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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개월+10]피아노와 플릇으로 만든 그림연극

  • 김상민
  • |
  • 2002-05-01

1!@#$
[2002년 4월 28일 일요일]

예매를 하려다..예전에 이곳 학전블루에서 "여우야"를 보러 갔을 때 예매를 한 나는 제돈 다 내고 들어가고..예매를 안한 같이 간 엄마는 부모님 할인을 받고 들어간 기억도 있고..4시 공연이니..한시간 전에 가서 예매하면 자리도 있을 것 같아 그냥 가기로 했다.
사랑티켓 참가작이라 15,000원짜리 공연을 개인당 10,000원을 내면 볼 수 있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을 보려고 끊어놓았던 사랑티켓을 연령제한이 엄격해 포기한 후 모셔두었다가 이제 사용할 곳이 생긴 것이다.
2시가 조금 넘어서 대학로에 도착해 학전블루로 가서 4시 공연 티켓을 예매했다.
앞자리는 거의 없었는데 가운데 제일 앞부분에 딱 한자리가 있기에 아이는 안고 보면 되니까 그 자리로 달라고 하고 나머지 한자리는 홀수로 된데 아무 곳이나 지정해 달라고 해서 좋은 자리에서 공연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공연이 시작하기 전까지 남은 두시간 좀 안되는 시간..
아이와 근처 핫도그전문점에서 핫도그 두개를 사서 마로니에 공원으로 나왔다.
사람도 무척 많았고 날씨도 좋았다.
햇빛이 눈이부셔 그늘을 찾아 자리를 잡고 간단하게 핫도그를 먹고 있는데..미술관 벽면에 크게 붙은 플래그의 그림이 보였다.
산양인지..큰 동물의 등위에 탄 사람과 앞에서 잡아끄는 역동적인 그림..
"현지야~ 저기 보이는 그림 뭐하는 것 처럼 보여? 저기 보이는 동물이 뭐처럼 보이니?"
"엄마가 해봐.."
"산양 같은데..뿔이 동그랗게 된거보니까..그리고 또 뭐가 있지?"
"사람이 타고 있고 한사람은 이렇게(행동을 흉내) 하고 있네"
"우리 이거 다 먹고 얼른 저기 들어가보자. 재미있겠다..그치?"
마로니에 공원의 문예회관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박방영전.
전시실에는 대형 한지에 작업된 작품들이 몇점 전시되어 있었다.
한지에 먹물과 아크릴 물감으로 그려진 작품들이 꼭 동굴 속에 그려진 벽화같은 느낌을 주었다.
공간도 하얀 벽에 얇은 한지에 그린 그림이 붙어 있는 형식이어서 더 벽에 그려진 그림같은 느낌을 받았는지 모른다.
"현지야, 우리 동굴 속에 들어와서 벽에 그려진 그림 보는것 같다. 벽화같아.."
반짝이는 금, 은가루가 섞인 이질감이 느껴지면서도 더불어 한지에 먹혀들어가는 색의 느낌이 볼거리였다.
현지가 자동차와 사람이 부딪혀 있는 그림 앞에서 "엄마, 사람이 차랑 부딪혀서 아파보여" 그런다.
부딪혀서 일어난 순간의 장면을 먹물이 틴 흔적으로 표현된 것과 자동차 위에 어린아이 글씨처럼 "빵 빵" 하고 쓰여진 글씨가 재미있었다.
"현지야, 여기 자동차 위에 빵빵 하고 글씨도 써있네. 재밌지. 여기 그림들 한지 위에 먹물하고 물감 섞어서 그린거야."

천천히 둘러보고 나와 학전블루로 향했다.
그 앞에서 잠깐 서있는데 어떤 가족이 그 앞으로 와서는 망설이는 듯 하다가 "애들은 음악 안좋아해 다른데 가자" 하면서 가는 것이다.
애들이 음악을 안 좋아하던가..아마 피아노와 플릇으로 연극을 하면 조용하거나..지루해서 아이들이 지루해 할 거라는 의미였던 것 같다.

