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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2월 4일 월요일]
중계2001아울렛셔틀버스가 다니지 않고부터 거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몇번의 공연에서 실망을 안은 기억이 있어 공연보러도 거의 이곳엔 가지 않았던 것 같다.
오늘 보러 간 공연은 겨울방학동안 일주일에 한번씩 새로운 공연을 해준다는 전단지에서 멀티슬라이드동화를 한다기에 ?_blank'이건 가봐야지..'하고 생각했던 것.
드디어 오늘부터 시작, 제목은 까막나라에서 온 삽사리(~2월 9일까지).
책이 없어서 검색한 내용만 아이에게 일러주었다.
"세상이 온통 까만나라가 있었는데 그곳에 사는 삽사리가 불을 구해와서 세상을 밝게 해준다는 얘기야"
"엄마, 삽사리가 뭐야?"
"응, 우리나라 토종갠데, 털이 길고 눈까지 덮어서 헥헥대는 개 있어. 너 공주할머니 집에서 진실이 봤지? 진실이도 털이 눈까지 덮고 몸에도 털이 길지..그게 삽사리야"
멀티슬라이드에 대해선 지난해 피아노한마당에서 멀티슬라이드로 노란우산을 보면서 음악을 들은 적이 있어서 그런식으로 그림책을 찍어서 슬라이드로 보여주는 것인가..생각했는데 요즘 한참 얘기되는 빛그림이야기라는 것이 이거랑 같은 맥락인 것을 알았다.
멀티슬라이드 동화에 나름대로 이름을 붙인 것이 빛그림이야기라는 얘기.
강서까지 언제가서 보나..했는데 다행히도 근처에서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소극장에 들어서자 현지가 앞자리로 가더니 자기 앞에 앉은 오빠에게서 비스듬히 비껴앉아 자리를 잡는다.
"엄마랑 같이 앉아서 보자..이건 뒤에서 봐도 잘보여" "아니야, 혼자볼거야"
아이가..공연을 보러와서 이렇게 혼자 앉아본다고 한적은 처음이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의젓해진 모습에 감격은 커녕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이런..처음 어린이집에 보낼 때..그때의 시큰하던 기분이 또 다시 밀려들었다.
이야기아저씨가 나와 아이들과 인사를 하는데 옆에서 샤를로뜨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언니가 울고 있다.
'샤를로뜨..?' '푸른개?' 어쩌구 하는거 보니까..'아, 그림책 몇개를 해주는가 보구나..현지가 아는 책이라 좋아하겠네..' 생각이 들었다.
마침 현지가 엄마를 쳐다보며 손가락으로 앞을 가리킨다. 자기가 아는 얘기라는 표시이다.

첫번째 멀티슬라이드 동화 ?_blank"푸른개"가 시작되었다.
애니메이션보다는 진행이 느리고.. "생각이 쑥쑥크는 동화"처럼 페이지만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보통 그림책을 볼 때 한장 안에 들어있는 평면적인 그림이라도 가까이서 찍은 컷, 중간위치에서 찍은 것, 일부분을 찍은 것, 전체를 찍은 것으로 한장의 이미지라도 여러 시각으로 분할해서 보여주었고, 때문에 이야기의 흐름도 그림이 조금씩 움직이는 듯 자연스러웠던 것 같다.
어떤 부분에서는 그림을 흐리게 처리했다가 점점 선명해지는 식으로도 보여주어서 시간이 흐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슬라이드 넘어가는 찰칼찰칵 소리가 들리기는 했지만(역시 슬라이드는 이 소리가 매력^^) 스크린의 그림은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두명의 성우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아이들의 시선을 잡았다.
배경음악으로 흘려주는 음악도 듣기 좋았다.
숲속에서 푸른개와 검은표범이 싸울 때 흘러나오던 음악은..현지와 꾸러기음악회에서 듣고 난 후 집에 돌아와 몇번이고 다시 들으며 흥얼거렸던 케텔비의 "페르시안 시장에서"였다.
제목까지 아는 음악이 흘러나오니 얼마나 반갑던지..음악이 조금 커져서 성우의 목소리가 묻히는 듯 하기도 했지만 샤를로뜨가 푸른개의 등에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부분에서는 그 곡 중 여왕이 등장하는 음악이 잔잔히 흘러나오고 있었으니..그림과 잘 맞아 떨어지기까지 했다.

