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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한 엄마

  • 서로맘
  • |
  • 2002-04-04
0

1!@#$첫 날. 1. 요즘 학교서 대회가 있다고 했다. 전교생이 참여하는 것인데 아이들이 하고 싶은 종목을 선택해서 하는 것이다. 오늘은 무슨 만들기 대회란다. 학교서 급식을 하면 (빨리 먹는 날은) 12시 30분쯤 집에 오는 데, 영어학원에도 가야하고 아이의 친구들과의 모임도 있는 날이니까 적어도 3시까지는 다 마치고 와야 할텐데....설마 그 시각까지는 하겠지. ...헉, 3시가 다 되었다. 아직 올 기미가 안 보인다. 학교에 가 볼까? 아니야....오겠지. 아니지. 아이가 넘 늦으면 기사 아저씨께도 전화해야 하는 데, 대회가 어떻게 되어 가는 지 알 수가 있어야지. 안되겠다. 일단 가보는 수 밖에... 급하게 나오느라 머리도 엉망이고 옷차림도 엉망이지만 할 수 없다. 쭈뼛거리며 교실로 가 보니 아무도 없다. 옆 교실에 있나? 그렇군. 벌써 다 만든 아이들은 작품을 앞에다 제출하고 간 모양이다. 아이들만 있고 엄마들은 한 명도 없다.... 복도를 오가는 (교실에 벽이 없음) 선생님들과 눈 인사를 했다. 내 아이와 다른 서너명의 아이들은 만들기가 잘 안되는지 낑낑대고 있다. 내 아이가 한 것을 보니, 헉......오늘 안으로 하기엔 어림도 없겠구만! "이거 언제 다 할래? 그냥 갈까?" 했더니, "다 할꺼야."한다. 어떡하나...영어 학원이 문제가 아니라 아무래도 교실에서 밤 새우게 생겼다. 기사 아저씨께 전화를 하는 데 아이들한테 방해 될까봐 입 막고 조용히 했다. 이런거 엄마가 해 주면 안된다 싶어서 처음엔 아이가 하는 걸 가만히 옆에서 지켜봤는 데, 보다 보니까 어? 재밌게 보인다. ....어느새 나는 교실 바닥에 앉아서 아이 것을 하고 있다. 선생님들이 또 지나간다. 이젠 인사할 시간도 없다. 이거 재밌는 걸! 에고...망쳤다. 다시 해야지!....뭐가 어떻게 된거야? 되게 어렵네. 돌아 보니 아이가 없어졌다. 이런~ 친구와 놀구 있다니... "이리와서 빨랑 이거 해야지." 아이를 불러와서 같이 하는 데 옆의 다른 아이가 속수 무책인지 급기야 울고 있다. 도와 주고 싶지만 시간이 없다. 얘야, 미안하구나. 아줌마도 못하고 있단다. 먼저 만든 쟤네들은 어제 다 해보고 왔다고 하는데, 난 또 대회라니까 미리 하면 안되는 줄 알고 손도 못대고 가게 했다.....이런 걸 처음 해보는 아이들이 제한시간 안에 한다는 건 무리다!! 이래저래 대충 만들고 서둘러 아이와 학교를 나오는 바람에 다음 약속시간에 간신히 맞추게 되었다. 2. 잘 만드는 아이들은 벌써 집에 갔는 데 그거 하나 못해 가지고 몸살을 하는 아이들이 아직도 교실에 있다. 만들기 첨 해보나....쯧쯔...제한 시간이 3시까지지만 아무래도 더 걸릴 듯 하다. 어? 저 엄만 뭐야? 저런 차림으로 학교엘 오다니....화장은 커녕 세수도 안 한 얼굴에 옷도 무슨 잠옷 같은 걸 입고 왔다. 완전히 쓰레기 버리러 왔다가 학교에 들른 모양새다. 매너가 없기는.....기본이 안 되었다니까. 학교를 뭘로 보는거야? 아까 부터 교실 앞에서 기웃거리더니 이제보니 아예 들어와서 바닥에 철퍼덕 앉아 있네. 아니, 만들기를 아이들이 하는 거지, 엄마가 하나? 옆에서 우는 아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아이것만 만드느냐고 정신이 없어요, 없어... 아이들 만들기 하는 데 왔다갔다 하면서 정신없게 하더니 이젠 핸드폰 들고 전화까지 하고...여기가 자기 집인가? 저러니까 엄마들이 욕먹는 거라니깐. 뻑하면 학교에 와서는 자기 집인지 학교인지 분간을 못하고 아이 하는 일에 일일이 간섭하고 자기가 다 해주고 시끄럽게 전화하고...