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자마자 설겆이는 나중에 하자며 대문 열고 벌써 나가버린 남편.
기사가 나갔으니 얼른 따라 나가야겠죠..ㅎㅎ
사실 오늘 그림을 보러 간곳은 가는 길이 조금 두려운 곳이라서
남편이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어디 간다 그러면 응 그러고 마는데 길 조심 하라는 말만 반복하더군요.
제가 아침에 전시회에 먼저 다녀오고 아영이가 봐도 되는 그림들이면
저녁에 작가와 함께 작은 파티도 하고 한다니 아이를 데리고 갈려고
사전 답사를 미리 가겠노라고.
작년에 길이 휘어져서 보이지도 않는데 위험하게 누가 차선을 넘는 바람에
학용품 사러 나가던 아빠와 딸이 사고로 세상을 떠났던 길이거든요.
더군다나 한국분이셔서 맘 아픈게 오래갔었는데...
그리곤 그 길을 잊고 있었는데...
심심할 정도로 정직하게 뻗은 길로만 다녔다가
오르막도 있고 내르막도 있고 한 길(cedarhill)을 달리자니
여기도 오타완가..싶어지더군요.
남편에게 끝내주는 경사의 샌프란시스코는 아니지만
여긴 분명히 오타와의 샌프란시스코야.
롬바드 꽃길의 꽃 대신 오래된 나무들이 서 있다는게 다를뿐이지.
처음 긴장했던것과는 달리 막상 가보니 천천히만 간다면
요리조리로 휘어진 길 위에서 아름답다..라는 생각도 할것같다 싶어지더라구요.
남편이 가끔 공을 치러가는 이 골프장은 그리 깊은곳에 자리잡고 있지 않아서
그저 막연한 안심에서 이젠 맘 푹놓아도 되겠네..ㅎㅎ
어서 가자~
골프장의 자그만한 식당에서 전시회를 합니다.
아들놈 골프장 간다니 자기 골프채 챙궈 들고 나서더군요.
우리가 무슨 전쟁터에라도 가니..무기를 들고 나가게..
그림 부터 좀..볼까요...





제가 맘에 들어한 해바라기(200불)와 연꽃(175불) 꽃이 있는 집(175불)
남편도 해바라기 앞에 가 서있더군요.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궁금 했지만 묻지 않았습니다.
부부라고 모든걸 다 나눌 필요..있을까요..ㅋㅋ






아영...

울 아들, 아무나 잡고 자기 골프채 보여주며 말 걸기.
이곳 사람들 아이들이라면 뒤로 넘어가니깐
무슨 이야기를 하던 다 받아주니깐...고마울뿐입니다..ㅎㅎ
아이들도 좀 보이죠...
전시장을 나와서 남편이 아이들에게 마지막 홀을 보여주며
골프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아이들..굴쎄요..ㅎㅎ
그림처럼 펼처진 풍경 위에서 골프 이야기가 듣고 싶을까요..크크
아빠 이야기 보다 아이들은 풀을 뜯는 양떼처럼 잘 정리된 잔디위를 훓고 고함지르고
맨날 제가 가두어 놓고 키우는것모냥 아주 난리도 아니더군요.
남편에게 쓴 커피를 사주겠노라며 출발~
남편은 쓴 커피,아영이는 꺼꾸로 들어도 쏟아지지 않는 아이스 크림.
아들놈은 제 아이스 카푸치노 자기것인양 빼앗아 가고.
다 먹고 집에 도착하니 깜깜한 밤이더군요.
자주 이러면 아니되지만 가끔
아주 가끔 저녁을 먹고나서~ 휭하니 눈과 맘에 새 바람을 넣어주는거
새 바람을 정면으로 온가족이 함께 맞고 싶네요...오늘처럼.
200년 6월 2일
오타와에서 최지연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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