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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개월+18]우리 전통극 "산너머 개똥아"

  • 김상민
  • |
  • 2002-01-05

1!@#$
[2002년 1월 5일 토요일]

연희단거리패의 산너머 개똥아를 보러갔다.
오늘이 첫 공연이 시작되는 날임에도 객석이 대부분 차있는 걸 보면..괜찮은 공연인가보다..하는 기대를 갖게 했다.
물론 처음 공연이 시작되는 분위기도 우리 가락에, 우리 꼭두 인형에, 바로 앞에서 장단을 맟춰주는 악사들은 등장한 인물들의소리에 맞추어 연주를 하니 그야말로 전통극을 제대로 맛볼 수 있을 것 같았다.
?_blank"여러분 꼭두가 뭔지 알아요~"하면서 박첨지가 묻는다.
"꼭두는 인형의 뜻을 가진 옛말이에요~~"

인물들의 등장은 특이했다. 십장생도가 그려진 그림 뒤에서 등장을 하는데 앞모습처럼 탈을 쓰고 옷을 입고 나왔으나 그게 뒷모습이었던 것.
머리 뒤에 탈을 쓰고 옷을 거꾸로 입고 뒤로 걸어나와 그게 앞인것처럼 춤도 추고 요란도 떨다 뒤돌아서서 앞모습이 보이면 그제서는 꼭두인형을 들고 연기를 하는 형식이었다.
처음엔 헷갈리기도 했는데 형식이 색다르고 재미있었다.
인물들의 의상은 촌스럽기 그지 없었다. 분명 일부러 그랬을거야..
박첨지의 백구두부터 각시의 반짝이 초미니 스커트까지..웃음이 나왔다.
김부자 꼭두는 검정색 우산 끝에 꼭두를 달아놓고 그 우산을 폈다 접었다 하면서 감정을 표현했기에 독특한 느낌이었다.
꼭두들의 노래가락으로 "날좀보소"가 나오니 절로 따라하게 되었다.
"아리아리랑~ 수리수리랑~" 즐거운 타령도 나오니 내가 노인네가 된 기분이다.
현지 또한 아리랑 노래에 익숙하다 보니 손을 앙 옆으로 들고 장단을 맞춘다.

그런데 좀 적응이 안되는 부분도 많았다.
원래 이런거란건 알았지만 수시로 나오는 "이놈, 저놈, 요년"하는 바람에 현지까지 덩달아 "요년..?" 하면서 개구장이 웃음을 지었다. 그거 분명이 집에 가서 써먹겠지..
"왠 중놈이 가무음곡이냐" "왠 양반의 뼈다귀가 썩을 잡소리~"하면서 비방하는 대사도 어린것이 어쩜 그리도 잘 따라하는지 "엄마 썩을 잡소리래"하면서 공연한 것만 받아들이는 것 같아 신경이 쓰였다.
왠 나이트 분위기와 용을 데리고 나오는 이시미의 등장으로 잠깐 요란한 분위기가 되었지만 어쩃든 끊임없는 타령과 굿거리 소리와 랩같은 곡조까지 가미되어 지루할 틈은 없었던 것 같다.

