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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2월 15일 금요일]
설 연휴가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겠다.
생전 처음으로 차 안에서 8시간이나 갇혀있기도 하고..연휴가 주중을 다 차지하고 있어서 시간이 가는건지..감각도 잃어가는 듯 했다.
모처럼 일상으로 돌아온 15일..현지의 음력 생일이다.
양력 생일을 챙겨주리라 마음먹었지만 적어도 10살때까지는 음력에도 미역국은 끓여줘야한다고 해서 생일밥을 차려주고 보니..손잡고 구경이라도 나가야 할 것 같은 기분에 롯데민속박물관에서 하는 "옹고집전"을 보러 가기로 했다.
간 김에 롯데월드도 들려서 놀면 되니까 생일선물인 셈.
얼마전 이 극단의 "흥부놀부전"을 보고 왔는데 그냥 아이가 좋아할만한 정도였기에 오늘도 볼만하기만이라도 해다오..생각했다.
근데 생각보다 내용 자체가 재미있게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많아서 그런지 아이들은 깔깔대면서 옳은놈, 그른놈 가리기에 빠져들고 있었다.
엄마는 뒤에 마련된 의자에 앉았고, 현지는 다른 키큰 아이들 틈에서 머리도 보이지 않게 묻혀 아빠다리를 하고 앉아 고개를 빼고 열심히 보면서 대답 또한 열심히 한다.
꼭 제비새끼가 입을 쩍쩍 벌리는 것처럼..ㅎㅎ
공연이 다 끝나고 난 후 엄마를 찾아 두리번거리더니 "엄마~~너무너무 재밌었어요~. 나 사진찍고 피어요" 한다.
"엄마, 똥고집이 옹고집이고 옹고집도 옹고집이지~~(사또가 헷갈려하는 똥고집~옹고집 부분에서 아이들이 많이 웃었기에..)"
"그래, 옹고집이 할머니한테 불효하고 자식들한테도 못하고 욕심부려서 벌받는 얘기지"
"응..스님이 나무아미타불~이랬어. 북 두드리면서..공주할머니도 '현지 쑥쑥 크게 해주세요~' 하면서 나무아미타불~~했는데.."
"그래, 스님이 목탁 두드린거야. 시주해달라고..근데 옹고집이 스님을 막 때려서 스님이 허수아비를 옹고집하고 똑같이 만들어서 진짜 옹고집을 집에서 쫓아냈지"
"응"
"현지도 욕심부리면 현지랑 똑같이 생긴 현지가 나타나서 엄마가 '욕심부리고 말안든는 현지보다 착한 현지가 좋아요~' 하고 가짜현지랑 산다고 우리 현지를 내쫓으면 어떡하지?"
"엄마 난 말 잘들을거에요"
'엄마도 재미있게 봤단다..현지도 재미있었다니..더군다나 어떤 교훈을 주는 이야기인지 느낀 것 같아 엄마 기분이 좋네..'
책을 읽고 나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공연으로 보던..공연을 먼저 본 후 나중에 책을 읽던 간에 둘다 새로운 경험으로 인한 다른 곳으로의 지속적인 관심을 얻을 수 있기에 어느 쪽이던 의미가 있다고 본다.
마당극으로 본 내용이나..우리 전래동화는 잠들기 전 이야기를 해 줄때에도 쉽게 얘기해주고.재미있게 들을 수 있어서 아이도 무척 좋아한다.
어린이를 위한 마당극이라지만 의상이나..음향..어떤 배우의 말투는 같은 극단의 두번째 공연이긴 하지만 너무 똑같고 조금은 장난스러운 듯하기도 해서 좀 더 진지하고 세밀한 접근이 필요한 걸 느낀다.
하지만 한복이나 흥겨운 우리가락의 춤장단의 분위기는 좋은 것 같다.
오늘 본 옹고집전은 아이의 유행어를 낳았다.
"아이고~ 맞사옵니다~~~"
롯데월드에 가니 시간에 맞는 볼거리가 하나도 없어서 스케이트장만 실컷 구경하다 왔다.
그래도 밤빛에 반짝이는 불빛과 떠들석한 분위기 탓인지 그저 좋은 현지다.
현지에게 즐거운 하루였길 빌어본다..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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