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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5월 12일 일요일]
제1회 죽산 M-CAMP 어린이축제 ?_blank"흙"
대학로에서 처음 이 정보를 접했다.
제1회라는 말이 실험적으로 들리긴 했지만 "흙"이라는 단어가 주는 매력때문에 꼭 가보리라..생각을 하고 있었다.
경기도까지 가야 해서..서울시내에서 돌아다닐 때처럼 자유롭지 못해 아이아빠가 꼭 같이 가줘야하는데..다행히도 시간이 맞아 가족이 모두 다녀올 수 있었다.
띄엄띄엄 붙여진 포스터를 보고 따라가는데 아이아빠가 "포스터 보고 찾아가기 게임하는건가. 어디야.." 하길래 보물찾기하는 것 같은 생각에 혼자 피식 웃었다.
드디어 10시가 조금 넘어서 무천캠프에 도착.
행사가 시작되려면 한시간 가량 남은 시간..물천지 저수지랑 나무들..차분해지는 기분..약간은 낯선 기분이 들었지만 현지는 시작도 하기 전부터 너무 즐겁다.
자갈주차장에 가서 돌멩이를 주워 모래있는 주차장으로 열심히 옮기더니 던지기..모아놓기..나눠주기..등 자갈 만으로도 혼자 신나하길래 나뭇가지 하나를 주워 큰 얼굴과 몸통을 그려주며 현지라고 했더니 내가 그린 머리 옆에 두 선을 찍 그어 놓고는 팔이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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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30분이 지나 티켓을 받고 흙놀이를 예약한 후 풍선 만들어 주는 아저씨 앞에 줄을 섰다.
"전 칼 만들어 주세요" 하며 똑부러지게 얘기를 한다.
첫번째 타자로 흙놀이를 시작하게 된 우리 가족.
"야, 난 이거 안하면 안되냐..이게 무슨 짓이냐..허허허" 하는 신랑.
흙놀이 하러 들어가서는 아이를 자기가 데리고 다니며 혼자 신났다.
작은 흙덩이..시멘트길 안밟고 흙길만 밟기..
"현지야, 흙이 발가락 사이로 삐질삐질 들어오게 깨금발로 걸어봐..흙이 발가락 사이로 막 들어온다"
"엄마, 미끄럽고 차거워..히~"
돌탑같은 곳을 들여다 보기도 하고..귀를 대보기도 하며 여러가지 색의 빛이 새어나오는 판에 흙을 얇게 발라놔 그 위에 그림을 그리면 흙이 지워지며빛이 나오기도 하고..
들어올 때 받아던 흙덩이로 나무에 놓을 뭔가를 만드는 시간에 나와 아이아빠는 생각이 통했는지 결과물은 전혀 달랐지만 둘다 새를 만들어 놓았고, 아이는 그저 주무르다 만 "덩어리"를 만들어 놓았다.
자기 말로 "덩어리"를 만들었댄다.
큰 연못이 있는 곳에 앉아 초가집과 굴뚝의 연기를 보기도 하고..연못의 물결을 움직여 비치는 그림자의 움직임도 좋았다.
흙으로 그림 붓그림에선 현지가 뭔가를 그린 후 죄다 색을 칠해놓길래 한가지 방법을 알려주었다.
"현지야, 엄마처럼 흙물감을 찍어서..이렇게 손으로 잡고 손을 톡톡 쳐봐. 어떻게 되나."
그새 배워 따라하는 현지..흙방울이 눈처럼 시원하게 뽀시시하게 떨어져 진행하는 언니가 "이거 너 혼자한거니? 와..어머님이 도와주셨어요?" 하며 멋지다고 칭찬을 해준다.
마지막 흙놀이는 작은 흙덩이를 잘게 뜯어내어 앞에 펼쳐진 화면에 던지는 놀이였다.
가까이에 가서 흙을 조금씩 열심히 뜯어 동그랗게 비빈 후 찰싹 찰싹 달라붙는 성취감 도는 기분도 느끼며 열번도 넘게 던지다 아빠랑 같이 누가 더 높이 던지나 시합도 했다.
