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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월 6일 일요일]
"여우야 뭐하니 동산에 꽃피면 나하고 놀자"
5개월 전 이틀을 연이어 이 공연을 찾았었다.
처음 이 공연을 보고 현지아빠에게도 꼭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아이와 다같이 느끼고 싶다는 생각에 다음날 또 보러간 것이다.
예술의 전당에서 그 이후에도 했지만 연령제한 때문에 꿈도 못꾸다 새해도 되었고 만4세 이상이라서 안될 것 같기도 했지만 2월생이기에..어린이집에서는 3살인데도 이미 4살반에 다니던 터여서 예매부터 하고 말았다.
공연 한번 보려고 짧은 머리가 어려보이지 않을까..해서 가발이 달린 모자를 씌우고..목이 긴 신발 속에 손수건을 두장씩 깔며 아이 키를 높여보기도 했다.
어른스러워 보이라고 코트까지 입히고..
"현지야, 넌 지금 다섯살이야..알았지? 누가 물어보면 네살인데 이제 다섯살 됐어요..그래야된다?"
(부끄럽다..이런 모습..)
이 눈물겨운 몸부림 덕분인지 입장할 때 아주 자연스럽게 입장을 할 수 있었다.
"현지야, 네 표는 네가 내"
"네, 엄마"
그러면서 우리는 당당하게 입장을 할 수 있었다.
우리 아이도 당연히 볼 수 있고 공연예절을 무시할 만큼 경험이 없는 애도 아닌데..단순히 나이만으로 입장을 제한한다는 것은 불공평한 것 같다.
오히려 초등학생들이 아는체를 하며 공연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오늘은..아주 시끄러웠다. 석필이가 오줌을 누었다고 그것만 물고 늘어져 소리를 질러대는 바람에 배우들의 대사를 잘 이어가지 못할 정도였다.
어린 아이들이야 부모랑 같이 들어오지만 좀 컸다고 아이들만 들여보내서 통제할 길조차 없었던 터이다. 아이들의 연령을 제한할 것이 아니라 부모와의 동참 여부에 따라서 제한을 해야한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어쨋든 5개월만의 공연임에도 기억이 새로왔다.
자리도 앞자리여서 좋았고..징검다리(이걸 보면서 우리가 본 징검다리가 이런 모양에 색만 좀 신비하게 바뀌었다면 딱이었겠다..하는 생각이 들었다)더 크고 진짜처럼 만들어 놓아서 무대배경도 조금씩 보완을 한 것 같았다.
배우들도 많이 바뀌어 있었고..여자배우들만이었는데..남자 배우도 둘이나 있었다.
내가 제일 아쉬웠던 것은 예전 공연 때 꽃님이로 나왔던 언니가 순이가 되고..순이를 맡았던 언니는 없었다는 것이다.
약간 투박한 듯 착하고 소박해 보이는 순이의 목소리와 이미지가..왠지 예쁘고 귀엽기만 한 여자아이가 된 것 같았기에.
어쨋든 석필이 언니(?) 특유의 개구진 모습이 너무 반가웠고 여우의 모습 또한 너무 반가웠다.
고목나무도 조금 바뀌어 있었고..나중에 끝부분에서 여우가 친구동산을 만들며 푯말과 가위바위보를 하는 장면도 조금씩 각색된 부분이었다.
그 부분에서 또한 하늘에서 꽃비가 내려서 더욱 가슴이 뭉클해지는 느낌까지 들었다.
느낌만이 아니라..눈물이 나와서.."엄마 왜 울어..?" 그러면서 현지가 눈물까지 닦아줬다.
"엄마 슬픈거 아니야.."그러면서.
무대가 낮았더라면 예전처럼 바로 뛰어나가 같이 놀 수 있었을텐데..무대가 높아서 공연이 끝나고 배우들이 오재미를 나눠주며 밖으로 나와 박을 터뜨리자고 하는데..아이들이 몰려나가는 바람에 엄두도 내질 못했다.
공연 전 로비에서 배우들과 함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도 하고 줄넘기도 하고 우리집에 왜 왔니 등을 아이들과 어울려 노는 배우들..
우리는 예전에 공기놀이 했었는데..
공연을 마치고 석필이 언니..아니, 오빠가 "안녕히 가이소~ 얘들아 잘가래이~"하며 인사를 꾸벅꾸벅 해대는 마음 씀씀이가 어찌나 감사한지..
"엄마, 나 이거 좋아"
우리는 그동안도 자주 불러왔던 노래를 또 부른다..
"월요일은 원래 기분 좋은날...화요일은하루 종일 기분 좋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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