첨지가 "물찬제비"로 표현되는 각시를 꼬시고 조강지처를 버리자 할미와 각시의 한판승이 벌어지는데 그때 할미가 죽는다.(이 한판승 당시 응원하는 팀을 가르는데 어쩜 그리도 맞춘 듯이 할미한테는 박수소리가 크더니 각시한테는 박수소리가 줄어들던지..옆에 있던 어떤 아이의 아빠는 각시편에 서서 신나게 박수를 치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웃기던지..)
그제서야 드디어 고구려 벽화 수렵도를 배경으로 짚을 잔뜩 뒤집어 쓴 개똥이가 나타난다.
개똥이가 사람을 살리는 법은...바로 오줌!
아이들은 이런 모습에 더 열광하면서 소리를 지른다.
할미는 살아나고 각시를 동서로 받아들여 첨지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려하지만..이시미가 나타나 할미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을 죄다 잡아먹게 된다.
이때부터 시끄러운 효과음과 이시미와 그를 따라다니는 뱀인지..여자의 괴성같은 목소리가 인상을 도저히 필 수 없을 정도여서 끝부분에서는 '아, 언제 끝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다행하게도 현지의 흥분한 듯한 호기심과는 달리 내 짜증이 한계라고 느낄 때쯤 산너머 개똥이가 오줌을 누어 죽었던 사람들을 살려내고 서서히 공연이 마무리 되어 기분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개똥이는 앞에..조롱박을 달고 나왔는데..좀..민망스러웠다. "엄마 저게 뭐야?""응 조롱박인데 저게 개똥이 고추야. 개똥이가 오줌을 누면 죽었던 사람들도 살아난대"
십장생도 뒤로 인물들이 사라지고 그들이 들고 있던 가가자의 꼭두들이 "떼루~떼루~~"하면서 마지막 노래를 부를 때 '아, 저게 어디서 들었던거지...' "현지야~ 저거 우리 아는 노래지? 어디서 들었지?"하며 생각하려 해도 도저히 생각이 나질 않았다.
나중에서야.."사람이 되고 싶은 깨돌이"에서 도깨비 불이 등장할 때 나왔던 노래라는 것이 생각났다.
"현지야, 사람이 되고 싶은 깨돌이에서 도깨비불들이 움직이면서 뗴루떼루~ 노래 나왔던거 기억하니?"
"응, 이슬이 언니랑 깨돌이랑 나왔을 때"
"그래, 그것도 장고랑 북이랑 꽹과리 치면서 했었는데 오늘 공연도 그러네?"

우스갯소리가 많아 생각없이 웃으며 장단에 맞춰 놀 수 있었지만 현대적 이미지를 맞추려고 각색한 부분들은 오히려 극의 흐름을 깨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이들을 위한 공연이라면 그에 맞게 각색이 되어야 할텐데..볼거리를 집어넣는 부분에만 치중한 것은 아닌지..아이들의 눈높이를 제대로 맞춘 것인지 의심이 간다.

"현지야, 꼭두가 뭐라고 했지?"
"응...몰라"
"현지는 메이지나 바니나 제니같은 인형 같고 놀잖아. 요새는 그걸 인형이라고 부르는데 옛날 사람들은 그인형을 꼭두라고 불렀대. 아까 언니들이 손에 인형들고 노래하는거 봤지..그게 꼭두야"
"요즘 노래는 어떻게 부르지?"
"몰라.."
"'또 한번 사랑은 가고~~' 이러면서 부르잖아. 옛날 사람들은 '아리아리랑~ 수리수리랑~~아라리가 나았~ 네~에에에~'이러면서 불렀다. 노래가 다르지..산너머 개똥아도 옛날 노래 부르면서 놀았지"
"나도 옛날 노래 좋은데.."

"현지는 '징검다리'랑 오늘 본 '산너머 개똥아'랑 어느게 더 재미있었니?"
"산너머 개똥아"
"정말? 엄마는 처음에는 재미있었는데 나중에는 시끄럽기만 해서 별로 안좋았는데..이시미 나올때 너무 깜깜하고 시끄럽지 않았어?"
"난 안시끄러웠어. 재미있어"
"공연 또 보러 갈 때 산너머 보고 싶어..징검다리 보고싶어..?"
"음...둘다 보고싶어"
그래도 현지에게는 만족스러운 공연인 듯 싶어 보였다.
재미없으면 바로 표현을 하는 아이기에..
어떤 아이는 공연장을 나오면서 "이게 뭐야..짜증나"하면서 나오는 아이도 있는걸 보면..그 아이는 아마 내 수준과 비슷하지 않을까..

돌아오는 길..재밌는 일이 있었다.
지하철에서 옆자리에 앉은 아주머니가 짧은 머리때문에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이 안갔던지 현지에게 묻는다.
"너 고추 달렸니?"
"아니요, 나 똥꼬는 있어요"
"하하..여자구나.."
"우리 아빠는 고추 달렸어요" 하는 바람에 근처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폭소를 터뜨렸다.
..............................................................................................................................................
오늘 개똥이가 오줌을 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그런가?
어제 본 징검다리와 짬뽕을 해서 얘기를 꾸며댄다.
화장실에서 쉬아를 하더니 "엄마 나도 쉬했지..현지는 오줌신이지..하백은 하백신이고 현지는 오줌신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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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 [RE]바보같은 질문..^^
    • 바다
    • |
    • 2001-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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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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