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이 끝났습니다.긴긴 두달의 여름 방학까지도.
적어도 4학년이면,그래도 이젠 공불 하겠지?
지가 안해도 학교서 시키겠디!
이제 따끈따끈한 쓸 이야기 꺼리가 좀 있겠디...
그런데 이런 저런 기대를 학기 초 부터 완전히 뭉게더니 4학년이 끝나는 그날까지
아주 펑펑~놀기만 했다는...
겨울내 내리는 눈 만큼 부담스럽고 내 힘으로 어찌 할 수도 없고.
학교서 제 머리위로 눈을 따로 퍼 붓는데 피할 힘도 없다는...ㅎㅎ
하긴 학교 간다고 대문을 나서는 아이더러 재밋게 놀다와~
라고 인사를 하고 수업 끝나고 나오면 그러죠.
재미 있었어?
그리고 숙제 있니? 라고 묻지 않습니다.
이렇게 묻습니다.
오늘은 숙제 같은거 있니?
그랬던 4학년이 끝은 났는디...
그동안 뭘 했는지를 이제 한바닥이라도 쓸 수 있을런지...
학교에서 무엇을 뭘~배우는지..전혀 알 수가 알 길이 없습니다.
무슨 책이 주어지는것도 아니고 무슨 교재를 참고 하라카는것도 아니고.
그나마 수학은 교재(math makes sense 4)라고 하나 줍니다.
교재 없이 하기에 아주 곤란한 과목이니..ㅎㅎ
암튼 때론 답답하고
때로 화도 나고
그리고 때론 참 편합니다.
저 혼자 앉았다가 섰다 하다가 주저 앉은거죠..이젠
나라서 다 키워 주겠다는 거겠지..머.
알아서 하시겠다는 말씀이니...
뭘 하는지는 모르지만 시간되면 성적표는 날아옵니다.
이젠 컸다고 그런지..면담도 없습니다.
성적표를 보내시면서 부모님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하는 경우는
아이에 대해 특별히 전달해줄 사항이 있을시에만 만나자고 하시거든요.
그치만 그런 전달을 안 받았어도 선생님을 만나고 싶으면
부모가 선생님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신청을 해얍니다.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오는 길에...살짝 만나지..뭐..그런게 없기 때문에
이런 순서에 의해서만 선생님을 뵐 수 있습니다.
성적표에 깨알처럼 쓰여진 글을 보면 뭔가 하기는 하는군...글쿤.
이런 믿는 구석이 있어서 그나마 편안하게 포기를 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학기초엔 저도 한 걱정 했었지요.
남들처럼 중국 아이들 처럼 구몬 수학 같은거 하러 댕겨야는거 아닌가..싶고.
수학보다 영어를 시켜야는거 아닌가...싶고.
그러다가 결론은,아냐 선생님이 모든걸 알아서 하시겠다는데...
여태 그래왔지만 이번에 만난 선생님도 증말 좋은 분이셨습니다.
첨엔 남자분이라 아이고고..어쩐다냐...했지만
오히려 남자 선생님이 여자 선생님 보다 수다면 수다..모든면에서 안 지는것 같더군요.
아이가 학교 다녀와서 저녁 식탁에서 선생님께서 해준 이야기를 풀면
저녁 먹다가 몇번이나 웃어얍니다..ㅎㅎ
총각이라 생각했던 선생님은 아이가 4명이나 있고
전 첨엔 이제 졸업한 총각이줄 알고 아이들을 어캐 데불고 놀란고..그랬는데..ㅠㅠ
집안에서의 일 하나하나 아이들에게 다 이야기 한데요.
막내가 식탁 밑으로 떨어진 음식 주워 먹는 이야기...(아이들이 더럽다고...ㅎㅎ)
아내가 아팠을때 자기가 집에서 어떻게 했는지...(아이들이 암 말도 않고 경청했데요)
한달 식비로 얼마나 나가는지...(집에와서 저더러 묻더군요 우린 얼만큼 드는지..ㅋㅋ)
어떤 음식을 먹는지...(아침엔 점심땐 저녁엔..선생님 식단을 외워오더군요..ㅎㅎ)
어떤 책을 읽어주는지...(책 읽어주면 당신 아이들 반응이 어떤지...)
주로 아이들 이야기를 많이 해주는 편인데
아이들이 첨엔 재미로 듣다가 이젠 그속에서 자기들이 건질것 들을 챙귀는듯..하더군요.
아영이도 첨엔 엄마 아빠,오늘 선생님이...그랬어.
이젠 그랬는데...나는...그러면서 자기 생각을 이야기 하기 시작했고
우리 부부는 선생님의 수다가 아이들을 멋지게 키워가는군.
이쯤되니 남편은 자기 친구랑 이름이 같아서 첨부터 느낌이 좋았다는둥..ㅋㅋ
울 아영이도 첫날 학교에 다녀와서 그랬어요.
