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유학하던 때가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이 아니라 2년여 전입니다. 당시 미국 유학생 수에서 한국이 3위였어요. 중국, 일본 다음이라던가. 그런데 인구 수당 비율로 볼 때는 한국이 1위였습니다. 앞 두 나라 전체 인구가 비교가 안 되게 우리보다 많은 나라들이니까요. 그런데 작년 기준 미국 내 유학생 절대 숫자로 한국이 1위라네요. 이렇게 유학생이 많으면 다음과 같은 일이 없어야할텐데요. 무슨 말인고 하니... 중, 고등학생들이 다니는 미국 기숙학교에서 생긴 실화 두 가지를 소개합니다. 첫번째 - 10학년에 전학 간 학생이 기숙사에서 9학년 짜리 한국 학생을 만났습니다. 9학년 학생은 8학년부터 그 학교를 다녔구요. 10학년 학생은 1살이 어린 9학년짜리가 고분고분하지 않자 비위가 상했습니다. 급기야 군기를 잡는다고 기숙사 복도로 불러내 타이르다 홧김에 9학년의 따귀를 때렸습니다. 결과는 가해학생 퇴학입니다. 군기를 잡는다? 미국 사회는 나이 차가 나도 시간이 지나 관계가 생기면 다 친구입니다. 이름만 부르죠. 저보다 10살이나 어린 게 저를 "히얜주, 히얜주"하고 불러대더군요. 워쩌겠습니까? 사회가 나이를 굳이 따지지 않는다는데. 희한하게도 우리나라 꼬마들은 미국서 만나도 '너 몇 살이냐,' '몇 학년이냐' 따져 묻대요. 그런데 미국 학교에서는 어떤 이유로든 때린 자는 퇴학입니다. 상대가 문제 삼을 경우는 용서의 여지가 없습니다. 후배가 건방지면 상대 않으면 되지 군기 잡는다고 때리면 이해를 못 할 겁니다. 그런데 그 소식을 듣고 제가 분개한 건 다른 데 있습니다. 그 학생이 퇴학을 당하게 되자 교내 한국학생들이 학교에 탄원서를 썼다네요. "한국에서는 선배가 후배가 군기를 잡는다고 때리는 건 흔히 있는 일이다. 문화차이에서 비롯된 행동이다." 대단한 동포애입니다만 일순간에 대한민국은 조폭국가가 된 겁니다. 문화차라니. 우리가 영화 보고 레스토랑 가듯 남을 팹니까? 요즘 젊은 애들이 손버릇이 거칠기는 하지만 그게 우리를 대표하는 현상은 아닐진대 어따대고 문화라는 말을 들먹여? 두 번째 - 12학년 모범생 하나가 명문 사립고에서 졸업을 얼마 안 두고 퇴학을 당했습니다. 이유는 숙제를 베껴서 냈기 때문입니다. 설마...하지 마십시오. 명문학교 일수록 남의 것을 도용하는 plagiarism에 엄격합니다. 그 학생은 전에도 한 번 남의 논문을 살짝 바꿔 써먹었다가 경고를 받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규율대로 처분을 받았습니다. 곧 대학을 가야하는데 처벌을 받은 기록으로는 입시에 절대 불리합니다. 부모들이 미국이란 나라에 질렸다고 하더이다. 그러나 Honor Code를 위배한 행위에 대한 근거 있는 처벌입니다. 많은 한국 학생들이 어려서부터 전과 보고 답 쓰는 일에 익숙해서 남의 것을 베끼는 데 죄책감이 없습니다. 또 남의 것을 보더라도 말을 약간 바꾸고 문단 순서를 달리하는 꾀를 부렸으니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아무리 똑똑한 교사라도 모든 자료를 다 외우고 있을 수도 없을 거라는 짐작에 슬쩍 베끼는 거죠. 요즘은 인터넷이 지식 창고이니 퍼다가 붙이면 타자를 칠 필요도 없어요. 그러나 미국 교사와 교수들은 도용한 내용을 적발해주는 유료사이트에 가입해서 학생들의 숙제나 논문을 분석기에 넣어봅니다. 엄청난 양의 저널과 개인 논문이 데이타에 들어있어 곧바로 어떤 내용을 몇 퍼센트 도용했다고 알려줍니다. 그러니 일종의 전과 격인 study guides에서 답을 가져왔다가는 상상력 부족, 창의력 빈약 정도가 아니라 부정직한 사람 취급을 받습니다. 남의 아이디어를 도둑질 했다는 겁니다. 혹시 외국에 가셔서 자녀를 공부시킬 때 조심하십시오. 아이가 싸움질을 하거나 숙제를 베껴서 냈다가 발각되었다면 제발 한국에서 관행이라고 하지 마세요. 부끄럽습니다. 하긴 유명 학자부터 전 교육부장관까지 관행이 맞긴 맞네요. 암튼 그래도 국가기밀은 누설하지 않는 애국심을 가져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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