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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3월 7일 목요일]
공연 볼게 별로 없어서일까..전시회를 자주 찾게 된다.
아니, 봄이 와서 그런지 볼만한 전시가 쏟아져 나와 자꾸 오게 되는 모양이다.
인사아트센터에서 오늘부터 새 전시(무료관람)를 오픈했다.
원래 내가 계획한 전시는 "손문자"展이었는데 인사아트센터 지하에서 다른 전시가 있어 들어갔더니 온통 연두빛의 싱그러운 빛이 감도는 "양태모"展이 같이 오픈한 것.
제 1 전시실(지하1층)의 "양태모 - 자연"展(~3월 12일 화요일)
변형된 형태의 반복적 집약과 부드럽고 섬세한 선과 색채의 조합을 통해 근원적 생명에 대한 질서의 회복을 추구하고 있는 작가의 작품은 초록, 갈색, 노랑, 유백색이 중심이 된 맑고 따뜻한 색채의 대비를 통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의 향기가 짙게 느껴지는 시각적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미술평론가 장영준의 글 中
온통 연두빛이었다.
가벼운 듯 산뜻한 연두빛이었지만 두꺼운 듯한 질감때문에 자연의 깊이가 느껴졌다고나 할까..
더군다나 모든 작품에 반짝이를 뿌렸는지 연두빛이 봄에 돋아난 새싹처럼 싱그럽게 빛나고 있었다.
이 반추상적인..어떤 것은 아예 추상적이긴 했지만 색빛 만으로도 자연을 느낌을 받을 수 있었기에 현지의 환해지는 모습을 느낄수 있었다.
"어머, 현지야~ 봄이라 새싹들도 돋아나고 날씨도 따뜻해지는 그림인가봐. 이 아저씨는 동그라미를 좋아하나보다. 작품마다 동그라미 세개씩을 그려넣었네~"
"현지야, 이 동그라미는 나무의 나이테를 표현하고 있나보다..현지도 나이테 봤지? 나무가 한살 먹을때마다 나이테가 하나씩 늘어나는거잖아."(주제가 자연이라니 나 혼자 자연과 연관지어 해석하며 )
그리고 팜플렛을 펼쳐서 걸려있는 작품을 작업하는 과정이 나와있는 사진을 보여주며 "이렇게 큰 페인트 붓으로 이 부분을 그렸구나. 아저씨가 어떻게 작품을 그렸는지 알고보니까 더 재미있다~"하니 열심히 들춰가며 다른 작품들이 나와있는지 찾아보기 시작한다.
이렇게 팜플렛을 손에 잡기라도 하면 전시를 보는 태도도 훨씬 좋아지고 관심을 더 많이 갖게 되는 것 같다.
땅에 돋아난 새싹들 수세기, 추상화를 보면서 자기생각 말하기(뭐처럼 보이나~), 작품마다 공통점 찾기(동그라미 세개가 그려져 있거나 구리빛 선이 그려져 있는 것 등)를 하면서 산뜻한 전시관람을 할 수 있었다.
작품이 너무 맘에 들어 팜플렛을 구입했는데 작품의 느낌을 그대로 받을 수 없어서 안타까웠다.
해리포터에서 나왔던 것처럼 영상으로 만든 팜플렛같은 것이 있었다면 바랄게 없을텐데..꿈같은 얘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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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전시실의 "손문자 - 길(The Way)"展(~3월 12일 화요일)
그는 표현형식에서 전통적인 회화의 조형원리인 원근법을 배제하기도 한다.
단순한 면과 색채로서 형태의 본질을 비유 속에 일치시키며 성스럽게 주제를 꽃피워낸다.
그래서 점, 선, 면, 색과 같은 순수 조형요소와 색채를 섞어 격조있게 구성하는 특기는 그의 회화의 가장 큰 매력으로 읽혀진다.....특별히 타원형과 반타원형으로 처리된 사람의 얼굴, 그 제 각각으로 살아있는 표정과 입체적 자세들이 그의 그림이 지향하고 있는 온화함과 포근함으로 대변되는 평안함을 가져다준다.
-미술평론가 김종근의 글 中
제 1전시실의 느낌이 파릇파릇한 느낌이었다면 이곳의 느낌은 이제 봄이 한창인 온화하고 따뜻한 느낌이었다.
컬러 뿐 아니라 둥글둥글한 원형으로 이루어진 작품들이어서 더 그렇게 느껴졌다.
대부분 사람의 모습을 통해 표현한 것 같은 반추상 작품이었는데 제목과 연관지으며 사람을 찾아봐도 잘 안찾아질 정도인 "동방박사 세사람"이란 작품에서는 내가 두명밖에 못찾으니까 현지가 나머지 사람까지 찾아주면서 세명이라고 얘기한다.