저러니 애들 교육이 되나? 암튼 저 엄마도 참 한심한 엄마야. 둘쨋날. 1. 오늘 잡지사 기자를 만나기로 했는 데 시어머님이 아이를 데려 가란다. 이런 기회도 어쩌면 평생에 몇 번 없을텐데 섭섭하지 않냐고... "글쎄...아이가 좋아할까요? 어제 물어 보니까 안 간다던데" "하든 안 하든 다시 한번 물어나 보고 오렴.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하신다.....에궁. 그나저나 오늘 또 학교를 가야하다니....머리도 좀 만지고 옷도 봄 옷을 꺼내 입었다. 학교에 들어가지 말고 앞에서 기다려야지.... 헉! 교문 앞에서 기다린 지 1시간이 지났는 데 아이가 안 나타난다. 지나가는 아이 친구에게 물어보니까, "저는요, 조금 달라고 해서 금방 먹었는데요, 걔는요, 그런 말 안해가지고요, 그거 다 먹고 있느라고 지금도 먹고 있어요" 한다. 맙소사! 약속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 할 수 없다.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으니 아이를 만나러 식당에 가는 수 밖에. 식당에 가니 아이들과 선생님들만 있다. 엄마들은 한 명도 없다. 어제도 그랬는 데... 이제 낯이 익은 선생님들 눈초리가 심상치 않다. 식당 앞에서 좀 두리번 거리다가 아이를 발견!, 밥 먹는 아이들과 부딪힐까 조심하면서 아이에게로 갔다. "무슨 밥을 하루 종일 먹니?" 속상한 마음에 아이에게 재촉을 했다. 기자 만나러 같이 가겠냐고 했더니, 간단다...어제는 안간다더니!! 다른 것은 싹싹 다 먹고는 국이 맛이 없다고 국물 쬐끔 남은 걸 못 먹고 여태 낑낑대고 있었던 것이다. 덜 먹어도 될텐데....끄응~ 아이가 할 수 없이 억지로 국을 마시고 식당을 나선다. 2. 저 엄마 오늘 또 왔다. 어제는 파자마 차림으로 오더니 오늘은 어디를 행차하시는 지 정장을 쫙~ 빼입고 얼굴엔 아주 떡칠을 했다. 머리는 풍선을 달아 놓은 것 처럼 부풀리고....한손에 자동차 키인지 아파트 열쇠인지를 달랑 거리고 있고 다른 한 손엔 시커먼 선그래스를 들고 까딱까딱 흔들거리며 나타났다. 상당히 할 일이 없거나 쓸데없이 바쁜 엄마의 전형으로 보인다. 이젠 아주 매일매일 등교를 하시는구만! 어제는 만들기를 자기가 다 해 주더니, 오늘은 아주 식당까지 와서 아이를 간섭한다. 엄마들은 식당에 오지 않는 건 줄 모르나? 저 엄마 아주 안하무인이네.... 게다가 아이들 사이를 헤집고 가더니, 밥 잘 먹고 있던 자기 아이에게 뭐라고 뭐라고 소리를 해댄다. 아이 표정이 울상이다. 밥 먹다 말고 중간에 일어서는 것 같다. 저래 가지고 밥이 목으로 넘어갈까....정말 못 말리는 엄마구만! 저 엄마가 집에서 아이에게 어떻게 할 지는 안 봐도 훤하다. 아이를 달달 들들 볶고, 하루가 멀다하고 뻔질나게 학교 드나들고, 담임 선생님한테도 이래저래 주문이 많겠지. 저런 엄마, 정말 한심하다!! ********* 1은 저의 입장이고, 2는 선생님의 입장에서 쓴 것입니다. 어제 오늘의 제 행동을 지켜보고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을 선생님이 계실 법해서 한번 써 봤습니다. 저를 이렇게 생각하신다 해도, 제가 할 말은 없게 생겼군요.....ㅠ.ㅠ 같은 행동이라고 해도, 하는 사람과 보는 보는 사람의 시각이 전혀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02.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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