................................................................................................................................................

공연장은 부드러운 피아노 소리와 바이올린 소리가 들리는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검정색 그랜드 피아노 한대와..보면대..무대 가운데의 작은 언덕과 가로등 모양의 기둥을 한 스크린.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와 함께 드디어 공연 시작..
스크린엔 흘러나오는 음악의 제목이 비춰졌고..잠시 후..
사람들은 폭소를 터뜨리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로 재미있는 캐릭터의 인물들이 속속 등장했다.
공원의 아침 풍경을 보여주었던 이 장면이 지나가고 화가가 자리를 잡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세번째 이야기(첫번째 두번째의 경계를 잘 모르겠다. 어쨋든 앞에 나왔던 공원의 풍경들이겠지) "동물소리 맞추기"
피노키오 메인 테마곡 ?_blank"When you wish upon a star"이라는 화면과 함께 종이 한장을 든 배우가 등장해 반으로 접혀진 종이를 잘 찢어내어 새 한마리를 만들었다.
돼지, 쥐, 물고기 등을 그려 아이들이 무슨 동물인지도 알아맞추고 어떻게 소리내는지도 알아맞추는 게임을 하는 것.
물론 화가는 한마디도 하지 앟고 몸과..피아노와 플릇 소리 만으로 상황을 만들어 나갔다.
새의 감정을 표현해주는 플릇은 아이들이 플릇으로 빠져들어 새의 재잘거림과 장난에 웃기도 하고, 새의 토라진 모습을 그대로 표현해 주었다.
처음부터 현지는 화가의 그림보다는 피아노와 플릇을 연주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소곤거리며) 현지야, 화가 아저씨가 무슨 그림 그리나 봐..뭐 보는거야? 연주하는거?"
"응"
"연주하는거 보는게 더 좋아?"
"이뻐서 보는거야"
"연주는 귀로 듣고 새랑 아저씨가 뭐하나 보자"

네번째 이야기 "고양이와 스케치북"
조지 거쉰의 ?_blank"Summertime"이 메인으로 흐르면서 고양이의 행동을 묘사한다.
화가가 잠시 놔두고 간 스케치북의 그림을 넘기던 고양이가 물고기 그림을 보고 갑자기 눈이 빛나면서 나오던 포크와 나이프를 가지고 달려오는 장면에서 카르멘의 투우사의 행진곡이 나오고, 화가의 가방을 뒤적이다 나온 잉크를 손바닥에 묻혀 스케치북에 찍을때에는 경쾌하고 빠른 젓가락 행진곡이 나와 상황을 잘 나타내주었다.

다섯번째 이야기 "나무와 청소부"
아이들이 제일 많이 좋아했던 부분이 아니었을까.
캐논변주곡(파헬벨)에 맞추어 아주 천천히 등장하는 배우의 옷을 보고 처음엔 저게 뭐지..하다 손에 뭘 들었길래 나무인가..했더니 이내 자막으로 나무와 청소부라는 제목이 나왔다.
짖궂은 나무와 청소부의 코믹한 행동들이 음악과도 잘 어울렸고, 음악에 맞추어 한잎씩 떨어뜨리던 나뭇잎을 나중엔 Maple leaf rag에 맞춰 청소부에게 뿌리듯 던지기도 하다 화가 난 청소부에게 나뭇잎을 다 털리고 돌아가다 내놓은 박카스 부분이 압권이었다.
현지는 박카스가 뭔지..왜 저게 나오는데 사람들이 웃는지도 모른채 사람들이 웃으니까 엄마를 쳐다보며 씨익 웃어주었다.
?_blank"나무가 청소부아저씨한테 미안해서 음료수 먹으라고 주는거야"

