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6일] 하루종일 수다스런 현지. 엄마가 말이 많아서인지 현지도 말이 많다. 이거줘, 저거줘, [엄마 설겆이 끝나면 해줄께] 엄마 설겆이 다 하면 꼭 줘야해? 알았지? 아빠 여기 현지랑 같이 서있자. 엄마 설겆이 끝날때까지..엄마가 설겆이 끝나고 해준대. 아빠 그거 보지말고 다른거 보자. 현지 이거 싫어. [현지야 엄마 이쁘니?] 엄마 너무 멋지다. 엄마 최고! 엄마 꽃이 너무 이쁘다. 어? 비둘기가 막 날아갔네? 현지가 잡으려고 했지. 그래서 비둘기가 도망갔지. 비둘가 어딨니? 비둘가~~ [현지야 이거 도형들 어디에 갔다놨니? 찾아와봐] 현지가 숨겨놨지? 어디에 숨겼는지 현지가 알아? 컴퓨터 방에는 없네? 어딘가..? 엄마 못찾겠어. 현지가 숨겨서 없어졌네? 엄마가 찾아볼래? 아빠 양말 벗어야지, 현지가 빨래통에 집어 넣을께. 어 냄새~ 아빠 일어나, 여긴 엄마 자리야. 아빠는 밑에 누워. 이 리모콘도 엄마껀데? 엄마 내가 숟가락 젓가락 놓을께? 이건 엄마숟가락 이건 아빠 숟가락 이건 현지 포크네? 엄마 이거 현지꺼 아니잖아 현지 그릇에다 밥 새로줘. 엄마 현지가 장난감 제자리에 갖다 놨어요. 현지가 정리했지. 착한 어린이지. [현지야 아빠 어디가셨지?] 아빠 학교갔지. 학교에 학생들 가르치러 간거야. [그럼 아빠 직업이 뭐야?] 선생님. [현지 무슨 아파트에 사니?] 빨간색 아파트에 살아. 여기 오백사혼데요 안녕하세요? [잠시 눈에 안보이면..] 엄마 어디있지? 엄마~ 김상민 어딨니? 숨었나? 현지가 찾아볼께. 하루종일 하나라도 그냥 지나치는 일이 없다. 하나를 보면 예전에 있었던 일까지 들먹거리며 꼭 얘기를 해야 직성이 풀리나보다. 아직은 어제나 지난 일에 있었던 일도 모두 "아까"라는 시제를 사용하긴 하지만 긴문장이건 짧은문장이건 "엄마, 아빠 나 봐봐" 하면서 혼자 짜집기를 해서 끊지도 않고 계속 얘기를 해댄다. 문장이 길면 끊어서 얘기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해서, ~했는데, ~하니까..등 말을 이어서도 곧잘 문장을 만든다. 텔레비젼에서 봤던 노래나 우연히 들은 노래도 계속 흥얼거리고 그림책에서 봤던 문장을이나 행동을 따라하면서 문장을 똑같이 말하기도 하고. 내가 자주 쓰는 말투나 일상회화도 그대로 따라한다. 현지아빠가 그런다. "얘는 왜 이렇게 말이 많아? 못하는 말이 없어, 애 맞아? 이거 네가 하루종일 애 데리고 수다떨어서 그런거 아니냐? 좋은 현상인지..나쁜 현상인지.." 아직은 집중적으로 한글을 공부하지는 않는다. 그냥 주간 학습지 하면서 일주일에 두단어씩 하는 것 뿐이고 단어카드를 붙여놓고 생각 날 때마다 이건 어딨지? 물어보면 감각으론지 색깔과 음절로 찍는 건지 잘 맞추기도 하고 책을 보면서 봤던 글자와 똑같은 것이 텔레비젼에 나오면 글씨를 읽는 것이 아닌지 착각이 들 만큼 혼자 읽기도 하지만 아직은 글씨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아서 그저 많이 얘기를 해 주고 있다. 어휘력이란 것이 어렸을 때부터 말을 하는 습관을 들일때 조용한 부모님 밑에서 큰 아이들은 말을 아끼는 것 같고 나처럼 "이건 나무야" 하지 않고 "와~ 나무가 있네? 현지야 가을에 낙엽 떨어지던 거 생각나니? 지금은 나뭇잎이 새로 많이 생겼네? 이번 가을 되면 또 낙엽이 많이 떨어지겠다. 그럼 현지랑 엄마랑 같이 낙엽 밟기 하자? 어? 저기 봐봐~ 새둥지가 있네? 나뭇가지로 새가 집을 만들었나보다....."이런식으로 좀 길게 애기를 해주는 것 때문에 현지도 꽃을 보더라도 "어디서도 봤었지, 만지면 안되지, 냄새맡아보자, 무슨색이네.."하면서 그냥 "꽃이네" 하지 않고 여러가지 얘기를 하는 것 같다. 말하는 걸 보면 진짜 다 키운 것 같다. 장난이 심하고 잠시도 가만있지 않아서 하루종일 피곤하긴 하지만 현지가 한마디 할 때마다 그저 기특하고 대견할 따름이다. 이젠 내가 번호만 눌러주기만 해도 전화를 붙잡고 할머니랑, 할아버지랑 열심히 얘기하고 대답하기도 하다 "끊어요" 그러고 끊는 것 까지 하니 어느새 시간이 이렇게 흘렀는가..싶기도 하다. 현지의 장점은 내가 써준 말들은 수시로 사용하면서 엄마에게 자신이 알고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라고 하듯 항상 확인시켜준다는 것이다. "길고 짧다"를 한번 알려주면 어떤 사물을 보던 길고 짧은 것과 연관지어서 "엄마 이건 길고 이건 짧지" 하면서 확인을 하는 습관이 든 것 같다. 이것 역시 조용하고 말이 없는 아이였다면 발견 할 수 없었던 장점이기에 나는 날 닮아서 그렇든, 성격이 활발해서 그렇든 말이 많고 호기심이 왕성하고 수십번씩이라도 꼭 물어봐서 알아들어야 "응 그렇구나~"하고 아는 체를 하는 말 많은 현지가 좋다. 좋은 교재를 이용해 체계적으로 하는 공부도 좋지만 기초를 다지는 역할은 엄마가 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기초가 어휘력이나 논리적인 설명을 펼칠 수 있는 튼튼한 기초가 되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조금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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