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줍잖은 생활영어 본격응용한 지 어느새 두 주가 다 되어 갑니다. 목구멍에서 맴돌던 영어를 입으로 뱉어내던 처음 며칠동안.. 쇼!를 했습니다. 우리세대들이 경험했던 매우 정석적이며 원칙적(?)이었던 영어실력이 대단한 적군이었습니다. 문장보다는 단어들만 뒤죽박죽 머리통을 한바탕 흔들었고, 주어다음 동사, 그담 목적어.. 어쩌구 저쩌구.. 숙어와 과거형, 부정형, 현재 진행형.. 지금도 여전히 요점정리 안되는 방식들이 오랜만에 불쑥불쑥 생각이 나 고통스러웠죠. would you~.. should you~.. can you~.. doesn't it?.. isn't lt?.. was~.. did~.. 감당이 안되 요런거는 일찌감치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아직도 정리 안되지만, 생각만 해도 어지럽기 짝이 없었죠. 대체 어떤 상황일 때, 저런 말들을 제짝 찾아 붙여 말할 수 있을까.. 해서...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통문장에 약했던 우리세대 영어공부.. 네이티브보다 더 막강한 울트라 초강력 문법 파헤치기에 익숙했던 대단한 우리의 영어실력, 머, 저야 옛날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생소함이지만, 그래도 언저리에 여전히 여운처럼 남아 있는 문법의 난해함에 대한 관념 때문에 도대체 입이 떨어져야 말이지요. 되도록 짧게 짧게 시작하고 명령어만 쓰기로 했습니다. 또 문장이 안되는 것은 바디랭귀지와 더불어 단어로 밀어부쳤습니다. good morning, sweetheart. get up. hurry. brush your teeth and wash your face. wipe your face with the towel. come and eat. get dressed........ see you later....... 등등 첫날 : 오늘 어떤 거 입고 갈거니? 노랑색? 하얀색? 애들 얼굴 쳐다보며 부드럽게 웃으며, 머리를 굴리기 시작. (머리 굴리는 중) '아... 머더라.. what으로 시작하나? how로 시작하나? 아니면, which? 으.....' (자괴감에 사로잡혀 있으나 여전히 아이들에게 미소를 보내며) '나의 실력이 겨우 이것밖에 안되나. 하지말까? 이번만 한글로 할까? 안되.. 하자.. 안되..하자.. 갈등갈등..' 결국.. "(노랑 코트 들고 기는 목소리로) this? (파란 코트 들고 또 기는 목소리로) this? (못살아.........)" 이것 뿐 만이겠습니까? 영어 시작 첫날은 완전히 죽을 쒔습니다. 너무나 간단하고 거저먹기로 쉬울 것만 같았던 문장들... 멍석 까니 안되더군요. 애들 유치원 보내놓고 제대로 못했던 문장들을 씩씩대며 찾아봤습니다. 그리고 외웠습니다. 다음날: 오늘은 무슨 옷 입을까.. 어떻게 하더라.. 어제 봤는데, 기억이 안나네.. 통과. 노란 코트는 어떠냐.. 하얀코트는 어떠냐.. how about yellow coat or white coat? 단추 잠그고 지퍼 올려.. button the button and.. and.. and.. zip.. 머더라.. 통과.. 책을 볼 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만만하기 짝이 없던 문장들이 막상 하려고 대드니 헷갈리고 뒤죽박죽 섞이고 왜 생각이 나지 않을까요.. 또 애들 보내놓고 이번에 더 대단한 방법을 쓰기로 했습니다. 바로 컨닝! 냉장고와 서랍장에는 옷 입을 때랑 음식 먹을 때 쓰이는 말들을 적어 붙이고, 화장실에는 세수할 때, 양치할 때, 볼 일 볼 때 쓰이는 말들을 적어 붙여 놨습니다. 다음날,, 또 다음날.. 컨닝의 위력에 희열감을 느꼈습니다. 그로부터 또 며칠.. 어느새 메모를 보는 횟수가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목소리 점점 높아지고 발음도 향상되고 게다가 제가 응용까지 하고 있더군요. 깜짝 놀랬습니다. 사람들 많은 곳에서는 쑥스러워 귓속말로 말하고, 집에서 기본적인 거는 영어로 말하려고 노력합니다. 