미리 다녀온 사람이 짧아서 아쉬웠다던데..정말 특별한 놀이여서 그랬는지 짧은 체험시간때문에 아쉬움도 컸다.
그렇게 문을 나와 첫타자였기에 깨끗한 물로 손과 발을 씻었다.
나중에 이곳에 다시 왔을때 사람들은 처음 물을 한번도 새로 갈지도 않은 것 같은 물로 선과 발을 씻고 있었다. 물도 안갈아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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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놀이 공간에서 나와 페이스페인팅을 하러 달려간다.
줄을 서서 조금 기다리더니..다른 아이들이 잠자리나 나비..등을 하는걸 보더니 "엄마, 난 토끼가 좋으니까 토끼 그려달라고 할래" 그런다.
솔직히 토끼그림이 좀 이상했지만..아이는 반짝거리는 핑크빛 물감만으로도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1층으로 내려와 짚풀놀이에 참가했지만 머리가 안돌아가서 도저히 뭔소린지도 모르겠고..그저 짚풀만 만지작 거리다 이내 포기하고 머리 땋듯이 새끼줄만 꽈서 나왔다.
간단하게 가져간 도시락을 먹고..
야외무대로 자리를 옮기는데..아이 아빠는 아이에 대한 과잉보호때문에 넘어지는 것도 마음아파 내려놓질 못한다.
아이를 안고 논길을 후다닥 지나가는 바람에 같이 얘기하고 느끼고 싶은 엄마마음이 무시되어 기분이 상하기 시작했다.
오늘의 목적은 준비된 프로그램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보이는 것..들리는 것을 즐리고..엄마,아빠, 아이가 같이 시골정취를 느끼며 행복을 느끼는 거였는데..
더군다나 아주아주 오랜만의 가족나들이면서..
"애 그렇게 안 안아줘도 돼. 혼자 잘 다녀. 그리고 넘어져도 안울고 벌떡 일어나니까 걱정 말고.."
"아빠 나 안아주지 마..엄마한테 갈꺼야" 하면서 달려와 아이와 말로만 듣던(애기똥풀의 집 시작페이지에서만 봐오던) 애기똥풀을 직접 보고 사진으로 담기도 하고 아이와 같이 찍어주기도 했다.
아이 아빠도 나의 유별남(오늘 그곳에 온 아줌마들 모두를 유별난 사람들이라고 했을 정도니..ㅎㅎ)때문에 또한 기분이 상한 눈치였다.
풍물놀이가 이미 시작되어 늦은 관계로..남는 시간에 풍물놀이 옆에 마련된 천깃발에 아이가 열심히 왔다갔다하며 물감놀이를 하고..물감을 뿌리고..털고..해서 얻은 여러가지 기법의 색칠도 해보며 천을 어지럽히기도 하더니 얼굴에 울긋불긋 물감꽃이 피었다.
아이 아빤 풍물놀이가 재미있는지 그것만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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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산탈춤 배우는 곳에 가 한삼을 손에 끼고 인간문화재라는 "윤옥"선생님에게 봉산탈춤의 기본동작을 배웠다.
굴림을 하며 "낙양동천 이화정~"을 외치고..
굴림~ 고개짓~ 무릎꺾기~ 외모리..하여튼 춤사위를 따라하다보니 이게 맞는건지..손하고 다리하고 따로 놀기도 하고 몇번씩 반복되는 과정에 지치고 말았다.
더군다나 혼자만 하는게 아닌, 아이의 손을 붙들고..같이 한몸이 되어 따라하다보니 더 힘이 들었던 것 같다.
그래도 아이는 한쪽 다리를 높이 들고 펄쩍 뛰며 얼쑤~ 절쑤~추임새를 넣는 것만 봐도 아이가 뭔가를 느끼고 춤을 추는 모양이다.
