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환이에게 비디오를 안보여준 지 거의 2주가 다 되어 갑니다. 물론 그 전에도 보통 하루에 한 시간 이상은 안보여주었지만.. 그래도 하루에 한 번이라도 비디오를 보게 되면.. 자꾸 비디오를 찾더라구요. 특히 엘모를 열광적으로 좋아하기에.. 놀이방에서 집에 오면 옷도 벗기 전에 "Elmo!~"를 부르면서 찾습니다. 제가 비디오테이프를 이곳 저곳에 잘 숨겨놓거든요. (영환이 서랍, 아빠 옷장, 책꽂이 뒤 등등..) 그러면 이런 의심(?)가는 곳들을 뒤지면서 애타게 Elmo를 부릅니다. 이럴 때 저는 대부분.. 에라.. 모르겠다. 한번만 보여주자. 한시간인데 뭐.. 이런 생각으로 보여줬죠. 근데 문제는 한 번 본 이 녀석이 비디오가 끝나고 나면 또 보자고 난리입니다. 그러다보니 괜한 실갱이를 하게 되고.. 영환이는 결국 울고불고.. 그래서 아예 비디오를 안보여주기로 결심했죠. 엘모를 찾는것 같으면.. 책을 재미있게 읽어주거나.. 밖에 데리고 나가거나.. 얼릉 옷 벗기고 목욕을 시키거나.. 먹을 걸(과자 등 제가 평상시 잘 안주는 먹거리들) 주면서 꼬시거나.. 이렇게 하루 이틀 지나니까.. 이젠 비디오를 찾지 않네요. 그래서 좋아진 점은.. 책을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요즘에는 자기 전에 최소한 1시간 책을 읽어달라고 하고.. 아침에도 눈을 뜨자마자 (소변도 꾹 참고..) book!을 외치면서 책을 읽어달랍니다. (한동안 영환이가 책을 소홀히 해서 조금 염려했었거든요.) 그리고 비디오를 안보니까 TV가 켜져 있어도 별로 관심을 두지 않더군요. 대신 자기 방에 있는 오디오에 카세트를 넣고 틀은 후 들으면서 장난감을 가지고 놉니다. 비디오를 볼 때에는 저는 옆에 그냥 앉아있거나 아니면 제 볼일을 했는데.. 비디오를 안보여주니까 영환이와 "함께" 어울리며 노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사실 무지막지하게 사들인 비디오들을 보면.. 좀 아까운 생각도 드는데요.. ㅋㅋㅋ 지금 27개월인 영환이가.. 좀 커서.. "영환아, 어떤 비디오 보고 싶니? 우리 하루에 비디오 한 개 보기로 했지? 그럼 오늘은 어떤 비디오 볼까? ...... " 다 보고난 후 "아.. 정말 재미있었다. 내일 또 다른 비디오 보자꾸나.." 이런 대화를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좀 컸을때.. 그때 더 재미있게 비디오를 활용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지금은 엄마 목소리로 읽어주는 책들.. 신나는 음악이 나오는 오디오테이프.. 밖에 나가서 뛰어노는 놀이터.. 이런 것들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 참고로 요즘 영환이가 침대에서 읽는 (아니죠, 제가 읽어주는) 책들은 이렇습니다. Spot's First Christmas (캐롤을 부르면서 영환이랑 침대에서 마구 jump합니다. ㅋㅋㅋ 울 엄마는 이 광경을 보고.. 혀를 내둘렀습니다. 침대 스프링이 다 망가진다고.. 하지만 영환이는 무지 좋아합니다. ㅋㅋㅋ) Brown Bear (불후의 명작이죠. 특히 모든 동물이 다 등장하는 마지막 페이지에서 제가 "Where is the Brown Bear?"라고 물었을 때 답을 하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Ten Apples Up On Top by Dr. Seuss (숫자에 집착(?)하는 영환이가 숫자와 맘껏 놀 수 있는 책입니다. 서로 더 많은 사과를 머리에 얹기 위해 경쟁하는 사자, 강아지, 호랑이가 귀엽습니다.) Goodnight Moon (또한 bedtime story로의 불후의 명작이죠. 작은 mouse 찾는 것도 좋아하고.. 요즘 말이 좀 트이느라고.. 제가 읽어줄 때 몇 단어 따라하는 재미가 쏠쏠한가봅니다.) Mr. Brown Can Moo~! Can You? by Dr. Seuss (정말 재미있는 의성어가 많이 나와 있어서 영환이가 좋아합니다. 특히 빗방울 소리와 기차 소리, 끽끽 소리를 내는 신발 등을 좋아하네요) Chicka Chika abc (붐붐~ 하면서 알파벳이 나무에서 떨어지는 장면에서는 그야말로 깔깔깔입니다.) Are you my mother? by P.D. Eastman (귀여운 아기새가 엄마를 찾아 떠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down과 up을 확실히 배웠습니다. 이 책은 영환이가 너무 좋아하여 한 번 읽으면 최소한 5번은 반복해서 읽어야 직성이 풀립니다.) Dr. Seuss's ABC (알파벳과 친해지고 소리를 배울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영환이는 특히 G의 goo goo goggles 소리를 좋아합니다.) Today's Monday by Eric Carle (노래도 재미있고.. 각 동물의 의성어를 흉내내고.. 마지막에 아이들이 다 모여서 먹는 장면에서는 eat!을 외치면서 자기도 먹는 시늉을 합니다.) 이 정도가 요즘 침대에서 읽어주는 책들입니다. 이 책들을 다 읽고, 또 어떤 책들은 여러 번 읽어주면... 그제서야 만족해서 잠이 듭니다. 영환이가 원래 이렇게 책을 잘 읽었냐구요? 절대 아닙니다. 하루에 책 한 번도 안 읽은 날이 쌔고 쌔도록 많았죠. 특히 돌과 두돌 사이에는 신체발달이 주였는지.. 몸을 움직이면서 노는 것에만 관심이 있고 책은 거들떠 보지도 않더군요. 그래서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서.. 한 달 전쯤부터 영환이를 재울 때 책을 한 권 읽어줬습니다. 좋아하더군요. 그래서 한 권, 두 권, 차차 늘려갔죠. 이제는 신랑이 정신사나와서 숙면을 못취하겠다고 투덜댈 정도로 많은 책을 가져다 놓고 읽어줍니다. 오늘 제가 정말 글을 길게 썼네요.. 어제 사실 밤을 홀딱 새서 자야 하는데.. (생활영어 답글도 새벽 3-4시 경에 달았거든요..) 근데 이놈의 중독증세란.. ㅋㅋㅋ 이제 영환이가 놀이방에서 올 시간이네요. 마중 나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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