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돌림을 당하는 아이의 부모님께 어떻게 말씀 드리죠?
어느 부모든 자신의 자녀가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 분노하거나 속상한 마음을 가누기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학교나 교사가 부모의 부정적인 반응을 우려해 학교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왕따 행위를 숨긴다면, 부모로서 당연히 가지는 자신의 자녀에 대해 알 권리를 빼앗는 것 같은 처사가 아닐까 합니다.
학생이 학교에서 생활하는 동안 안전한 환경에서 공부하고 지낼 수 있도록 돕는 책임은 학교 한쪽에만 있지 않습니다. 부모 또한 일정 부분 책임을 나누어 지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이는 가해 학생의 부모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오랜 시간 학교에서 일한 만큼 부모와 대면하는 일 자체가 선생님들에게 때로는 부담스럽고 피곤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압니다. 특히 이렇게 부모에게 아이에 대한 부정적인 소식을 전하는 일은 더더욱 쉽지 않습니다.

왕따를 당하는 아이의 부모에게 사실을 전하고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를 묻는 질문에, 사실 이렇게 전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라는 정답을 내놓기는 어렵습니다.
제 경우에는 부모님과 대화를 나눌 때 항상 최대한 솔직하게 있는 그래도 말하되, 부드러운 어조로 접근하려 노력합니다. 단순하게 자녀가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통보하는데 그치지 않고, 사실을 알림과 동시에 앞으로의 대처 방안 등에 대해 의논하고 도움을 청함으로써, 부모님을 문제 해결에 없어서는 안될 동반자로 참여시키는 노력을 기울입니다.
“00 어머님, 00학교의 이원진 선생입니다. 안녕하시죠? 00에 관해서 의논드릴 일 있어 전화 드렸습니다. 요즘 00가 다른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가끔 친구문제로 힘들어하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어서요. 혹시 00가 집에서 부모님께 학교에서 이런 어려운 일이 있다고 말씀 드린 적은 없는지요. 만약 문제가 있다면 00가 좀더 편하게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부모님과 제가 같이 할 수 있는 일들이 없을까 의논도 드리고, 부모님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해서요.”

이렇게 문제 자체에 대한 언급을 가능한 줄이고 부모에게 의논을 청하는 데 비중을 두는 화법으로 전달하면, 학교 선생님의 전화를 받고 혹시 우리 아이에게 큰문제가 생긴 것은 아닐까 놀란 부모의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고, 부모를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때 부모가 아이와 왕따 문제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면, 가정에서 쉽게 감지할 수 있는 몇 가지 신호를 알려주는 등 문제를 대하는 접근 방법에 관해 의견을 나누면서 부모와 협력관계를 쌓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제 경험으로 볼 때, 전화상으로는 간단하게 대화를 마치고 실제 깊은 이야기나 자세한 의논은 부모와 직접 만나 나누는 편이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학생을 걱정하는 진정을 담아 다가간다면 많은 부모가 자기 자녀에게 도움을 주려는 선생님에게 고마워하여 마음을 열고, 선생님을 함께 의논해 나갈 상대로 대하게 될 것입니다.
이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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