두번째 이야기 ?_blank"까막나라에서 온 삽사리"
아주 간략한 얘기는 해주었다손 치더라도 처음보는 동화여서 그런지 잘 보는 듯 하다가 내용을 잘 이해못하는 듯했다.
미리 책을 읽어주었더라면..
하긴 이렇게 보고 나중에 책으로 읽어주면 더 집중해서 잘 보게 되겠지만..
우리 악기로 연주되는 국악소리와 함께 보여지는 어두운 화면 안에 선으로 그려진 듯한 독특한 그림.
불개의 활약상은 그림의 강렬한 터치만으로도 필사적으로 보였다.
북쪽의 현무..동쪽의 청룡..서쪽의 백호..남쪽의 주작..옛돌미술관에 가서도..사물놀이이야기 책에서도 몇번 얘기해줬던 부분인데 좀 어려운 듯 하다.
하긴 이것 역시 자꾸 접하고 듣다보면 익숙해질 것이다.
어쨋든 졸음이 밀려드는 시간이어서인지 잠깐 조는 아이를 안고는 주작이 날아오르네..학들이 구름을 물고 떨어지는 불개를 받았대..불개가 나중에 삽사리로 환생한대..하면서 그림 얘기를 해주었다.
이렇게 같이 앉아서 보면 옆에서 설명도 해주고 얼마나 좋아..그걸 혼자 본다고 하더니..졸고 있어!^^:

세번째 이야기 ?_blank"팥죽할머니와 호랑이"
여기에서 해준 책은 보림에서 나온 것.
예전에 본 극단사다리 공연도 보림의 책을 바탕으로 한 것인데..집에 있는 책은 보리에서 나온 책이라 그림은 달랐지만 내용은 비슷하니 "팥죽할머니"하는 소리만으로도 반가워하는 현지.
보림에서 나온 책도 예전에 공연을 보고 난 후 서점에 들려 아이에게 읽어준 적이 있었는데 개인적으론, 읽기에는 보리에서 나온책이 직접 옛날 이야기를 해주는 구어체같아 더 정겨운 느낌이다.
현지도 익숙해서인지 보리에서 나온 그림이 더 맘에 든다고도 하고.
어쨋든 이렇게 슬라이드로 그림책을 감상하는 것도 아이들에겐 호기심도 생기고 그림책에 대한 애정도 깊어질 것 같아 좋은 취지로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집에 돌아와 며칠 전 본 "황소와 도깨비"와 오늘 본 "까막나라에서 온 삽사리"책을 주문했다.
현지는 조그맣게 나와있는 그림책 표지를 보면서 "엄마, 꺼먹나라에서 온 삽사리지"그런다.
"꺼먹나라가 아니라 까막나란대..꺼먹나라는 할머니들이 쓰는 말투같다.."
"할머니는 숟갈, 젓갈, 그러지..나는 숟가락, 젓가락..그러는대"
현지가 왕할머니 말투가 재미있나보다..가끔 "워메..워메.." 하는 것까지 따라하니 말이다.
푸른개와 팥죽할멈과 호랑이 책을 꺼내놓고는 읽어달란 소리도 않고 열심히 그림을 짚어가며 혼자 보고 있다.
그림을 넘기며 "아이구 눈이야~~아이구 손이야~~아이구 머리야~~"그러면서 연기까지 하는 모습이 개구지다.
맨날 읽어달라고만 하던 아이가 요즘은 "내가 책 읽어줄께"하면서 엄마를 앉혀놓고 얘기를 해주기도 하더니 이렇게 혼자서도 얼렁뚱땅 이야기를 맞춰가며 잘 보고 논다.
"엄마, 나 이제 다 컸으니까 내가 엄마, 무릎에 앉혀놓고 책 읽어줄께"
좋은 그림책이 선정되면, 강서라 멀긴 하지만..빛그림이야기를 한번 더 보여주고 싶다.
삼성 어린이 박물관에서도 한다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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