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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개월+11]극단 사다리의 "내친구 플라스틱"

  • 김상민
  • |
  • 2002-05-02

1!@#$
[2002년 4월 29일 월요일]

플라스틱 친구들이 연극을 통해 들려주는 교훈적인 내용일 것이라 생각했었다.
연극으로 내용을 전달해 주는 것이 아니라 직접 활용한 예를 보여주면서 아이들에게 호기심을 자극해 직접 만들어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말이 필요없는 공연이었다.
노란색이 밝은 느낌을 주는 바퀴 네개로 차를 만들어 타다 기차도 만들다..(무엇이 될까를 연상시키는..) 드디어 놀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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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이야기는 병플릇.
병에 아랫입술을 갖다대고 후 하고 불면 소리가 난다.
큰 병은 낮은소리를..작은 병은 높은 소리를..물이 없으면 낮은 소리를..물이 많을 수록 높은 소리를..
이 모든걸 말로 설명해주었다면 아이들이 쉽게 기억할 수 있을까..직접 들려주고 보여주니 아이들 또한 쉽게 이해하고 받아 들일 수 있는 부분.
드디어 병플릇의 연주가 시작되었다.
곰세마리를 시작으로 나비야~ 도깨비 방망이..고향의 봄..아기염소..아기공룡 둘리..
아이들은 물론 부모들도 환한 표정으로 박수를 치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엄마, 나도 저거 불고싶어요~~"
어린이육영회에서 나온 쉬운책 시리즈 중 "소리의 요정"이라는 책을 보면서 "엄마, 이거 만들어요~ 저거 만들어요~" 그랬었는데 한번도 해주질 못해서 이번엔 병을 모아 꼭 해줘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Blue's Clues에서도 컵에 물을 채워넣고 두드려 소리가 나는 걸 해줬었는데..같이 보여줘야겠다..(아예 미에로파이바 같은 병 음료를 박스로 사와야겠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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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이야기는 계란판.
하얀 의자를 들고 등장하는 세명의 배우.
각자 얼굴엔 검정색으로 칠해진 계란판을 쓰고 나왔다.
"와, 현지야 우리 집에도 엄마가 계란판 모아둔거 있는데~우리도 해보자~"(에구..맨날 말만 이런다)
검정색 계란판에 주머니에서 계속 나오는 찍찍이 볼(아마 검정색 계란판 구멍마다 찍찍이의 거친부분을 붙여놓은 모양)을 자유자재로 붙였다 떼었다 하면서 웃는 얼굴..우는 얼굴..계란판 두개가 합해서 만들어지는 하트모양..계란판 하나에 만들어지는 하트 모양..등을 만들어 보여주었다.
장난스런 한 친구를 골려주다 나중에는 서로 화해하고 친해지는 내용을 뚝딱뚝딱 여러개의 색볼을 이용해 계란판에 붙였다 떼었다 하니 재주가 신기할 따름이었다.
물론 계란판을 이용해 숫자놀이도, 모양놀이도 해볼 수 있는 아이디어도 제공해 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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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이야기는 얼굴 파는 백화점.
재활용 플라스틱을 만든 눈들..코들..입들..
다양한 플라스틱으로 만든어진 생활용품들이 저마다의 눈, 코, 입을 달고 나와 자신에게 맞는 눈, 코, 입을찾아가는 내용인데 조금은 유치하게..조금은 시끌벅적하게 진행이 되지만 아이들이 제일 좋아할 만한 부분이었으리라 생각된다.
나중에..그림 그려진 것들을 둘러보는데 역시 이 얼굴파는 백화점 그림들이 제일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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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이야기 치과.
플라스틱 기름통을 뒤집어 쓴 간호사와 의사 그리고 환자.
그들의 얼굴엔 수십장이 겹쳐진 눈과 입의 다양한 표정들이 숨어있다.
대사 없이 겹겹이 포개진 눈과 입을 뜯어내며 종이에 그려진 표정만으로 보여주는 치과에서 생긴 일을 나타내 주는데 그 그림만으로도 표정이 너무 생생해 보는 내내 웃음이 튀어나왔다.
그려진 눈과 입을 보면서 싸인펜으로 그린 것이 아니라 컴퓨터에서 좀더 깔끔하고 정확하게 그렸다면 더 준비된 모습이었을 것 같단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재활용품만을 이용하다보니 초라한 듯한 공연처럼 보여지기도 했지만 내용은 꼭 보려가라고 얘기해주고 싶을 만큼 즐겁고 재치있는 만족할 만한 공연이었다.
공연장을 나와 연장학습을 할 수 있도록 마련해 놓은 그림그리는 공간과 재활용품을 이용해 만든 소품들 또한 아이들에게 폐품의 활용 가능성에 대한 무한한 자극을 줄 수 있었다.
병뚜껑과 철심으로 만들어 놓은 거미는 여덟개인 다리를 여섯개만 만들어 놓아 티를 발견하기도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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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마다 각자 비교할 수 있는 자기만의 특징과 주제가 있는 것 같다.
어제 본 음악을 이용한 그림 연극이 음악을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감성적인 면을 자극했다면 오늘 공연은 재활용품을 이용한 재미있는 놀이를 보여줌으로써 재활용에 대한 실용적인 면을 보여주었다고나 할까.
사랑티켓 참가작인 줄 알았으면 오천원으로 볼 수 있었는데..사다리회원이라 그것만 생각하고 예매를 했더니 조금 아까운 생각이 든다.
공연을 보고 아까운 것이 아니라 생돈을 더 낸것 같아서..이구..
그래도 4시 공연은 공짜로 한 번 더 봤으니 돈벌었다고 생각하는게 맘이 더 편하겠지.
아이가 공연을 보고 나와 전시된 재활용품을 이용한 작품들을 보고 난 후 "엄마, 나도 그림 그릴거야" 한다.
"무슨 그림 그릴건데?"
"난 에취아저씨 그릴거야"
"현지는 얼굴파는 백화점이 제일 재미있었나보네.."
"응, 에~취~! 하는게 너무 재미있었어"