"엄마, 이건 똑같아. 두개가 똑같은데 하나는 파란색이고 하나는 빨간색이야"
"부부"라는 그림인데 색만 다르다.
"현지는 파란색 옷 입었으니까 이건 현지그림이고, 엄마는 빨간색 옷 입었으니까 이게 엄마그림이야"
하며 자기 작품이라도 된 듯 싱글벙글이다.
이날따라 입은 옷이 현지말처럼 그림과 맞아떨어진다.
아마 이 전시회에서 사람이 몇명인지, 어떻게 사람의 형태로 이끌어냈는지 찾느라 숨어있던 관찰력까지 동원해야 하지 않았을까.
모래와 색소를 섞어 그렸다고 하던데, 아마 밑그림을 그린 후 칸칸마다 재료를 채운 것 같다.
꼭 미술학원 다닐 때 했던 구성을 보는 것 같은 친근함이 생겼다.
한때 유행했던 겹쳐쓰기 글자도 생각나고..
그곳에 작가가 직접 어떤 분에게 설명을 해주길래 살짝(죄짓는 것도 아닌데) 따라다니며 들어보기도 하다 팜플렛에 싸인까지 받아왔다.
작가의 싸인이 담긴 팜플렛이라니까 괜히 으쓱해진다.
"현지야, 여기 계신 분이 이 그림들 그리셨어. 인사해야지~"하고 대면도 시켜주고, 싸인도 보여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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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회버스를 타고 환기미술관으로 갔다.
온통 하얀 외벽..내벽..김환기의 추상작품을보는 듯 한 정열된 바닥.
?_blank"김환기 아저씨는 추상화가야. 추상화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것처럼 보이도록 느끼게 그리는거야. 사람마다 서로 다르게 느낌을 받을 수도 있어."
1층 전시실의 "한지에 유채"
"현지는 한지가 뭔지 아니?"
"한지가 한지돌이 책이잖아"
"그래,한지는 우리나라 고유의 종이야. 한지는 얇고 흡수력도 좋아. 여기보면 얇은 한지가 보이지? 여기에 유채로 그림을 그리니까 물감이 번졌네"
뭐..그냥 보면 그 그림이 그 그림인 것 처럼 보여 김환기풍이려니..하며 둘러보게 되었겠지만 아이랑 같이 보게 되니 '이건 뭐처럼 보이니..이걸 보면 어떤 느낌이 들어?..파란점들이 물을 가득 담고 있는 공기같아..' 하면서 나름대로의 상상력을 펼쳐야 했다.
머리가 굳어서인지, 감성이 말라가서인지 이런 유추들이 참 어려워짐을 느낀다.
2층의 전시실에서는 1층과 비슷한 작품이었지만 느낌이 더 도시적으로 보여서 다가가니 캔버스에 유채로 그린 작품들.
이쯤에서 또 한마디 해주는 엄마.
"현지야, 1층에선 한지에 유채로 그림을 그려서 번지기도 하고 그랬는데, 여긴 비슷한 그림들인데 캔버스라는 천에 유채로 그림을 그려서 번짐도 덜하고 깜끔해보인다. 그치?"
십자구도의 작품들이 전시되는 곳.

(김환기작, 1955, 종이에 펜, 25*35.7cm)
기본적인 십자가 모양을 손으로 그려준 후 그것을 중심으로 원색들의 번짐이 이루어낸 우연의 효과들에 대해 얘기해주니 현지는 팝블레이드(탑블레이드를 자꾸 팝블레이드랜다) 같아며 빙글빙글 돌리는 흉내를 낸다.
작품설명에 "십자형 구조를중심으로 밝고 환한 크기와 다른 색면의 리듬있는 대조와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번지기 기법으로 화면에 시적인 서정성을 보여주며..분리된 기름띠가 은근하게 번지는 것은 중심점으로부터 내재된 힘이 스며 나오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고 적혀있어 현지에게 알은체를 하며 "이 작품은 시를 읽는것 같다. 그치? 그림속에 이야기가 숨어 있는 것 같아ㅎㅎ"하니 무슨 소린지도 모른 체 "응. 팽이가 돌고있는게 숨어있어" 그런다.
50년대 초 한국전쟁 당시 부산에 머물렀던 시기와 성북동 시절, 그리고 3년간의 파리시대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드로잉.
대단한 화가의 습작이니 이것 역시 작품처럼 보이긴 하지만 현지는 "누가 여기다 낙서그림을 그렸네?" 한다.
"어떤 그림을 그릴까 생각한 다음 연필이나 펜으로 대충스케치 하는게 드로잉이야. 김환기아저씨도 그림 그리기 전에 이렇게 대충 연필로 형태를 그리면서 메모해 놓은거야."
