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12월 마지막 날입니다. 웬지 한마디 하고 싶네요..쩝... 2003년은 제게 많은 일을 일어나게 해주었습니다. 그중 가장 굵직한 것으로는 1. 둘째의 탄생-첫아이와 무려 8년의 터울을 두고 말이죠.헉....꽥입니다... 2. 실직-원하든 원치 않았든 전 지금 집에 있습니다. 3. 친정 아버지의 병환. 직장생활 한지 올해가 15년입니다. 대학교 4학년 졸업반 때 입사를 해서 눈이 오나 비가오나 하루도 빠짐없이 나가던 직장이란 곳을 이제 쉬게 되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다니던 직장의 부도로 집에 들어가게 된 것인데. 다시 새 직장을 잡을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집에 있게 된 사연은 결정적으로 제가 신생아를 키우는 엄마가 되어버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매일 아이 돌봐주는 아줌마 품에서 잠이 들던 첫 아이가 이제 초등 2학년..금지옥엽 기른 내 아이가 반에서는 최하위권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더라는 겁니다. 그냥저냥 집에 있어보자! 고 눌러앉은지 이제 5개월이 되었군요. 그동안... 살림이 그렇게 어려운 것인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육아가 그렇게도 어려운 것이라는 것을 꿈에도 몰랐습니다. 직장 다니며 집안일은 아주머니가.. 서른 살에 제가 낳아놓은 첫아이는 여동생이 4살까지 키워주어 사실 저는 가사도 육아도 모르던 그야말로 일밖에 모르던 회사인간..생활에 무능한 직장인이었습니다. 엄마가 집에 없으니 아이는 으레 영어학원,피아노,발레학원..등등 학원으로 학원으로 다녔구요. 그리고..이제 5개월... 그 모든 직장인으로서의 일상을 걷어치우고 집에 있게 되면서..저의 생활과 세상을 보는 눈은 정말 많이 변한 것 같습니다. 특히나 낮밤이 바뀐 갓난아기를 돌보면서... 아기를 이렇게 힘들게 키웠을 모든 엄마들이 놀라웠고.. 제 아이를 키워준 제 여동생에게 고마워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지요. 아침에 눈을 뜨면 저를 기다리고 있는 엄청난 양의 집안일... 책한권 읽을 시간도 없이 하루하루가 팽팽 돌아갑니다. 가사노동은 엄청난 체력을 요구하구요... 그나마 쑥쑥에 다시 오게 된 것은 저희 둘째가 이제 밤잠을 정상으로 자기 시작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4개월이 넘어서며 어느덧 영어교육도 시키고 싶고..다른 분들이 어떻게 사시나 궁금하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경제적으로도 수입의 절반이 줄어들다보니 생활이 어려워졌습니다. 가계부가 등장했습니다. 비용대비 효용가치를 조목조목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2004년 저의 새로운 화두는 가족에게 봉사하는 엄마가 되자입니다. 그리고 요즘 저의 즐거움 중 하나는 영어공부입니다. 매일매일 그날이 그날 같던 피로한 일상 속에서 심한 표현을 하자면 복역기간 만기 출소를 기다리며 뭔가 내게 유익한 것을 하나하나 준비하는 심정이었지요. 헉... 매일 아침 10시에 교육방송 라디오의 프로그램 왕**영어를 듣고 받아쓰기 교재 하나를 골라 영어 듣고 적기를 합니다. 여기까지 딱 1시간 걸리는데요. 얼마전 부터는 헬로베이비 하이맘을 하나 더 추가했어요. 책 뒤의 카드는 잘라서 아기 침대옆에 붙여놓았습니다. 게시판에서 어떤 분께서 헬로~를 책이 너덜거릴때까지 외우셨다는 말씀에 가슴이 찡했습니다. 제가 언제 다시 회사에 나가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 아이가 많이 커야겠지요. 그 때는 아마 제 나이가 많아져서 사회활동을 할 기회는 없어지거나 줄어들겠지요. 하지만 나이에 연연해하지 않고 뭔가 새롭게 할 일이 생기리라고 생각합니다. 그 때를 위해서 꾸준히 준비하렵니다. 가족들에게도 최선을 다하구요. 전에는 남이 빨아준 옷을 입히고 남이 만들어준 음식을 먹이던 가족에게요... 행복한 새해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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