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저냥 좀 접으려 맘먹었더랬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끝내기는 너무 아깝네요. 우리 아이 지금 22개월이구요. 지금까지는 책 좋아하는 아이, 열심히 책 읽어주면서 영어그림책 병행한 것 밖에는 없었는데 이제 조금 한계를 느낍니다. 우리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면서 상대적으로 영어란 놈이 걸리적거리더라구요. 포기하려고 했는데 아이가 아닌 엄마인 제가 말이죠. 영어그림책 정도 읽어주는 건 몰라도 아이랑 쏴ㄹ라쏴ㄹ라~ 영어라뉘... 내 인생에 없던 오바다 싶어서... ㅡ.ㅡ 쑥쑥와서 밤새 맘 다잡고 사기충전해서 잠든 날은 왠일인지 그 다음날, 더더욱 아이와 놀아주는 게 힘들더라구요. 부담감에... 스트레스에... 그래서 접을려고 했었는데... 한번 더 도전하기로 맘먹었습니다. 이 인간... 그다지 머리가 나쁜 것 같지는 않으나 저 역시 마무리가 안되는 인생인지라 물론 아이 키우는 재미 흠뻑 느끼며 살고는 있으나,,, 삶이 좀 싸구려 비닐봉다리같다는 생각에 요즘 쓸쓸해지기도 하는 겨울이었는데... 내가 시작하는 건 아이를 위한 영어였지만 끝은 내 삶을 한층 더 업글시키는 영어가 아닐지 감히 기대해봅니다. 영어 잘해서 돈을 더 벌어보겠습니까? 이 나이에 다국적 애인을 만들어보겠습니까? 그냥저냥 바라는 것은 아끼고 아껴서 부은 적금같은 거 타서 벼르던 세계배낭여행 아이 손잡고 다닐 때 적어도 영어 하나는 딸래미나 저나 자유롭게 구사해서 한치 눈치보는 거 없고 거리낌없이 넓은 세상 구경하며 얘기할 수 있는 그런 사치를 꿈꿉니다. 아이 하나 키우는 거 헉헉대면서 아이 하나 목매다시피 바라보면서 아이 하나때문에 하루하루를 저당잡혀 살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꿈틀꿈틀 덕지덕지 나를 휘감고 있는 아이에 대한 이 씁쓸한 욕심... ㅡ.ㅡ 그 허물을 벗고 또 벗고 다 내던지고 마지막 남은 살점 하나가 이것입니다. 넓은 세상 넓은 눈으로 넓은 마음으로 바라보면서 살면 좋겠다. 뭐가 되든 뭐가 안되든 상관없다. 아이야~ 엄마가 밤새 니 영어로 치열하게 고민하며 치열하게 싸우는 이유는 니 영어가 사실은 내 영어이기 때문이다. 내가 미뤄두고 미뤄둔 숙제이며 적어도 너는 나이 서른넘어 나처럼 까짓 영어정도에 치이며 살지 않았음 좋겠다. 까짓 영어정도에 말이다. 흑흑... 그냥 마시고 싶을 때 꿀꺽꿀꺽 마시는 물이였으면 좋겠구 입고 싶을 때 탁탁 털어입는 청바지였으면 좋겠다. 까짓 입을 청바지 한벌은 없어도 사나 때로 영어는 너에게 너무 고통스러운 목마름이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 사실 지금 당장 급한 건 니 영어가 아니라 내 영어이기에... 등이 시린 새벽 두툼한 양말 껴신고 떨면서 이곳에 와서 이렇게 밤을 샌다. 그런데 참 이상하지? 한창 젊을 때 미래를 위해서 치열하게 뭔가를 바쳐야만 했던 그때는 없었던 설레임이 지금은 있다. 지금 내가 목숨(?)걸고자하는 영어는 사랑하는 너와 함께 하는 작은 놀이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가꿔갈 특별한 교감은 까짓 토익점수같은 걸로는 대변되지 않으리라... 이 엄마는 상상한다. 너와 함께 거닐 유럽의 거리를 그때 이 엄마가 꿈춰둔 구름과자 한개피 폼잡고 피워도 아빠한테 이르지 말거라. 아이야... 이럴 때 말이야... 이 엄마가 영어가 안되면 기껏 세운 똥폼 망가지는 건 유도 아니잖냐. ㅡ.ㅡ 까짓 영어... 한번 맘잡고 시작해보자. 일단 엄마는 리앤지님 바지가랭이를 좀 붙잡아야겠다. 헬로우~ 하이~방에서 쇼부를 좀 봐야쓰겄다... 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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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굼한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