그림을 그리고..카프라를 갖고 한참 놀던 아이가 4시 정도 되어서 공연장에 입장하는 아이들을 보더니 자기도 또 보는 줄 알고 얼른 신발을 주워신고 내 손을 잡아끈다.
"현지는 두시 공연 봤잖아. 저건 표 다시 끊어야 해. 안본 친구들이 보러 들어가는거야"
"그래도 또 볼거야"
그래서 진행요원에게 얘기를 하고..사정 비슷하게 졸랐더니 바로 앞에서 초대권을 끊어주어 또 보게 된 것이다.
똑같은 공연을 두시간 간격으로 또 보는 것이기에 지루할 법도 한데 여전히 재미있던 모양이다.
너무 아는체를 해서 탈이었다.
"나 저거 아는건데.. 나 저거 봤던건데.."
그리고 앞에 앉은 남자아이에게 "난 두번 보는거다~~" 하고 자랑을 한다.
두번째 공연에서는 첫번째와는 달리 치과가 기억에 남았댄다.
"엄마, 의사가 너무 재밌지. 난 이 잘 닦는데..이 안닦는 사람이 치과가는건데.."
그러더니 이번에도 또 그림을 그린다면서 치과의사를 그려달랜다.
자기는 왕관(의사가 머리에 쓰는 걸 왕관으로 아는 모양)을 그릴테니..
내가 여러가지 표정의 눈과 입을 그리고 의사를 그린 후 어떤 표정으로 그릴 것인지 얘기하라고 했더니 웃는 얼굴이 좋댄다.
집에 가서 왕관을 오려 의사 머리위에 붙여주기로 하고 공연장을 나왔다.

................................................................................................................................................

비는 여전히 퍼붓고 있었고..나는 예술의 전당에서 오페라 "나비부인"을 예매해놔서 우리는 저녁을 먹고 구적구적한 비속을 헤치고 예술의 전당으로 왔다.
공연을 두번이나 보고..이동도 많이 해서 피곤할 법도 한데 아주 늦게까지 하는 엄마의 공연이 끝날때까지 그곳 어린이나라에서 잘도 놀았나보다.
예매를 안했더라면..오늘은 하루종일 집안에서 뒹굴댔을텐데..
고생은 고생대로 했지만..아이의 공연..나의 공연..모두 만족스럽게 보았기에..구질구질한 기분을 달랠 수 있었던 비오는 날의 수채화 같은 날(비에 젖은 물감이 뚝뚝 흘러내리듯..감동이 마음을 쓸어내리는 공연이었기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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