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미래직업>
카라님이 아이들의 미래 직업과 관련하여 토론하는 좋은 제안을 해 주셨습니다. 8월 12일 초게에 글을 올리셨는데 벌써 뒷장으로 넘어가 버리고 <댓글 이벤트>도 끝나 버렸습니다. 파장분위기였는데 주울님과 하니비님이 중게에 토론을 이어가시는군요. 저도 글 하나를 보태면서 토론이 더 활발해지기를 기대합니다.
우리의 하루는 일로 시작해서 일로 끝납니다. 일은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핵심입니다. 일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기도 하고, 일이 꼬이면 우리를 아주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합니다. 일은 나의 자부심을 키워주기도 하지만 나를 한없이 초라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일은 우리를 뭉치게 하기도 하고 일 때문에 우리는 반목하기도 합니다. 일은 행복이 될 수도 있고 악몽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올림픽에서 혼신의 힘을 쏟는 젊은이들을 보며 우리 모두에게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한번 더 느끼게 됩니다.
그만큼 일은 우리에게 중요합니다. 따라서 부모라면 내 아이가 나중에 어떤 직업을 가지고 어떤 일을 하면 행복해질까?를 생각하게 됩니다.
직업이 나에게 행복을 주려면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우선 경제적으로 가족이 생활하기에 힘들지 않은 정도의 수입은 되어야 합니다. 가능한 자신이 하는 일에 재미를 느끼고 자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미래전망이 있어야 합니다. 가능한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직업은 일입니다. 하루 8-12시간 매달리는 생업입니다. 생업이 지겹고 힘들면 인생이 고통스럽습니다. 일을 즐겁게 한다면 가장 바람 직하지만 적어도 일이 고통이어서는 곤란합니다. 일이 고통이면 능력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재미를 느끼면 전혀 예상치 못했던 성과도 이룰 수 있습니다.
우리아이에게 어떤 직업을 추천할까? 첫번째 기준은 우리아이가 만족하며 생활할 수 있는 직업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직업은 아이가 만족하며 생활할 수 있을 정도의 수입을 가져다 주어야 합니다. 우리는 아이의 미래직업을 생각할 때 아이에게 적합한가 보다 사회적 인식을 더 많이 생각합니다.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기피합니다. 직업의 귀천을 따지는 오랜 전통이 우리의 핏속에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부모는 아이에게 최후의 보호막이 되어줄 수도 있고 동시에 아이에게 최대의 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부당한 도전에 부모는 앞서서 아이를 보호해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 세상의 가장 부당한 일을 부모가 앞장서서 자녀에게 요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직업에 대한 귀천을 부모가 따지지 않는다면 자녀에게 권할 수 있는 직업도 많아질 것입니다.
20년 전에 유망직업을 얘기할 때 유일한 기준은 사회적 성공(=출세)이었습니다. 돈을 굉장히 많이 벌거나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르는 것이었습니다. IMF이전에 우리 사회는 그야말로 격변 그 자체였습니다. 일확천금이 가능했고 하루 아침에 쪽박 차는 일도 비일비재했습니다. IMF이후 사회시스템이 재편되었습니다. 위험부담보다는 안전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젊은이들의 직장선택도 이러한 경향을 반영합니다. 30년 전에는 비인기 직업이었던 교사가 언제부턴가 인기 직업이 되었습니다. 사기업보다 공기업을 선호하는 젊은이들도 많습니다.
실버산업이 가장 확실한 미래산업입니다.
지난 60년간 우리사회는 굉장한 변화를 겪었고 앞으로도 계속 변해 갈 것입니다. 시대 변화에 따라 인기 있는 직업도 바뀝니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이전에는 아무도 중국어가 많이 필요하게 될 거라고 생각지 못했습니다. 80년대 중반까지 컴퓨터를 본 적도 없었습니다. 따라서 컴퓨터나 인터넷과 연관된 직업은 상상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 당시 우리나라는 지금보다 훨씬 심한 우물 안 개구리여서 정보화 시대에 대한 상상력이 부족하였습니다. 90년대 이후에 386세대들이 맨몸을 던져서 정보화시대를 이끌었습니다. 그러면 앞으로 무엇이 얼마나 바뀔까요?
앞으로 10-20년 후에 확실히 변하는 것이 있습니다. 인구구성비가 달라집니다. 베이비 붐 세대들이 노년층이 되어 노년인구가 크게 증가하게 되지요. 따라서 의료분야와 복지분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게 됩니다. 실버산업이 가장 확실한 미래산업입니다. 이 분야에 주목해서 자녀를 지금부터 준비시키시면 일자리는 분명 많이 생깁니다.
반면 교육은 사양산업이 됩니다. 경쟁력 없으면 살아남기 힘들게 됩니다. 그 대신 외국인 노동자의 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그들을 한국사회에 동화시키려는 노력과 프로그램이 많아지게 됩니다. 외국인 대상 한국어 교사의 수요가 많아집니다.
가업이 자녀의 가장 확실한 미래직업일 수도…
미래에 유망한 직업에 관해 언론에서도 많이 보도하지만 어느 하나 쉬운 직업은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일본만해도 가업을 물려받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에는 왜 아주 드물까? 우리나라 산업은 대기업 위주로 짜여져 있어서 물려줄 만한 자영업과 중소기업이 많지 않아서일까? 요즘 많이 나아졌지만 자신이 하는 일은 천하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자녀에게 권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세상은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만족할 만한 좋은 직업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전망이 아주 어둡지만 않다면 자영업을 하시는 부모님은 가업을 물려주는 것도 좋습니다. 부모님이 평생 쌓은 노하우를 고스란히 물려 받을 수 있습니다. 인맥이나 고객까지 물려 받는다면 더 없이 좋은 위치에서 인생을 출발할 수 있습니다. 실직 걱정할 필요 없고 상사 눈치 볼 필요도 없으니 맘 편하게 살기에는 더 없이 좋지요. 우리나라 자영업은 대부분 치열한 생존경쟁의 최전방에 서 있어야 하니 몸은 결코 편하지 않겠네요. 자기계발도 게을리 해서는 안되겠지요. 3대가 음식점을 하는 집이라면 꼭 먹어보고 싶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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