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셀님, 다이어리 아짐 중에서 성공하지 못한 저같은 아짐도 있답니다. 저도 한동안은 아이 영어에 매달려 영어책도 많이 읽어주고 남편 비웃음(?) 참아가며 집에서나마 안되는 실력으로 생활영어를 써주고 했던 날들이 있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한글의 바다에 푹 빠져버린 아이가 영어를 거부하기 시작하면서 뭐든 강요하거나, 무리하게 들이밀기를 싫어하는 저는 그 때부터 자연스레 우리말을 파고 들기 시작했답니다. 아이가 읽고 싶어하는 우리말 책만 디립따 읽어준 것은 물론 영어, 우리말 둘 다를 잡겠다며 줄줄이 dvd로 들여놓은 까이유, 리틀베어, 티모시네 유치원 이런 것들을 줄창 우리말로만 보겠다고 해도 그려려니 했구요. 으악.... 심지어는 비트윈 더 라이온즈까지... 결과는요? 당근 아이가 영어를 잘 하지는 않습니다. 요즘처럼 어린 나이에 영어를 잘하는 아이들이 많은 시대에 우리 아이는 정말 못하는 축에 끼일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한번도 걱정한다거나 조급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답니다.(진짜루우...) 언젠간, 아이가 영어를 다시 하고 싶어할 때가 올 것이고, 자기가 정말 해야겠다 생각하고 열심히 하기 시작하면 그땐 진짜 잘 할 수 있을거다 라는 믿음 때문이지요. 그런데 정말로요, 그렇게 반년 넘게 보냈더니 요즘은 자기가 본 한글책들을 영어 비디오로 보면서 "엄마, 영어가 좋아지기 시작해요"라며 조금씩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최근엔 '괴물들이 사는 나라' 비디오를 봤는데, 거기에 함께 들어있던 '깊은 밤 부엌에서' 책을 보더니 (실은 이 책을 제가 별로 안 좋아해서 아주 오래 전에 한번 읽고 떠들어보지도 않았는데...) "어 in the night chicken이네" 해서 박장대소를 하기도 했답니다... 푸핫... 키친이 아니고 치킨이라니... 그래도 대견하더군요. 비디오를 보며 그걸 들어내다니... 또 역시 자기가 본 한글책의 영어 테잎을 들으면서는 제가 특별히 해석을 해주거나 하지 않았는데도, 내용을 다 짚어내고 이해하는가 하면 테잎에서 나오는 발음들을 그대로 따라하기도 하구요, 자기가 자주 듣는 영어 노래를 내킬 때마다 흥얼거리며 불러제끼는 것은 일상사가 됐습니다. 어릴 적 한참 좋아하던 영어 동화책들을 뽑아와 읽어달라 하는 횟수도 차츰 늘기 시작했구요. 저는요, "그냥 자연스레, 물 흐르듯, 천천히 하다보면, 가랑비에 속옷 젖듯 다 된다" 라는 믿음을 가진 사람입니다. 원래 성향도 그랬는데, 아이가 자라는 걸 보면서 더더욱 스스로 다짐하게 되더군요. 다시 한번 부연하면, 지금 당장 아이가 영어에 뛰어난 능력을 보이진 않지만 전 우리 아이가 앞으로 영어로 의사소통하는데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전혀 없답니다. ㅋㅋ... 제가 영어를 잘해서 아이도 잘할거라 믿는 게 아니랍니다. 제 영어실력 역시 너무 형편없어 정말 부끄러울 정도지요. 단지, 앞으로 20년이란 긴 시간 동안 정말 가랑비에 젓듯 영어에 젖어갈 아이들이기에, 우리처럼 중학교 들어가서야 겨우 알파벳을 알았던 사람들과는 다른 세대일 것이기에, 적어도 우리보다는 희망이 있다고 보는거지요. 우리가 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려는 걸까요? 어려서 영어를 잘 하는게 목적이 아닌 정말 사회에서 영어로 의사소통해야 할 때 불편함 없이 얘기하고 영어로 말을 못해 힘들 일 없게 만들어주고 싶어서이겠지요. 그런 목적을 두고 볼 때 영어는 그야말로 장기전이라 봅니다. 그리고 장기전에서는 꾸준히, 성실하게 하는 자가 승리할거라 믿구요. 아이와 함께 앞으로 20년 정도를 꾸준히, 성실하게 하겠다는 마음가짐 하나만으로 전 아이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 버렸습니다. ㅋㅋ, 미셀맘님이 성공한 다이어리 아짐들이라 하신 얘기에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는 얘길 하려다 여기까지 와버렸네요. 그냥, 다들 성공했는데, 나는 왜 이럴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듯하야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 지금 성공과 거리가 먼 것 같아도 그게 훗날의 성공과도 거리가 먼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답니다. 경험해보지도 어찌 그리 확신하냐 물으시거든... 음...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정말 절실하게 꾸지 않기 때문에 이루어지지 않을 뿐" 이란 제가 가장 절절히 느끼면서, 좋아하는 문구로 대신하고 싶네요.


쑥쑥몰
체험이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