정이 든다면 어떡할까,,,소풍날, 수련회 준비는 어떻게 하지..만가지 생각이 제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가면서 선생님께 개인적으로나 성당차원에서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더니,한 아이에게 도움을 준다는 일이 결코 단순한 문제는 아니라고 하시며 지켜보자고 하셨습니다.사춘기 시기의 예민함과 부모님문제,단순한 문제는 아니였습니다.

 

이제 그 아이는 어느 사이 나의 세째 아들이 된 듯한 착각에 늘 그 아이의 생각이 떠나지 않습니다.우리 아이들에게 쏟는 열정의 작은 부분만 나누어 주어도 그 아이는 그리 힘들게 살아가지는 않을 것입니다.요즘은 '개천에서 용나기 힘들다'고 하는 세상입니다.제 남편도 어려운 환경에서 오로지 공부만이 살길이다라고 생각하여 자신의 길을 찾았고 제가 존경하는 치과선생님도 중,고시절 입을 옷이라고는 교복외에 체육복 한벌이었지만 지금은 훌륭한 치과선생님이 되어 아들 셋을 훌륭히 키우며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을 돕고 계십니다.지금은 모두가 부러워하는  부자가 되었지만 지금도 오히려 가난이 익숙하시다는 분...전 서울대 총장 정운찬 교수님도 어려운 소년시절을 겪으셨기에 '지역균형'이라는 입시제도를 만들어 소외된 계층의 아이들이 서울대에 도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들어 주셨습니다.그래서 개교이래 한명도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하지 못하던 산간 벽지의 아이들도 서울대에 입학하였고 앞으로 적극적으로  도입될 '입학사정관제'가 어려운 환경을 딛고 대학에 입학하려는 아이들에게 큰 빛이 되어 줄 것입니다.작년 카톨릭 의대에 합격했지만 너무나 어려운 가정형편에 등록금이 없어 어려서 부터 꿈꾸던 '국경없는 의사회'의 훌륭한 의사가 되는 꿈을 포기하려던 학생에게 입시사이트의 학부모님이 등록 전날 게시판의 글을 읽고, 제약회사에 수소문하여 의대졸업까지 학비걱정없이 다닐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습니다.누군가의 천사가 되어줄 수 있는 것도 축복이고 은총입니다.잘사는 세상이 되었지만 그 뒤에서 서럽게 눈물을 흘리는 아이들도 많다는 것을 우리 아이는 깨달아 가는 것 같습니다.사립초등학교를 다녔기에 세상이 뭔지 몰랐습니다.하지만 이제 세상이 무언지 조금씩 알아가면서 이 세상에서 무슨 일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풍요로운 세상이기에 어렵게 살아가는 아이들은 더욱 힘든 세상을 살아간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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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걸맘
  • |
  • 2008-03-27 23:09
답댓글

항상 어려운 누군가를 돕고 싶어하는 마음이 가득했는데...아직까지 실천은 한번도

하지 못했습니다..실천할 수 있는 용기와 자세가 제발 되기를 바래 봅니다.

이 글을 읽고 울컥 했습니다...마음이 아픕니다.

하나비님의 고운 마음씨때문이라도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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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라조아
  • |
  • 2008-03-27 16:29
답댓글

정말 눈물이 목까정!!!

어떤것이 진정한 삶을 살아가는 것인지 다시한번 다잡아주는 글이였어요...

국영수가 다가 아닌것을... 초딩 갓 입학한 엄마로써 머리숙여지네요...

나 부터도 주변을 돌아봐야할 것 같아요...

감동의 글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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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번
  • |
  • 2008-03-26 11:59
답댓글

오랫만에 들어와 하니비님의 글 읽고 눈물 주루룩,,,흑흑.

가슴이 아프네요.

우리 주위에 어려운 분들이 참 많이 있는데..우리 가족..우리 아이 생각하다보면

힘든 생활을 하는 그들을 잊고 살때가 많았네요..반성합니다.

저도 동참 할수 있는 길을 찾아 볼까 합니다.

좋은 글 잘 읽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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