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에 어울리지 않을지 모르는 글이지만, 함께 나누고 싶어서 글 올립니다.
저는 부산에 살고있고, 남편은 학교교사입니다.
어제 한 통의 전화가 왔었습니다. 예전에 남편이 담임을 하였던 학생의 학부모인데 남편에게 주례를
부탁하였습니다. 남편은 아직 50살도 안 됐는데 어떻게 주례를 하냐며 정중히 거절하더군요
갑자기 궁금해져서 남편에게 어떤 학생인지 물어보았습니다.
그러니 벌써 15년이 된 일이네요
그 학부모는 남편이 맡았던 반의 반장의 어머니랍니다. 그 어머니가 반을 위하여 무언가를 꼭 하고싶다
하여서, 남편이 도시락을 싸 오지 못하는 학생(소년 가장이었습니다) 의 도시락을 부탁하였더랍니다.
그 어머니는 흔쾌히 승락하셨고, 도시락을 싸 주셨답니다. 그리고 그 반장은 도시락을 상담실로 갔다 놓았고
그 학생은 상담실로 와서 남편에게 도시락을 받아 갔답니다. 다행히 두 아이가 2-3학년동안 같은 반이어서
2년동안 도시락 배달은 이어졌고요, 그리고 준 아이도, 받았던 아이도, 도시락이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갔는
지 몰랐답니다. 이제 그 반장이 자라서 장가를 가는 거죠. 그 반장은 부산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현대 자동차
에서 근무하고, 소년 가장이었던 그 학생은 부산전자공고를 나와서 현재 삼성전자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하더군
요. 사람들은 1%의 사람들이 전 국민을 먹여살리니 하는 그런말을 하지만 저는 그 반장이나, 정말 자기 아이
도시락도 싸기 귀찮은데, 2년간이나 정성껏 다른 학생의 도시락을 싸준 그런 어머니 때문에 사회는 지탱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그 학생이 2년동안 점심을 굶으면 학교를 다녔다면 어땠을까요? 세상을 어떻게
바라 봤을까요? 남편은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급식을 실시했기
때문이랍니다, 한 학교의 모든 학생이 한솥밥을 먹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랍니다. 같은 반찬을 먹기 때문에
빈부차가 나지 않습니다. 물론 어떤 분들은 각자의 다양한 욕구의 말살이라고 욕할 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남편은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공짜로 밥 먹을 수 있는 학생들을 늘였기 때문이랍니다
적어도 한 반에 몇 명은 급식비가 지원된답니다.
남편과 그 아이들 이야길 하며 세상은 그래도 살 만하고 웃음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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