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재능 2회전> 재능과 노력의 상관관계
지난 주 수학재능에 대해 열띤 토론이 있었습니다. 주장1과 주장2가 부딪혔습니다.
주장1> 수학은 아무래도 재능이 중요하고 수학재능이 많이 부족한 학생들은 상위권에 올라가기 힘들다
주장2> 세상에 노력해서 안되는 것은 별로 없으며 대학입시가 굉장히 높은 수준의 전문지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보편적 수준의 지식을 요구하므로 수능수학 정도는 누구라도 노력하면 고득점을 얻을 수 있다.
이와 관련된 글이 아직 올라오고 있으며 저도 이 문제와 연관하여 미진한 부분이 있어서 꺼져가는 불씨를 되살려 다시 토론의 주제로 제안합니다.
지난주보다 논의를 좀 더 깊이 있게 하기 위해 재능과 노력은 서로 어떤 관계에 있는가를 밝혀봅니다.
저의 글에 문제점을 지적해주신 분들의 글을 읽으면서 제가 수학의 재능부분을 지나치게 강조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았습니다.
지적 하셨듯이 노력이란 무서운 것입니다.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노력하지 않으면 좋은 성과를 얻지 못합니다. 수학에서도 노력이 재능의 부족을 메워줄 수 있다는 지적에 저도 공감합니다.
이제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다음 질문은 “노력이 부족한 재능을 얼마나 메워줄 수 있는가?” 입니다.
E그룹의 학생들은 수학재능이 거의 없기 때문에 노력으로 극복하기 힘들다고 저는 판단합니다. E그룹의 학생들은 2등급은 물론이고 5등급도 어렵습니다. 물론 이런 학생들은 아주 소수입니다. (D, E그룹 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소하신 분은 아래에 있는 <수학은 재능이다>라는 글과 그 이후 이어지는 토론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제가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특히 수학을 가르치시는 선생님들로부터 비판을 받았습니다. 저로서는 상당히 의외였습니다. 그분들은 “수학도 노력하면 된다”라고 주장하셨습니다. 물론 수학도 노력하면 실력향상이 있습니다. 하지만 재능이 너무 부족하여 수능 5등급이 불가능한 학생들이 분명 있습니다. 누구나 1,2등급 할 수 있다는 주장은 저로써는 너무나 황당하게 느껴집니다.
행여 오해가 있으실까 해서 한마디 덧붙입니다. 수학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을 폄하하고 대학진학을 포기하도록 하자는 의미가 아닙니다. 그 학생들을 생각하면 안타깝습니다. 저의 일관된 주장은 없는 재능을 아이에게 강요하지 말고 아이가 가진 재능을 발견하여 그 재능을 키워주자 입니다. 링고스타님의 자폐증 손자도 공부로 성공한 것이 아니고 며느님의 노력으로 태권도 사범이 되셨습니다.
이 글의 제목은 재능과 노력의 상관관계입니다.
우리는 자주 노력과 재능을 분리해서 노력이 중요하냐 아니면 재능이 중요하냐를 논쟁합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가 동전의 양면입니다. 노력과 재능은 어떤 경우에는 상호 상승작용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상호 하강작용을 합니다. 재능이 있으면 노력하기 쉽고 조금만 노력해도 좋은 결과가 나오고, 좋은 성과가 다시 동기부여로 이어지는 선순환 합니다. 재능이 없으면 노력하는 것이 고통이고 노력해도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으며 낙담하게 되고 그래서 노력하기가 더 힘들어집니다. 악순환입니다.
A그룹의 학생과 D그룹의 학생을 비교해 보면 재능과 노력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 명확해집니다.
어떤 학생(A)은 수학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쉽게 상위권에 도달합니다. 조금 더 공부하면 최상위권입니다. 수학이 즐겁습니다. 물론 이 학생들도 노력하지 않으면 절대 1등급 될 수 없으나 다른 학생들보다 노력하기 쉽습니다. 왜냐하면 수수께끼 풀 듯 재미있거든요. 어려운 문제에 봉착하면 도전의식도 생기고 오기도 생겨서 끝끝내 풀어냅니다. 실력향상이 빠를 수 밖에 없고 같은 시간 안에 문제를 풀어내는 양이 다릅니다.
어떤 다른 과목보다 수학은 자기 성취감을 주는 과목입니다. 도저히 풀 수 없을 것 같던 복잡한 문제를 낑낑거린 후 풀고 나면 뱃속 저 깊숙한 곳에서 탄성이 절로 튀어나옵니다. “앗싸!!!”
A학생의 노력은 즐거운 노력입니다. 결과가 좋으면 즐겁기도 하지만 “뭐야. 이 따위 문제가 나를 가로 막아!!!”라는 자신감이 수학공부를 즐겁게 합니다. 수학능력이 자신감을 만들고 자신감이 도전하도록 만듭니다. 도전하다 보면 성취감을 느끼고 수학능력과 자신감을 더 강화됩니다. 선순환 구조입니다.
D그룹의 학생은 A그룹의 학생과 정반대 방향의 길을 걷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잘 안되고, 잘 안되니 자신이 없어지고, 그래서 부딪히기 싫고 도망가고 싶고, 이런 과정이 반복됩니다. 선생님이 아무리 자상하게 설명해도 알듯말듯 합니다. 악순환입니다.
그러면 이 악순환을 종식시키는 방법이 있느냐? 유일한 방법은 수학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수학에만 집중적으로 시간투자해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거 쉽지 않습니다. 아이의 피나는 노력이 있어야 하고 다른 과목의 성적하락도 감수해야 합니다.