우리 가락에 맞춘 우리춤의 기본을 배웠다는 것이 뿌듯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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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물놀이에선 굿거리(얼쑤 절쑤 얼씨구 좋다), 자진모리(땅땅 내땅이다 내땅이다 내땅이다), 휘모리 (쥔쥔 문여소)를 쉽게 배우고 풍물악기로 우리장단을 연주해보는 시간에는 가족 모두가 서로 다른 악기를 들고와 한자리에 앉아 코메디를 찍는 기분이었다.
아이는 꽹과리를 친다고 조르고..아이 아빠는 징을..나는 소고를 들고와 따로 앉으면 되는 것을 아이가 엄마 옆에 앉겠다고 해 한자리에 모여 주위사람들 다 소고를 치고 있는데 둘이 꽹과리와 징을 치는 것이 아닌가..ㅎㅎ
그래도 아이아빠가 이런 놀이에 신나게 참여할 줄을 생각도 못했다.
절로 흥이 나는 체험마당이었던 것이다.
우리장단을 배울 때 아이가 땅땅 내땅이다~하며 알려준 자진모리를 "땅땅 매딴이다..매딴이다.." 하며 열심히 따라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와 아이아빠 얼굴엔 웃음과 행복이 가득했다.
잠깐 시간이 비어 건물쪽으로 왔는데 아이가 아주 잘 꼬아진 버려진 새끼줄을 들고와 그걸 깔고 줄밟기도 하고(아이가 명령하는 대로 따르는 대장놀이), 자기가 기관사 한다면서 제일 앞에 서고 아빠는 가운데..엄마는 마지막에 서서 기차노래까지 불러가며 기차놀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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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거인은 줄거리 자체가 쉽게 들어오는 내용은 아니었음에도 아직까지 아이가 "백두야~ 백두야~ 어서어서 일어나~~"하면서 노래부르고 백두거인..어쩌구 하면서 착한 거인이라고 장난도 치고, 옥수수를 보면서..엄마 백두거인에서 어떻게 했었지..똑또로독독 옥수수~~ 사과랑..또 뭐했지? 하면서 계속 이야기 하는 것을 보니 기억에 많이 남는 모양이다.
넓게 트인 자연속에서 겪은 공연이어서 인상이 깊게 남은 듯.
난 처음 시작할 때 들려준 해와 달이 두개였는데 어떻게 하나과 되었는지를 노래하는 부분이 제일 좋았던 것 같다.
공연이 끝나고 저녁시간 후 봄날의 꿈이 공연된다고 했다.
논길로 오면서..애기똥풀을 꺾어 머리에도..주머니에도 꽂아주고 나중에 옷에 묻은 노랑물을 보면서 애기가 똥싼것 같다..하며 이름이 붙게된 이유도 알려주고..(줄기를 꺾으면 거기서 노랑물이 나오는 것이랜다)
개구리 소리에 귀기울이기도 하고..지네를 보고 아이를 불러 보여주기도 하고..모판에 벼를 뿌려 거기서 저렇게 모가 자라면 옮겨심는거야..거기서 벼가 자라서 벼 껍질을 벗기면 우리가 먹는 쌀이 되는거야..이건 경운기 같다(나중에 생각해보니 경운기가 아니라 모 심을땐가..아니면 거두어 들일땐가 쓰는 기계였다는 생각이 든다)....아카시아 꽃을 잡아당겨 향기도 맡게 해주고..
맨날 공연과 전시회만 다녀서 이런 나들이가 더 소중한 기회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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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꿈은 아이아빠가 피곤하다며 자꾸 가자고 사정을 하는 바람에 조금 삐진척 했지만..주말에도 고생하는 모습이 또한 안스러워 그냥 집에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 차창으로 보이던 하얗게 늘어진 아카시아 나무들이 오늘 하루가 어땠는지 돌아보게도 해주고, 아쉬움도 남겨주었다.
가는 길이 아쉬워 아카시아 나무들이 어디까지 심어져 있나 자꾸 새겨보게 된 것 같다.
앞으로는 매년 어린이와 함께하는 5월을 기획하며 흙을 시작으로 물, 바람, 불, 돌, 하늘 등의 시리즈로 엮어나간다고 하니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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