여섯번째 이야기는 "내가 좋아하는 것"
피치카토 폴카에 맞추어 세명의 우스꽝스러운 멜빵바지를 입은 아이들이 나와 저마다가 좋아하는 것들을 스케치북에 그리고 각자가 생각이 무대위에서 표현이 되어지는 형식.
?_blank"현지야, 피치카토 폴카 저거 현지 로댕갤러리 가서 들었던 곡이네"(난 모르는데..하는 표정..ㅎㅎ)
로보트 태권브이를 그리면 상자를 뒤집어 쓴 로보트가 나와 신나는 만화노래에 맞춰 춤을 추다 들어가고(현지는 "엄마, 나 이거 들어봤어. 나 아는노래" 한다. 지난번 kbs어린이음악회에서 들었던 곡이기에), 솜사탕과 햄버거를 그리면 솜사탕 노래와 함께 그림들이 나오는 것.
아이들 모두가 아는 노래가 나오니 태권V 노래처럼 솜사탕 노래 역시 큰 소리로 따라 불렀다.
이렇게 아이들이 저마다의 좋아하는 것들을 그리다 엉망이 된 스케치북으로 한 아이가 종이비행기를 접어 날린다.
이떄 여기 저기서 날아드는 종이비행기..순간 아이들은 종비비행기를 하나라도 잡으려고 무대로달려나가거나 일어서서 한타방 난리가 일어났다.
현지도 그거 하나 잡아주지 못하는 엄마때문에 속상했는지 자기가 무대 앞으로 나가려고 하는게 아닌가..참.
다행히 어떤 아이가 여러개를 주워 하나를 주고 갔기에 망정이지..눈물까지 글썽이고 있던 현지..하마터면 울뻔 했다.(그 종이비행기..집에 와서 접어준 종이를 찢어 만든 새와 함께 지금까지 현지의 주 장난감이 되고 있다.)
그냥 앉아서 보기만 하는 연극이 아니라 대답하고 따라 부르고 같이 느낄 수 있기에 보는 연극이 아니라 참여하는 연극이 되어 더 기억에 남고 즐거운 것 같다.

한시간의 시간이 지나고 마지막 이야기는 "불꽃아기씨와 흰종이군"
화가아저씨가 글을 쓰는걸 읽고 무대에 있던 스크린에 그림자극이 시작되었다.
그림자와 천을 이용한 물결..멀티 슬라이드(표현이 맞는지..)등을 이용해 아름다운 음악과 어우러져 들려주는 이야기..
근데 현지는 지루했던 모양이다.
내내 잘 보고 잘 듣던 아이가 종이비행기만 만지작 거리며 폈다가 접었다가..입으로 물어뜯기가지..
"현지야, 흰종이군이 물에 젖어서 어떻게 됐지?" "젖어버렸지"
"현지가 이 흰종이군 비행기를 자꾸 빨면 어떻게 되지?"
"젖어서 찢어지니까 이제 안할께요"
화면에 영상과 배우의 그림자가 크로스오버가 되면서 표현하기 힘든 부분을 대신하기도 하고 인형이 움직이는 것 같아 동화스럽기도 했지만 화면이 다양한게 아니고(내용이 화려하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거의 비슷한 부위기만 반복되다보니 시간을 끄는 것 같은느낌도 들었다.
막판에 그림자극의 결말을 놓고 갈등하는 화가의 변덕때문에 아이가 "짜증나" 하고 말해서 혹시나 배우가 들을까 미안하기도 했다.
시간이 한시간이 넘은 때이고, 잔잔하게 전개되는 슬픈 내용이었기에 이런 문제가 생긴 것 같다.

오늘 공연은..대사는거의 없지만 직접 듣는 플릇과 피아노 연주에 맞춘 유쾌한 음악의 이야기들을 아이들이 음악의 느낌을 표현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은 기회가 되었으리라 믿어지는 기분 좋은 공연이었다.
어쨋든 잘봤다..하는 생각이 드는 음악이 있는 연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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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가락 행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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