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무조건 학교 탓만 해요.

이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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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22

부모님이 무조건 학교 탓만 해요.

물론 일부러 마음먹고 왕따 행위를 조장하는 교사는 없겠지만, 학교 내에서 왕따 행위가 벌어지는 데에는 분명 선생인 우리의 책임이 있습니다. 하지만 왕따 행위는 교사 혼자만의 힘으로는 근절하지 못한다는 사실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교사의 힘도 중요하지만 왕따 행위를 뿌리째 뽑아버리겠다는 학교차원의 강력한 의지가 필요합니다. 교실 안에서 직접 아이들과 부딪치며 왕따를 막아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교사에게 힘을 실어줄 강력한 제도적 장치가 없다면, 선생님들의 힘과 노력만으로 사회전반에 만연한 왕따를 막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일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왕따 피해 학생 부모님의 마음속 상처와 분노를 이해하지 못하는 바가 아니라는 것은 지금까지 칼럼을 읽어온 분이라면 아시리라 믿습니다. 하지만 가해 학생의 부모든 피해 학생의 부모든 학교에 찾아와 그것도 많은 학생 앞에서 선생님에게 소리 높여 따지고 학교측은 나 몰라라 눈치만 보는 모습은, 학생들 사이에서, 선생님들이 교실 내에서 이루어지는 폭력과 왕따를 근절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교권을 한없이 떨어뜨리는 악영향을 미칠 뿐입니다.

물론 왕따 행위를 눈앞에서 보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외면한 교사들이라면 어떤 형태로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앞뒤 내막이나 교사의 노력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교사부터 공격하는 것은 왕따를 학교에서 몰아내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정부는 교사들이 학생들간의 폭력이나 따돌림을 모른척할 수 없도록 법적 책임을 제도화하고, 교사는 의무적으로라도 교실 내에서 일어나는 폭력과 왕따를 근절하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또 학교는 이런 교사의 노력을 모든 방법을 동원해 지원하고 버팀목이 되어주는 등 우리 모두의 노력이 절실합니다.

교실 안에서 벌어지는 왕따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눈물 나는 노력을 쏟았을 선생님들께서 혹시라도 피해 학생 부모의 오해로 수모를 겪고 있다면, 동료의 입장으로 따뜻한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선생님, 힘내세요!”

이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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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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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22 21:16

교실안에서 벌어지는 문제니까 교사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것은 맞는 말인것 같지만 굉장히 무책임한 말이기도 하지요. 교사에게 1차적인 훈시나 제재를 할 수 있는 권한은 있지만, 정작 그런 권한을 인정하지 않는 학교과 학부모와 아이들 사이에서 너무나도 절망적일 수 밖에 없는 위치가 되더라구요.

분명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교사들이 많은데, 그런 노력을 너무 과소평가하는 것 같아요.

이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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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23 11:22

맞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교사의 권한과 교권을 인정해 주고, 교사가 교사다울 수 있도록 뒷받침 해 주는 사회적 분위기나 시스템이 절실하다는 뜻에 저도 100퍼센트 공감합니다. 미국 학교에서 근무하며 한국에서 근무하시는 선생님들과 종종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그럴 때 마다 같은 선생님으로서 가장 속 상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던 것이 바로 한국 사회의 교권 추락이 아닐까 합니다. 선생님을 선생님으로 인정하지 않는 잘못된 사회적 분위기나 학교 제도에서도 열정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 교육에 전념하시는 선생님들께 저도 마음으로나마 응원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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