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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전부!

  • 이원진
  • |
  • 2015-09-17

공부가 전부!


교우 관계도 전략적으로 맺는 아이들이 많아요.


치열한 경쟁주위가 만연한 한국 교육현실에서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라든지, “친구 사이에 경쟁관계란 없다. 친구를 순수하게 친구로 볼 수 있어야 한다”같은 이야기를 하는 선생님이 있다면, 사람들은 배부른 소리한다며 비웃거나 저런 선생님이 우리 아이 담임이 될까 겁난다고까지 합니다.


이런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교사들은 처음 교편을 잡던 시절의 넘치던 열의와 패기를 잃어버리고서, 해야할 말을 마음속에 묻어둔 채 살아가는 경우도 적지 않으리라 짐작해봅니다.


상대평가 제도에 짓눌린 아이들이 눈에는 같은 반에서 생활하는 모든 아이가 내 경쟁 상대일수밖에 없고, 머릿속에는 내가 올라가려면 누구를 제쳐야 하고, 누구는 당연히 이겨야 하고, 또 누구는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고 … 온통 살아남기 위해 남을 뛰어넘을 생각으로 가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그나마 인생을 깨친 선생님 한 분이 혹시라도 “얘들아! 세상에서는 꼭 이기는 게 능사는 아니다. 인간미 넘치고 양보심 가득한 사람이 멀리 가는 거란다. 져라, 최대한 져줄 수 있는 만큼 져줘라. 꼴찌를 하더라도 네 앞에 있는 아이들을 보며 가슴 뿌듯해하고 기뻐해라”라는 충고를 한다면, 정신이 약간 이상한 사람으로까지 몰리지 않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갑갑한 현실을 탓하며 “그래, 어차피 세상이 이렇게 된 거 너희도 이 악물고 서로 물어 뜯어라. 네 옆에 있는 녀석부터 밟고 올라가야 네가 산다. 친구? 경쟁 사회에 그런 것은 없다. 철저히 머릿속으로 계산해라. 누가 너희에게 친구로서 가치가 있는지를 철저히 따져보아야 한다”라고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어차피 난 혼자만의 힘으로 지금의 현실을 바꿀 수 없다면, 이 현실 속에서 아이들이 배우고 자라야 한다면, 처한 현실을 탓하고 손가락질하기보다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이 상황을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반응하며 살아가야 할지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어쩔 수 없이 일등과 꼴찌가 구분되어야 하고, 두세 계단이라도 올라가려면 내 앞의 한두 명을 이겨야 하는 경쟁상대로 볼 수밖에 없는 상대평가 제도가 현실이라면, 선생님이 해줄 수 있는 최선은 아이들이 또 다른 장점을 함께 발견해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이 모두를 개별적인 인격체로 받아들이고, 그 하나하나가 지닌 특성과 장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기회가 될 때마다 많은 아이 앞에서 인정하고 부각하고 칭찬해주는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모든 아이가 서로의 성적과 등수 외의 장점들에 눈을 돌리기 시작하고, 자기 자신과 상대방을 함께 인정해주는 분위기를 만들어 갈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영인이 넌 참 지도력이 뛰어나. 항상 까불고 공부도 잘안하는 것 같지만, 선생님이 가만 보면 이제껏 내가 가르쳤던 아이들 중에 아마도 리더십이 제일 뛰어난 것 같다. 난 네가 스스로도 그 능력을 볼 수 있으면 좋겠어.”

 

 


“주은이 너는 정말 그림을 잘 그려. 진짜 타고났다! 부탁이 하나 있는데 너 시간될 때 그림 하나 그려서 네 서명 멋지게 해주지 않을래?


그럼 액자에 잘 넣어서 교무실 선생님 책상 앞에 걸어둘게!”


“주희, 넌 진짜 재미있어! 선생님은 너만 보면 웃음이 나와, 네가 있어서 우리 반이 밝아지는 거 너도 알지?”


“주혜야, 넌 참 생각이 깊은 아이야. 어떻게 우리 반을 위해서 그런 일을 할 생각을 했어? 선생님은 상상도 못했던 일인데, 넌 정말 대단하다!”


이렇게 반 아이들 하나하나의 장점을 찾아내는 데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고된 만큼, 찾아낸 아이들의 장점을 다른 아이들 앞에서 지속적으로 얘기해주고 치켜세움으로써 반의 분위기를 밝고 긍정적으로 만들 것이라 기대합니다. 또 학업에 대한 부담으로 잔뜩 어깨가 움츠러든 아이들이 조금이나마 자신감을 되찾고 웃음 짓게 해주는 역할을 하리라고 확신합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무엇을 절대 틀에 박힌 설교에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아이들에게 숨어있는 장점을 발견하고 인정해주는 선생님의 칭찬 한마디, “너는 공부는 부족하지만 다른 아이들보다 뛰어난 점이 분명 있어. 넌 잘할 거야. 잘될 거야”용기를 북돋는 따뜻하고 힘 있는 말 한마디가 아닐까 합니다.


아이들을 향한 이런 사랑이 아이들이 마음을 조금씩 움직이고, 그러다 보면 언젠가 우리 주위에서 학교폭력, 왕따등의 어두운 모습들이 말끔히 자취를 감출 때가 오지 않을 까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이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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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사미샘
  • |
  • 2015-09-17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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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그런 사람이 되길...또 욕심을 내자면 우리 아이들도 그런 선생님을 만났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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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원진
  • |
  • 2015-09-22 10:16
댓글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우리 모두가 서 있는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더 밝고 건강한 세상을 선물해 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저도 더 노력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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