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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2월 16일 토요일]
kbs교향악단 어린이 음악회.
지난번 kbs국악관현악단의 연주회 이후 두번째다.
?_blank"만화는 우리친구"라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주제여서 반가웠다.
현지가 아는 만화라곤 ebs에서 해주는 몇개가 전부지만 아이들을 위한 노래니 좋은 시간이 될 것 같았다.
"오늘 연주회에서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만화주제가를 연주할거래. 엄마가 현지한테 자장가로 불러줬던 노래도 들을 수 있어"
예매를 안했기에 표가 없을까..불안했지만 일단 가보기도 했다.
kbs홀에 도착하니 아이들이 무척이나 많았다.
'이러다 표를 못 끊지..' 했는데 입석표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음악회에도 입석표를 파나..?' 의아했지만 1시간넘게 걸려 온 것도 그렇고 그놈의 "만화"소리에 이끌려 온 것이 아까워 입석표를 끊고 들어갔다.
이건..음악회가 아니라 시장판이었다.
매너는 물론 기본적인 질서가 깨진..이건 입석표를 샀을때부터 각오했어야 했던 일인가.
아이 울음소리..가끔 들려오는 아이들의 시끄러운 소리는 문제가 아니었다.
돌아다니며 서로 싸우고 앞에서 장난치고 아이들만 떼거지로 들여보냈는지 통제불능의 상태였을 뿐더러(입석표를 팔았기때문에 심했으리라 짐작한다) 어떤 남자는 프로그램이 끝났더라도 앵콜곡이나 다같이 부를 수 있는 시간이 있음에도 개의치않고 귀찮은 곳에 질질 끌려온 사람처럼 험악한 목소리로 "야 끝났다 빨리 나와" 이러면서 분위기까지 망쳐놓았다.
박준형이라는 사람이 대단한 사람인가? 개그맨인 것 밖에 더있나?
사회자로서 대화를 이어가는 것도 어색하고 같이 진행하는 파트너의 말을 끊기에 바쁜 사람 같아 보였고, 대본에 있는 것도 제대로 못하는 듯 했다.
kbs교향악단의 콘트라베이스 사중주가 사운드오브뮤직메들리가 연주되었는데 웅웅거리며 울리는 소리가 시끄러운 소리에 묻혀 제대로 들을 수도 없었다.
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아 그냥 스크린의 그림만 보게 했다.
'집에 가서 비디오로 보여주고 들려주면 되니까 네가 봤던 거라는 것만이라도 알아다오..' 하는 맘에서.
"현지야, 저게 마리아 언니야. 사운드오브뮤직에 저 언니하고 저기 보이는 일곱명의 아이들이 나와. 잘 봐..집에 가서 엄마가 보여줄께~"
어린이합창단이 만화노래를 부를때에는 우리가 음악회에 온 것이 아니라 칠순잔치에라도 온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율동과 의상이 한심했다.
아니..북한방송에서 본 어린이들의 율동을 보는 듯 했나? 아님, 로보트?
율동의 지나친 꾸밈이 아이들의 예쁜 목소리와 연주되는 음악을 퇴색시켰다.
"엄마, 난 저 언니들이 재미가 없어"
"그래, 노래만 불렀으면 훨씬 좋았겠다 그치?"
아주 가벼운 인상을 주는 음악회였다.
아이들을 위한 음악회이니만큼 앞으로의 문화적인 생활을 기초로 다져주기 위해서라도 기본 에티켓을 미리 말해주었어야 하지 않을까.
뮤지컬이나 오페라, 발레 같은 경우는 공연 도중 감동을 받거나 하면 박수를 쳐도 괜찮지만 음악회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오늘 연주처럼 비발디의 사계중 봄의 1,2,3악장을 연주하는 경우 1악장이 끝나면 박수를 치는 것이 아니라 3악장까지 모두 끝나고 박수를 쳤어야 하는 것이다.
1악장이 끝나고 사람들이 박수를 치니 앞에서 연주하시던 분이 손을 내저으며 박수를 치지 말라는 신호를 보낼 정도였다.
나도 문외한이라 로댕갤러리에서 예전에 들어서 알게 된 상식이었는데..어린이들에게 미리 이런 얘기를 해주었더라면 도움도 되고 하나씩 기본예의에 대해 알게되는 기회가 되지 않았을까.
"엄마는 음악회가 너무 재미 없었어. 다음엔 로댕갤러리로 음악회 보러 가자. 현지는 어땠니?"
"난 재미있어. 근데 로댕갤러리보다 꾸러기 음악회가 더 좋아."
오늘 일로 뼈저리게 느낀 점은 앞으론 예매를 하지 않는 실수는 하지 않으리란 것.
그리고 입석표를 파는 공연을 절대 보지 않겠다는 것이다.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앵콜공연을 한다는 말을 듣는 순간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만화"를 주제로 한 것은 돈벌이 하기에 좋은 명분이다 싶었다.
아이가 좋아하면 그만이다..라는 마음을 갖기엔 너무 형편없었기에..그런 곳에 가서 뭘 배울 수 있을까..단순한..순간의 재미가 전부였을 것이라 확신한다.
배울게 없는..느낌을 받고 감동을 받을 수 없는 공연이었기에 허탈한 하루였다.
"치키치키차카차카초초초...달려라~~하니~~아기공룡 둘~리~~"
현지는 노래가 그새 귀에 익었는지 엄마 손을 잡고 계속 흥얼거린다..
뒤에 낮아있던 어떤분이 한 말이 생각난다.
"이렇게 엉망인 음악회는 처음이야."
'그래요..나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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