노력과 재능?
노력과 재능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 사례를 들어 말씀드렸습니다. 노력과 재능은 완전히 분리된 독립인자가 아닙니다. 서로 맏물려 돌아가는 연쇄작용입니다.
재능과 능력이 있으면 노력하는 것도 쉽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노력하는 것이 무척 어렵습니다.
D그룹의 학생들이 수능 3-4등급에 속하기 어렵다고 저는 주장했습니다. 저의 글에 반론을 제기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저 나름대로 고민해 보았습니다.
“D그룹학생들도 열심히 공부한다면 수능수리 2등급 가능하지 않을까?”
“그런데 얼마나 열심히 공부해야 하지?”
“매일 3시간씩 초집중해서 공부하면 물론 가능하지”
“그런데 수학만 보면 머리에 쥐가 나는 아이가 방과후 매일 3시간씩 초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나?”
“다른 공부는 어떡허지?”
“학교를 아예 때려치고 수학, 영어, 언어, 탐구공부만 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저의 머리가 점점 복잡해지는군요. 혼란스럽습니다
머리 속의 혼란을 정리하여 결론 두 개를 쓰고 질문 하나를 드립니다.
결론1. 아이의 재능을 찾아줍시다.
노력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주장은 자본주의 이데올로기 입니다. “Just do it!” “You can do it!”등의 광고 문구를 기억하시는지요? 이런 광고문구는 우리를 행복하게 해줍니다. 꿈을 가지도록 하니까요. 그리고 이 꿈이 당장 이루어지기라도 하는 느낌을 줍니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합니다. 모든 꿈이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극히 일부의 꿈만 이루어집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이루어지지 않는 꿈 많습니다. 자본주의는 우리의 삶을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자본주의에 매몰되면 우리의 정신세계는 각박해 집니다. 인본주의(Humanism)를 통해 자본주의 이데올로기의 맹점을 수정하여야 합니다.
아이에게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꿈을 주는 것은 정당합니다. 다만 아이가 노력해서 성공할 수 있는 분야에 도전하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실패할 위험성이 너무 높은 곡으로 아이를 떠밀며 “하면 된다”를 계속 되뇌어야 하나요? 공부가 아이의 재능이 아니라면 아이가 성공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찾아주는 현명한 부모가 쑥쑥의 맘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공부가 아이의 운명인지 아닌지 늦어도 중학교과정을 거치면서 판가름 납니다. 공부 한가지에만 운명을 걸면 위험성이 너무나 높습니다. 공부뿐 아니라 특기교육 1-2가지 병행해서 여차하면 특기 쪽으로 튈 수 있도록 길을 열어놓는 현명함이 필요합니다.
결론2. 입시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수학 못하면 상위권 대학(서울 약10여개 대학+지방 국립대학)에 갈 수 없는 현행 입시제도는 수학에 재능이 없거나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학생들에게는 상당히 불리한 제도입니다. 수학 때문에 고생하는 학생들을 보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외국에서도 수학이 주요과목에 속하지만 우리나라만큼 결정적 역할을 하지는 않습니다. 비켜갈 수도 있습니다. 수학이 약한 학생들에게도 대학의 문이 더 열리는 제도개편이 있어야 합니다.
질문1. 5등급 이하인 고1,2 학생을 수능 2등급 이상 (1등급이 아닙니다!!!) 무조건 이루어줄 수 있는 수학선생님이 대한민국에 있나요?
이 질문을 드리는 이유는 선생하기에 따라 아이들의 성적을 얼마든지 올려줄 수 있다는 뉘앙스의 글이 많이 올라와서 드리는 질문입니다.
5등급 이하 어떤 학생이든 2등급 이상 확실히 만들어주겠다고 자신하실 수 있는 선생님이 있습니까? 수학뿐 아닙니다. 언어선생님과 영어선생님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학생이든 1-2년 안에 수능2등급 반드시 가능하다고 자신하시는 선생님이 있으신지요? 만약 그런 분이 있으시다면 그리고 그분이 제가 소개해드리는 아이들 5명만 성공하신다면 저는 지금까지 헛살았다는 것을 인정하겠습니다. 저의 (교육)가치관 모두를 폐기처분하고 인간과 교육에 대해 새로 공부하겠습니다. (인생 헛살은 사람이 새로 공부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만은…)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덧붙이겠습니다.
D의 재능을 가진 학생이 수학 1-2등급 되기는 아주 어렵다고 보지만 C의 재능을 가진 학생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하니비님이 쓰신 <수학재능이 없는 엄마였기에…>라는 글이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부모가 상당한 수준의 능력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물론 아이도 따라주어야 합니다.
하니비님의 방법말고 제게 다른 방법이 있는데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검증되지는 않았습니다. 다음 기회에 말씀 드리겠습니다.
끝으로 한가지만 더…
쑥쑥맘님들께 도움이 되는 반론, 경험담, 비판 모두 환영합니다. 다만 저의 글에 어떤 논리적, 경험적 반론도 제시하지 않은 채 내용없는 비아냥은 사양합니다. 그 비아냥을 “반사”합니다. 게시판을 훑어보니 쑥쑥맘님들도 내용없는 감정표출 아주 싫어하시는 듯합니다.
품격있는 비꼼은 환영합니다. 품격있는 비꼼이란 이런 겁니다. 본인의 생각을 충분히 설명하신 후 “이런 저런 이유에서 당신 생각은 붕어와 닮았지.”라고 하신다면 ‘이런 저런 이유’를 다시 읽어보겠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 반박할 자신이 없으면 제가 붕어였음을 인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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