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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2월 8일 토요일]
다녀온 지 일주일이 넘었는데 이제야 올린다. 정말 게을러 터졌다.
힘들게 다녀와서 고생한 기억만 난다.
너무 멀었다. 한시간 반이 넘게..더군다나 갑자기 추워진 바람때문에 둘다 꽁꽁 얼었었다.
힘들다고 안아달라고 아이는 울고.
KBS국악관현악단의 제 39회 어린이 음악회
신난다! 재미난다! 우리의 소리 두번째 이야기.
시간이라면 딱 맞춰야 직성이 풀리는 나이기에 혼자 계산에 맞추어 도착했지만 결국 kbs홀 찾느라 늦고 말았다.
한참 가야금 연주로 고향의 봄이 연주되고 있을 때. 연주 중엔 입장을 할 수가 없어 밖에 서서 모니터를 통해 보고 있어야 했다.
현지에게 고향의 봄 노래는 특별한 동요다.
우리말로 먼저 알려주고 나중에 영어로 알여주면 영어로 불러주더라도 그거 아니라고 하지 말라고 하는 바람에 우리 동요중에선 처음으로 영어로 먼저 들려주기를 시도했던 노래다.
영어로 외워서 열심히 불러주고 난 후에 우리말도 들려주었더니 그제서야 둘다 같은 노래로 받아들였던 곡이다.
때문에 어디서 이 노래가 나와도 아주 잘 따라부른다.
가야금 반주에 맞추어 영어로 따라부르는 고향의 봄이라..
우리가 바로 입장을 한 후 ?_blank"양주별산대놀이"가 시작되었다.
(지금 사이트에 탈이 나와있는걸 보더니 "엄마 나 이거 봤던거"그러면서 우리가 모임에서 만들었던 탈을 얼른 집어들고는 "엄마 내 탈은 무서운데 이 여자탈은 이뻐"한다. "현지야 이 탈 이름이 소무고 이 탈 이름이 취발이래"(이제야 인터넷을 보고라도 알려준다))
제6과장은 노장놀이이다. 제1경은 파계승놀이, 제2경은 신장수놀이로 신장수가 노장에게 신을 팔고 돈을 받으러 원숭이를 보낸다. 제3경은 취발이놀이로 취발이는 노장의 파계를 꾸짖고 소무를 빼앗아 사랑놀이 끝에 아이를 갖게 된다. 5장, 6장은 모두 파계승 놀이이다.-인용
알고보니 우리가 본 장이 제 6과장의 3경인것 같다.
내용이 아이들을 위한 내용이라고 하기보다는 풍자나 남녀의 갈등..뭐 이런걸 표현한 산대놀이였지만 여러가지 탈을 쓴 사람들이 등장해(특히 갓 태어난 아이 인형도 탈을 쓴 모습을 보고 웃음이 나왔다) 탈에 대해서 갖고 있는 무서운 이미지를 인물의 성격을 나타내주는 용도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_blank"엄마 현지도 집에 몬스터 탈 있지"
"그래, 저기 치마저고리 입은 사람이 쓴 탈은 각시탈 같다..그치? 사람 얼굴 대신 탈로 보여주는거래"
그런데 나중에 소무가 아이에게 젖을 안물린다고 하자 취발이가 어찌할 줄 모르다 그냥 아이를 갔다 버리는 걸 보고 좀 황당. 원래 내용이 이런건가?
"할머니의 강아지"라는 노래를 직접 배워도 보았다.
타령조의 노래를 부르니 절로 흥겹다. 국악연주에 맞추어 부르니 어깨도 들썩인다.
음도 못맞추면서 "내이름은 강아지~~내이름은 강아지~"열심히 소리를 질러대는 현지.
뒷자석에 앉아있던 아이들은 초등학생으로 보였는데 잘도 부른다.
사물놀이는 역시나 현지가 너무 좋아하는 부분.
꽹과리 치는 것부터 상고를 돌리는 것까지 흉내내느라 아마 꽤나 어지러웠을 것이다.
역시나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부분은 자신이 알고 있는 동요를 따라부르는 부분.
"예쁜아이들"이라는 어린이노래패의 맑은 목소리를 따라 부르던 겨울나무, 흥부놀부, 고드름..그리고 그대로 멈춰라까지..엄마, 아이들이 다같이 흥겹게 불렀다.
국악가락에 맞추어 따라불러서인지 조금은 울려퍼지는 듯한 꽉찬 느낌은 덜할지라도 색다른 느낌은 충분히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여름에 국립극장의 열대야 페스티벌에서 느꼈던 국악연주의 비트(타악기의 큰 역할때문이었겠지만)와 열광은 느끼지 못했더라도 오랜만에 직접 들은 좋은 우리소리였기에 만족해야 할 것 같다.
무대가 너무 넓어서였을까. 사람이 꽉 차지 않아서였을까.
로댕갤러리처럼 공간이 포근한 것도 아니었고(비록 아이들을 위한 음악회라는 면에서 차이가 나겠지만) 그렇다고 편한 느낌도 아니었다.
썰렁한 듯한 이 음악회보다는 조금 시끄럽고 어수선하더라도 꾸러기 음악회가 딱인것 같다.
국악연주를 자연스럽게 접해주기엔 더없이 좋은 연주회지만..
너무 멀어서 다시 시도하기가 겁난다.
꾸러기음악회나 한달에 한번씩 열심히 다니고 로댕갤러리 음악회나 가끔 다니면서 아주 가끔..국악연주회를 하면 찾아보는 걸로 만족해야겠다.
돌아오는 길.
아이가 잠투정을 하는지 말을 안들어 짜증이 한껏 났다.
화가 나서 말도 안하고 그저 손만 잡아끌어 걸어오는데..하늘에 떠 있는 연이 보였다.
도심 속 파란 하늘에 주인이 어디 서있는지도 보이지 않는 긴 끈 위에 올려져 있는 연..
순간 화가 나 있던 마음이 녹아 아이를 한번 쳐다보고는 "현지야~ 하늘 봐봐..저거 연이야..연 날리는 거 봐"하고 얘기를 하니 아이도 언제 징징거렸냐는 듯 "엄마 어디?"하면서 연을 찾았다.
파란하늘..차가운 바람..연..힘들던 마음을 달래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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