엄마, 내 주위에 크리스가 너무 많아.ㅎㅎ
그러니깐 크리스란 이름의 사람은 전부 다 좋은 사람이란 이야기야...ㅎㅎ
그치만 두번 고민스러운 경우가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딸아이의 수학 시험 체점시 점수 주는 방법이 틀렸다고 남편이 불만을
A문제를 풀어야만 제대로 풀어야만 B 문제를 또 제대로 풀수 있는 문제인데
A가 틀렸지만 A의 기준으로 풀면 딸이 내놓은 답은 맞으니 B에 점수를 줘얀다는
딸이 푼 문제에 반점을 달라는 불만은 결국 편지로 쓰여지고 선생님 손에 전달
A가 틀리면 B도 틀린다는것 알아얀다는 저는 그냥 모른척 하기로..ㅋㅋ
몇일후 또 다른 수학 문제의 평가를 보곤 남편의 의견을 존중해 주었다는
사실을 확인 받았지요...ㅠㅠ
두번째는 크고 작은 그룹 활동시 짝을 맺어주는 아이에 대해 제가 불만을
두명이 짝이 되어 만들기를 할라치면 짝은 결석한 아이.
그래서 혼자 만들기를 해서 내었다고 하고
셋이 짝이 되면 또 그중 하나는 결석한 녀석
첨에는 뭐 그런일이...또 결석 했다고...어째 이상타...무슨 일이야...도대체.
심한 경운는 두명이 짝이되어 일주일 안에 해결해야는 큰 테마를 받았는데
첫날부터 결석터니 연락 조차 안되더군요.
나중엔 참다 못해 그 짝지된 아이 집으로 쳐 들어가기도..ㅎㅎ
집에 아이들이 많아서 정신이 없어 일찍 연락을 못했다고 미안하다고...
그래서 날 잡아서 수업후 그 친구네서 숙제 하고 저녁 까지 먹고 집에 오기도
그래도 여기 까지는 저도 참을수 있었는데 8명이상 모인 그룹 활동시 준비물을
울 아영이만 잔뜩 가져왔다고 할때는 진짜 학교로 달려가고 싶더라니깐요.
준비물이 모자란다고 그것도 엄마 몰래 살짝살짝 가방에 넣어 갈때는
모른척 하면서도 열은 올르때로 오르고
그리하여 받은 점수가 C라 할때는 열 받더군요.
남편에게 말 하자니 또 편지감이 확실하고..ㅉㅉ
성적표 올때까지 함 참지..뭐.
그런데 참길 잘 했더라고요...ㅎㅎ
아영이가 아이들을 챙궈 나갈 능력이 되어 그러신다는것 대충은 알았지만
좋은 노래도 한 두번이라고...ㅉㅉ
남편은 아이가 수학은 재밋어~ 그러는데 잘못하여 수학에 대한 흥미를 잃을까봐
걱정한 나머지 편지를 쓴것이고
전 자기것은 하나도 못 챙기고 늘 퍼다 주고 남 챙기기 바쁜 딸이 싫은데
선생님은 그런 아이를 더 그리 맹그시니 그게 불만이였지요.
참으로 평범한 아이를 사이에 두고 울 부부가 따로따로 넘어야 했던
높은 산에 대한 이야기랍니다..ㅠㅠ
아영이는 수학 숙제중~

아영이가 푸는 수학 문제집~
기본만 시켜준다는 천하태평 엄마가 선택한 천하태평 문제~ㅎㅎ
피아노 연주회
발레 오픈 하우스
튤립 축제 다녀와서는~
집에서 엄마 차 닦기..이거 1불짜리 노동이요 유일한 용돈 벌기 방법~^*^
학교가 저학년 전용 학교로 새로 지어졌고 그래서 학기초엔 이런곳에 애를 보내야다니
페인트 칠도 못 끝낸 벽을 보며 아이들이 등교를 하고
수도 연결이 늦어져 아이들이 물을 몇달간 들고 다녀야했고
어느날은 수도가 터져 전교생이 집으로 돌아가야했고
도서관엔 책 한권 없고
나무도 없고
그런데 어느날 무섭게 책이 가득찼고 날씬한 나무도 군데군데
학교도 햇빛 받아 더 반짝반짝
학교다운 모습을 갖추니 한 학년이 꿑나고
아이도 선생님도 없는 텅빈 건물만 남더군요.
...
그렇게 조용하기만 했던 학교가 9월 5일,새학기가 되었고
아영이는 5학년이 되어 학교에 다닙니다.
작년과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사를 가야기에 오랫동안 함께 해온 친구들과 마지막 수업이라는것
그리고 작년처럼 열심히 놀더라도 올해는 공부도 좀 하면서 놀아주었으면...싶고
평범한 아이 학교 보내놓고 우리 부부도 아이처럼 둥글둥글한 학부모로
아이를 그냥 바라만 볼 수 있는 한 학기가 되었음..합니다.
2006년 9월 9일, 아영이의 4학년을 정리하며
오타와에서 최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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