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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 죽으면 다 끝나는 거라고?

  • 이원진
  • |
  • 2015-09-21

너만 죽으면 다 끝나는 거라고?


언론을 통해 학생들의 자살 소식은 오랜 시간 학생들과 생활해온 저 같은 교사에게는 정말 가슴 아프고 우울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무한한 가능성과 꿈, 희망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할 아이들이 얼마나 힘들었기에 죽음에 이르는 길을 스스로 택했을까 상상해보면 마음이 갑갑하고 무거워집니다. 제 마음이 이 정도인데,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식을 잃은 부모들이나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는 와중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친구들의 소식을 접한 피해 학생들에게는, 이러한 일이 결코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을 것입니다.


하루 하루 살아가기가 얼마나 힘겨웠으면, 얼마나 앞이 깜깜했으면, 얼마나 어둠이 끝이 보이지 않았으면 죽음의 길을 택했을까요.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비슷한 상황에서, 자살한 아이가 겪었을 고통을 아주 잘 아는, 자신의 삶 속에서 실제 겪고 있는 아이들의 마음은 얼마나 더 비참하고 슬플는지 아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와 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 고등학교의 14%가 언젠가 한번쯤은 자살을 생각해보았고, 실제로 그 중 7%는 자살을 시도해보았다고 합니다. 또 예일대학교의 조사에 따르면 왕따 피해를 당하고 있는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두 배에서 아홉 배나 더 자살을 시도할 위험성이 높다고 합니다. 또한 영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자살원인의 50%이상이 왕따와 관련이 있다고 하니, 왕따로 인한 고통을 참지 못하고 자살의 길을 택하는 학생들이 단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조사결과들은 우리로 하여금 다시 한번 왕따로 인해 아이들이 당하는 고통이 얼마나 견디기 힘들고 큰 상처를 주는지를 상기시켜줍니다.


사람들은 종종 자살을 생각하고 있다는 이에게 이렇게 조언합니다.


“네 주위 사람도 생각해야지.”


당연히 좋은 의도로 하는 조언이겠지만, 지금 짊어지고 있는 고통 자체만으로도 버거운 아이들에게는, 끝까지 남을 위해 살고 남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요하는 말처럼 들려 그리 큰 의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 아픔과 고통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말 한마디입니다.

 

깊은 아픔과 상처를 안고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아이들에게는 다른 사람을 헤아릴 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지금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이제껏 주위의 모두가 자신을 외면하고 자신에게 등을 돌렸다는 생각에 견디기 힘든 외로움, 곧 터질 듯이 곪은 상처들이 쌓여 있으리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남아 있을 부모님, 형제, 친구들을 생각해야지. 그것도 인간으로 태어나 관계를 맺은, 가족과 친구라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인연에 대한 예의이고 도리인거야”라는 조언도 필요하겠지만, 저는 이 말을 먼저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습니다.


 

너를 괴롭힌 아이들이 네게 그 반대 이야기를 했다면, 네 특별함을 보지 못하는 그 아이들에게 육체적, 정신적 시각 장애가 있는 것뿐이야. 그 아이들의 삐뚤어진 시각 때문에, 바르지 못한 말 때문에 네 안에 있는 특별함이 사라지는 것은 절대 아니잖아.


네 앞에는 수많은 가능성과 희망으로 채워진 ‘미래’라는 시간이 놓여 있어. 그리고 너라면, 그 시간을 지금 겪고 있는 고통과 아픔보다는 행복과 만족으로 꾸며갈 수 있으리라고 선생님은 확신해, 그 미래라는 시간에 대한 기대와 소망을 절대 마음속에서 놓아버리면 안돼, 어느 누가 뭐라고 해도 너는 사랑 받아 마땅한 너무나도 소중한 사람이야.


그러니 어느 누구보다도 너 스스로가 자신을 사랑해주어야해.


더러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데 어떻게 내가 나를 사랑할 수 있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어. 그래, 그렇지만 그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을 당장 얻지 못한다고 해도 너는 너 스스로를 사랑할 자격을 충분히 가지고 있고, 또 그래야만해.


네가 조금이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너 자신을 인정하고, 남에게 받을 수 없어 너를 그토록 외롭게 했던 사랑을 자신에게 온전히 선물할 수 있다면, 네 주변에는 분명히 너에게 먼저 다가오는 사람이 한 명씩 생겨날거야. 너만이 가진 특별함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고 손 내밀면서 말이야.

 

 

 


그래서 언제가 네가 그렇게도 원했던 사랑과 관심이 조금씩 쌓여갈 때에, 지금 너처럼 힘들어하고 외롭고 아파하는 다른 친구들과 동생들에게 다가가 조용히 위로의 손을 뻗칠 때가 오리라 믿어.


지금 혹시라도 죽음의 길을 생각하고 있다면 당장 일어나 거울 앞에서, 그리고 매우 소중하고 특별한 너 자신과 눈을 마주치고 얘기해줘. ‘나는 아주 소중한 사람이야. 나는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특별한 사람이야. 나는 죽을 이유도, 죽을 수도 없어. 나는 나를 무지 사랑하니까’라고 말이야 .


그리고 그 마음을 그대로 가슴에 담고 용기를 내, 네 주변에서 너를 제일 아끼고 사랑해주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가, 그분이 선생님이든 부모님이든 친구의 부모님이든 삼촌이든 이모든 말이야. 누구든 찾아가. 그리고 얘기해, “저를 도와주세요. 저는 살아야 해요.”라고, 이세상에는 너를 이유 없이 괴롭혀온 아이들보다 네 특별함을 인정해주고 너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해줄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아. 그것을 꼭 기억해주기 바래.”


이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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