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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개월+2]롯데월드 인형극과 환타지 극장

  • 김상민
  • |
  • 2001-12-31

1!@#$
[2001년 12월 20일 목요일]

퍼레이드 시간에 딱 맞춰 도착했다.
자주 보는 퍼레이드인데도 그렇게 좋니?
호두까기 인형부터 눈꽃요정에 산타할아버지..징거브레드맨까지..
겨울과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캐릭터는 다 모였다.
'아니, 쟤네들은 뭘 먹고 저렇게 인형같이 생긴거지?'
퍼레이드 메인 노래가 흘러나오고 잠시 걸음을 멈춘 행렬속에서 한바탕 춤잔치가 열렸다.
"현지야, 너도 나가서 삐에로 손잡고 춤춰"
삐쭘하니 어떻게 해야할 지도 모르고 있는 현지에게 삐에로 아저씨가 손을 내미니 그제서야 나간다.
외발자전거를 타는 삐에로와 저글링을 하는 삐에로의 손을 잡고, 다른 아이들과 원을 만들어 무표정한 얼굴로 그저 뱅뱅 돌기만 하다 들어왔다.
행렬의 끝부분에서 눈이 뿌려지니 하늘에서 눈이 내리는 것 같은 느낌에 세제 냄새가 나는 눈을 잡으려고 올말졸망한 손을 뻗는다.

롯데월드 인형극이 일년여에 걸쳐 맨날 "개미와 베짱이"만 하더니 드디어 바뀌었나보다.
"일곱마리 아기염소와 늑대"
롯데월드의 인형극은 15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지루할 틈도 없이 장면이 빨리 진행된다. 시간 때우기 식의 억지웃음도 덜하고..
앞에서 자리에 얌전히 앉아있지 못하고 촐랑대는 아이들에게 던지는 위트있는 늑대와 엄마염소의 말도 다른 아이들에겐 또다른 재미였다.
집 밖에서 배경을 책장 넘기듯 넘겨서 금새 집안으로 바뀌는 장면은 작은 규모의 인형극이지만 신경을 쓴 것 같기도 하다.
현지는 인형극에 특별히 관심있어하지는 않았다. 이곳에서 본 "개미와 베짱이"가 처음 본 인형극이었지만 그 이후 다른 소극장을 돌아다니면서 보았던 인형극들은 1시간 정도 하면서 인형들끼리만 움직이고 그러니 지루하고 재미가 없었던 모양이었다. 오히려 뮤지컬이라면 잘 보는데..
어쨋든 "일곱마리 아기염소와 늑대"를 보면서 벌떡 일어나(맨 뒷자리였기에 가능) 같이 춤추고 늑대가 나타나 염소들을 한마리씩 잡아먹을 때마다 울상짓는 표정까지 지으며 동요했다.
늑대가 배가 불러 잠자고 있을 때 "현지야 늑대 배가 왜 저렇게 뚱뚱할까?" 하니 "아기염소들을 다 잡아 먹었잖아 배가 불러서 그래"한다.
순식간에 인형극이 끝났다.
"늑대 뱃속에 돌멩이를 잔뜩 집어넣는 건 빨간모자에 나오는 얘기랑 비슷하다 그치?"
"그래, 엄마 늑대는 나쁘지. 아기돼지 삼형제도 잡아먹으려고 했는데 아기염소도 잡아먹지."
"다 나쁜건 아니지. 늑대는 원래 작은 동물을 잡아먹게끔 태어나서 그런거니까 이해해줘야지. 착한 늑대도 많아"
"그래도 늑대는 이쁜늑대 아니잖아"
"발토"라는 애니메이션을 보여준다면 늑대가 나쁜 캐릭터로만 나오는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비록 늑대개지만..하긴 여기에 나오는 하얀 늑대는 신비스럽기까지 하니 또 다른 느낌일거야) 일년전 쯤..AFN에서 하길래 녹화를 해두었는데..보여줄 목적이 생겼다.
한가지 캐릭터만 보고 무조건 "나빠"하고 단정짓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성격으로 묘사될 수 있다는 상상력을 키워나갔으면 좋겠다.

환타지 극장에서는 크리스마스 특집 뱅뱅밴드 공연이 열렸다.
모리스, 화이트베어, 휘들러, 샤론캣, 파파독 등의 캐릭터 인형옷을 입고 캐롤파티를 하는 것이다.
분위기 한번 요란했다.
새론캣은 요염의 극치를 이루며 요상한 자태를 뽐냈다. 민망스럽게시리~
아이들과 부모..모두가 같이 손뼉치며 따라불렀는데 우리의 이현지 또 한번 벌떡 일어나더니 턴하고 뛰고 관광버스 춤까지 난리였다.
파파독이 나와 현지의 손까지 잡으니 주인공이 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이놈의 파파독이 날 어린애도 착각을 했는지 내 앞에 와서 내 머리를 강아지 쓰다듬 듯 스윽스윽 문지르고는 톡 치며 가는 것이다.
(아주 이상한 목소리로)"엄마, 강아지가 엄마를 왜 그러나~"
"엄마가 예뻐서 그런가보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별로 못느꼈었는데 오늘은 맘껏 빠져들 수 있었다. 역시 5분 가량의 시간이었기에 아쉬움이 남았다.

4D입체영화관에 가서 줄을 서서 인어공주도 보고, 상어도 볼거야. 여기 문어도 나오네..하면서 잔뜩 기대를 했는데 퇴짜를 맞고 말았다.
아이가 무서워해서 안된다나..?
'엑스포과학공원에서도 이런 특수안경을 끼고 별거 다 봤는데 무서울게 어디있겠어'..무서워하면 데리고 나올께요..해도 6세 이상만 가능하다기에 그 티켓으로 회전목마를 타기로 했다.
악악 소리 질러대는 놀이기구에 정신을 팔려하길래 "엄마랑 저거 타보자"했더니 질색을 한다.
'그래 누가 아빠 딸 아니랠까봐 저런거 무서워하니'..그런 것도 집안 내력인가?
예전에 가족이 같이 이곳에 왔을 때 현지아빠랑 현지는 놔두고 혼자 타려고 했더니 내가 타는것도 무섭다며 못타게 할 정도로 겁이 많은 부녀지간이다.
이거 타본지가 언제였는지..나도 롤러코스터 같은 것 좀 타보자.

오늘은 풍선 사달라고 조르지도 않아서 아이스크림 하나로 끝냈다.
더 놀고 싶어하는 눈치였지만 집에 가서 "일곱마리 아기염소와 늑대" 책을 읽어준다니까 얼른 가잰다.
현지 꼬시기는 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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