안되면 또 컨닝을 하거나 아예 책을 펴들고 상황에 맞는 문장을 그대로 읽습니다. 더 이상 아이들도 엄마의 영어(?)를 이상하게 생각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한마디 말하면 "엄마 왜 영어해?" 라는 말로 무안을 줬는데, 이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또 자연스럽게 yes, okey mom.이라고 합니다. 겨우 이주일이 안되는 시점에서 정말 장족의 발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감동의 물결입니다. 으흐흑~ 많은 문장을 구사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하루에 열마디라도 꾸준히 한다는 것이 어딥니까.. 애들이 아주아주 어렸을 때, 무작정 afkn (지금은 afn이죠)만 보여준 적이 있었습니다. 남편은 지금도 '그 때의 저'를 '참 유별난 여자'부류(?)에 집어 넣습니다. 실은 조기교육이니, 머니 하는 의식보다는 그냥 애들이 영어를 좋아하니까 세서미든 영어광고든 열심히 녹화해 주고 함께 본 것인데, 실은 많이 아쉽습니다. 그때부터 체계적(?)인 영어를 했더라면 좀 더 발전적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한글걱정에 약 2년여의 영어유치원 생활을 접은 것도 실은 후회가 됩니다. 어느 드라마에서의 대사가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머가 되도 되는 사람은 단순하고 열정적인 사람이다.. 라는 말입니다. 단순하면서 열정적이고, 게다가 꾸준하게 밀어부치는 것보다 무섭고 공격적인 것은 없다는 생각입니다. 개월수를 따지는 아기들이 벌써 영어를 이해하고 말하다니, 개월수보다 나이로 세어야 쉬운 7살, 6살 우리 애들은 이미 늦었구만.. 포기하고 싶었습니다만, 포기하면 그걸로 끝이고, 8살보다 빠르고 9살보다 빠른 시기라고 생각하면 조금 덜 손해겠다.. 그냥 단순하게 생각하자.. 하며 시작하고 있습니다. 좋은 점은 있습니다. 아니.. 제가 스스로 좋은 점이라고 우기고 싶은 부분입니다. 4살보다는 7살이 가르쳐주면 응용이 빠르고 반응이 빨리 온다는 점. 그리고 며칠 전 친구들을 우루루 몰고 집에 와서는 마구 자랑해줍디다. '우리 엄마 영어 잘해!' 그리고 나서 큰소리로 저를 부르더군요. "엄마.. 영어해봐~!" "윽........" 생활영어.. 많이 하는 것은 아닙니다. be careful 하루에 열번 넘게 하고, you did it yourself. 하루에 스무번 넘게 해도 생활영어 하는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의 영어에 대한 눈치는 점점 더 고단수가 되어가고, 단순히 유치원에서, 영어학원에서만 배웠던 때와는 분위기도, 흥미도도 사뭇 다른 거 같습니다. 아이들이 알아듣건 말건 내가 영어로 문장을 말할 수 있다는 점도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문법이 아니라 더 재미가 나는 거 같습니다. 이제 시작인데, 벌써 반은 통달한 사람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합니다. 다만, 당황스러운 일이 좀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 가르치면 가르쳐주는 만큼만 할 것 같은데 말입니다, 우리 둘째 궁금한 것이 많아요.. "엄마, 팥죽이 영어로 머예요?" "수제비는 영어로 머예요? " 오랜만에 막걸리 마시는 아빠랑 엄마를 보고서 " 엄마, 막걸리는 영어로 머예요?" "엄마.. 쓰레받이는요? 발맛사지기는요? 빨래집게는요? 바상가(우리 아파트 상가건물 이름)는요?... 그리고 쫄병짜장(과자이름)은요?" 사전을 옆에 달고 사는 엄마가 바로 접니다.


쑥쑥몰
체험이벤트













저희아이 영어진행상황 정리(연말을 맞이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