깨끗하게 지워진 머리속에 이 작품들을 가득 채워오고 싶을만큼, 어쩌면 하얀 벽사이에서 빛이라도 새어나오는지 마냥 작품들이 환해보이기만 했다.
야생화가 많이 핀다는 날 좋은 봄날을 기약해야겠다.
환기미술관에 가기전에「어린이미술관」시리즈 책 중에 ?_blank"꿈을 그린 추상화가 김환기"를 읽고 가거나..다녀와서 읽어주고 직접 김환기의 작품을 흉내내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김환기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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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아트센터 ?_blank"이항성 5주기 - 平 和 ·PEACE"展(~3월 10일 일요일)
아이가 보기엔 어려운 작품들.
"엄마, 난 이 그림이 무서워요" 하며 거부반응을 보였다.
그림을 그린 후 그 위에 한지를 찢어붙인 것이 먹빛과 강렬함으로 강하게 무언가의 의식을 꽂으려 함을 중재하려는 수단으로 여겨질 정도로 한지의 역할이 내겐 노파의 하얀 머리칼처럼 연륜깊게 보였다.
아이는..한지..여기도 한지..저기도 한지.."엄마, 한지가 불쌍해요" 그러다 "엄마 난 다봤으니까 여기서 쉬고 있을께.."하면서 선수를 쳤고, 난 작가의 깊은 의미보다는 어떻게 활용하면 아이의 미술활동을 좀더 창의적으로 할 수 있을까..아이디어를 뽑으려고 어떤 방법으로 작품을 완성했는지 살펴보기에 바빴다.
내 목적이 불순한걸까..대부분의 전시를 보러 다니면서도 작품에 감탄하고 빠져드는 순간은 잠시..집에 가서 어떻게 놀아볼까..로 금방 관심이 돌려지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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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전시장을 둘러본 후 순회버스 시간이 되려면 한참이나 남아서 가나아트센터를 둘러보기로 했다.
그곳에서 우리는 얼마전 인사아트센터에서 본 숟가락으로 만든 꽃과 숟가락으로 만든 대형 숟가락을 보았다.
"엄마, 나 이거 아는거에요. 꽃이에요." 하면서 숟가락 꽃을 반긴다.
로댕갤러리에서 봤던 활을 당기는 헤라클라스라는 작품도 작은 조각으로 보았고, 어귀스트 로댕의 소형 지옥의 문도 보았다.
지옥의 문을 만져보려 하자 빨려들어간다며 끝내 못만지게 하는 아이의 모습에 엄마는 그저 짓궂은 장난만 생각해내게 된다.
"현지가 엄마 말 잘 안들으니까 엄만 그냥 지옥의 문으로 들어가버릴래."
"아니에요~ 엄마말 잘 들을거에요~ 지옥의 문 들어가면 안돼요~"
ㅎㅎㅎ 아이가 필사적으로 엄마를 붙잡으려 하는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옥상으로 올라가 여러 작품들과 함꼐 사진을 찍다 많이 본 듯한 풍의 조각이 눈에 들어왔다.
"현지야, 저건 로댕갤러리에서 본 조지시갈 아저씨 작품이랑 비슷하게 생겼다. 가보자~"
역시 조지시갈의 낙풍이란 작품.
실제 사람을 석고로 떠 그 크기 그대로 재현했다는 설명을 듣고 나서인지 기억에 남은 모양이다.
그래도 시간이 남아 아트갤러리에 가서 비싼 수제품들도 구경하고..바람이 차긴 했어도 열성적인 포즈를 취하는 현지떄문에 사진도 제법 많이 찍었다.
지쳐하는 현지를 데리고 순환버스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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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순회버스를 타고 도는 코스가 두코스인데 오늘 탄 것은 환기미술관을 경유해서 가는 버스.
세곳을 돌아야 했기에 시간을 잘 잡아야 했다.
인사아트센터에 1시에 도착해 2시까지 두개의 전시를 관람한 후, 점심 먹을 시간이 빠듯해서 근처 샌드위치매장에서 포장을 해서들고 2시 10분차인 미술관 순회버스를 탔다.
환기미술관에 2시 25분쯤 도착.
그곳 별관에서 간단하게 샌드위치를 먹고 미술관에 가서 전시를 본 후 다시 순회버스타는 곳에 나오니 3시 20분.
그곳에서 가나아트센터로 다시 순회버스를 타고 들어와 도착한 시간이 3시 45분.
가나아트센터에서 매시간 정시(사실은 5분에 출발한다)에 출발하기에 가나아트센터의 구석구석을 다 훑어본 후 5시 차를 타고 다시 인사아트센터로 오니 5시 20분.
미술관마다 출발시간이 있으니 관람시간을 고려해 미리 계획을 짜야 둘러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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