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었죠.
저는 셤공부를 해야하고 나혁이는 식당에선 주로 책을 읽는지라
각자 탁자에 책을 올려놓고 보고 있었어요.
도수가 꽤 되어 보이는 안경을 쓰고
그림책이 아니라 두꺼운 동화책을 읽고 있는 아이를 보더니
한 할아버지가 내내 못마땅한 모양인지
신문을 들고 큰소리로 무언가를 읽으십니다.
"아이를 엄마가 직접 가르치는 경우 성공하는 경우보다는 실패의 확률이 높다.
부모의 높은 기대심리로 아이는 위축이 되고, 학교성적은 더 떨어진다......."
필경 저를 향한 목소리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랑곳하지 않았지만 그런 편견과 늘 싸워야한다는 점이 참 불편하기는 합니다.
즉 제가 아이에게 공부를 강요하고 어린 아이에게 글자를 가르쳐 아이를 힘들게 한다는 것 말입니다.
결국 할아버지는 제게 와서 이렇게 말합니다.
"너무 어린 아이에게 학업의 부담을 주는 것은 새싹을 책으로 누르는 것과 같아요.
우리 나라에서 가장 머리가 좋은 사람이 있는데 미국의 나사에 가서 연구하다가 왔어요.
결국 대학도 졸업하지 못했어요. 내 그 아버지를 아는데 건국대 교수였지.'
저도 웃으며 이렇게 답하였습니다.
"그 분은 김웅용씨고 충북대를 졸업하고 박사과정도 끝냈고 충북토지공사에 재직하세요."
예상치 못한 답변인지 발끈하시며
"그런 천재가 그것밖에 못하는게 문제지. 너무 어린 나이에 많이 가르친거요."
식사를 끝내고 나혁이가 먼저 나가자 저는 웃으며 작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고 나왔어요.
"제 아이는 천재가 아니고 그리고 저는 너무 많이 가르칠 시간이 없어요."
솔직히 내 아이가 천재라고 생각해 본적이 한 번도 없지만
왜 굳이 내가 내아이가 천재가 아니라고 밝혀야 하는거지?하는 불편한 마음만 남았습니다.
제가 쑥에서도 염려하는 것중의 하나가 제가 쓰는 글들이 대개 학업과 관련된 글이 많다보니
제가 어린이집도 안 보내고 아이를 붙잡고 공부만 시키는 잔인한 에미로 비춰질까입니다.
뭐, 그렇게 생각한대도 상관없지만 굳이 그런 오해를 받을 필요는 없을진대......
저의 육아야 늘 진행형이라 많이 변해왔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원없이 실컷 뛰어놀고 인생을 즐길 줄 아는 것입니다.
주말마다 가는 캠핑도 그러한 놀이의 한 방법입니다.
아빠와 함께 텐트를 치고, 나무를 주워다가 장작을 패고,
삽으로 땅을 파고, 도토리를 주워다가 다람쥐의 먹이로 뿌려주고,
개울가에서 물장구치다가 해먹도 타고......
그러다 옆 텐트의 아이들과 친해져서 그 집 텐트에서 놀다가는
우리 텐트에 와서 아무렇지 않게 밥을 달래서는 같이 먹고 또 놀러갑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부터해서 얼음땡, 술래잡기 등
우리 어렸을 적 하던 놀이를 아이들이 아직도 하고 있습니다.
산책삼아 캠핑장 부근의 박물관이나 체험관에도 들리지만
아이의 교육을 위해 안내판을 읽으라고 강요하거나 무슨 물건들이나 정보를
빠짐없이 기억해야 한다고 압박을 주기 보다는
그 곳 마당에서 술래잡기를 하거나 멋진 장소에서 사진 찍기등을 하면서 놀기에
다녀온 곳을 기억하지 못해도 크게 뭐라 나무라지 않습니다.
저에게 중요한 목적은 목적지에 있기 보다는 과정에 있기 때문입니다.
아빠와 풀을 뽑아 서로 간지럽히고, 엄마와 사마귀를 앉아서 한참 구경하고
바닥의 지렁이를 피해서 폴짝이거나 누가 빨리 가는지 내기하면서 뛰어 노는
그 모습이 즐겁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그렇게 우리는 가벼운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비가 오는 관계로 캠핑 장비를 가져갔지만 치진 못하고
화성에 있는 <공룡알 화석지>만 다녀왔어요.

저는 저 두 남자가 장난치며 뛰어노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아요.^^
둘이 친구처럼 그렇게 사이좋게 걷는 모습이 어떤 멋진 풍경보다 더 좋습니다.
혹시 시간되시면 <공룡알 화석산지 방문자센터>를 검색하셔서 다녀오세요.
7분짜리 영상도 볼 수 있고 진짜 화석과 공룡알도 볼 수 있답니다.
그리곤 나무로 만든 길을 따라 가면 공룡알 화석지를 구경할 수 있어요.

오늘은 날씨가 흐려서 시원하게 잘 다녀왔답니다.
다시 돌아오지 않는 우리 아이의 오늘 하루도 행복으로 채워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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