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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5월 22일 수요일]
국악연주회 소식은 항상 반갑다.
서울시 국악관현악단의 정기연주회라는데 가정의 달맞이 어린이 음악회라서 어린이들도 함께 즐길 수 있게 마련된 자리인가보다.
단 하루..단한번의 공연이라 만 7세이상이라는 연령제한을 봤지만 예매부터 하고 말았다.
막상 세종문화회관에 가니 몇살이냐고 묻더니 "6세부터 입장가능합니다" 그러는 것이다.
"얘 50개월 넘었어요~"(거짓말도 잘 나온다) 하고 휙 들어와버렸다.
조금은 어수선한 분위기..곳곳에 눈에 띄는 빈자리..
아마도 세종문화회관의 많은 좌석과 오래된 내부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성상희의 사회로 공연 시작.
첫번째 순서로 노란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나와 대취타를 연주했다.
노란색 옷도 시선을 끌었지만 대취타 또한 행진곡 답게 분위기를 제압하는 힘이 느껴졌다.
"저게 대취타래. 왕이 행차할 때 연주했던 음악.."
"어, 근데 엄마..왜 두개가 똑같지?"
무슨 소린가 했더니 대취타를 연주하는 악기를 두명씩 같은 걸로 연주하고 있었다.
소라도 두명..나발도 두명.."한명이 연주하면 소리가 너무 작아서 안들릴까봐 그런가보다.."
대취타는 왕의 행차나 군대의 행진, 개선때 연주하는 음악으로, 다른 말로는 "무령지곡"이라고도 한다. 징, 장구, 자바라, 용고 등의 타악기를 많이 쓰고, 나각(소라), 나발 등의 단음 악기와 가락을 연주하는 태평소로 편성되는 아주 대규모의 음악이 대취타.
취타는 대취타보다 음율도 더 지적이고 아름다웠다.
붉은 의상을 입고 머리에 관모를 쓰고 연주모습이 사진에서 보통 볼 수 있었던 국악 연주모습이었다.
대취타보다는 훨씬 듣기가 편했다.
"저기 가야금도 있고..아쟁도 있네? 활로 켜는게 아쟁이지? 우리 봤잖아..인사동에서..대취타보다 이게 더 좋다..그치? 이건 취타래..취타.."
취타는 타악기 위주의 대취타와는 달리 관악기, 현악기 등의 같은 선율로 옥타브를 연주하는 웅장하고 아름다운 실내악. 대취타에 쓰이는 태평소의 가락을 2도 높이고 가락에 변화를 주어 관현악 곡으로 만든 음악.다른 말로는 "만파정식지곡" 이라고도 부른다.
사자가면놀이가 나오니 "엄마, 아빠가 했던거"하며 좋아한다.
작년 추석때 중앙민속박물관에 가서 북청사자놀음을 하는데 아빠가 사자의 뒷부분을 나가서 했었기 때문인지 어딜가든..북청사자 사진이나..사자만 봐도 "우리 아빠가 저거 사자 속에 들어가서 북청사자 했었지"하며 잊지도 않는다.
이번 사자가면놀이는 녹색, 빨강, 노란 사자들의 춤으로 시각적으로나..사자라는 이름만으로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시간이었다.
사자놀이가 끝나고 배운 "돈돌날이~" 역시 그때 배웠던 함경도민요.
한번 배웠다고 "돈돌날이~ 돈돌날이요~ 니랄날이요~" 입에 착착 붙는다.
아이도 뭔가 비슷하게 돈돌리~~그러긴 하는데 기억을 하는지..첨 듣는 것처럼 느끼는지..
그래도 여기저기 자주 다녀봐서 익숙한 가락과 소리에 흥을 맞춘다.
사물놀이..아이들의 능숙한 솜씨가 기특하고 아이도 언니, 오빠들이 사물놀이를 하는 것을 보니까 더 친근한가보다.
단소를 불 줄 아는 아이들은 불러 단소를 하나씩 선물로 주고 함꼐 따라 연주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아이가 단소를 불줄 아는사람~~했더니 손도 번쩍 들고는 자기도 나간다고 벌떡 일어나길래..나가서 단소를 선물로 받아오게라도 할까..하다 조그만게 나갔다가 다치기라고 할까봐 그냥 사준다고 하고..학교 들어가면 단소 부는거 배울거라고 얘기하고 안고 있었다.
조그만게 겁도 없이 할줄도 모르면서 할줄 안다고 손이나 번쩍번쩍 들고..
국악관현악단의 "방황"은 이게 국악이다..싶게 제대로 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
사람들도 연주가 끝나자 그전과는 다른 박수소리를 보냈다.
선화예술학교 학생의 가야금 협주로 듣는 국악관현악단의 뱃노래 역시 스케일이 크다보니 마음에 더 크게 와닿는다.
우리 국악은 정말 아름답고..마음을 쓸어내려주는 신비한 매력이 있다.
아이도 국악의 아름다움을 스스로 느꼈으면 좋겠는데..
마지막 부분에서 사회자가 실수를 한 것 같다.
마지막을 다같이 참여하는 취지는 좋았는데 뜬금없이 다 일어서라니..
일어서서 춤을 추라는 것인지..손뼉이야 앉아서도 충분히 칠 수 있는 것을..
이때문에 장내가 어수선헤지고 왔다갔다 거리는 사람이 생겨나고..심지어는 자기 아이가 앞에 나오는 합창단원이어서 그런지 무대 정 가운데를 딱 가로막고 거기서 아이를 부르며 손짓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앉은 사람..일어서서 손뼉치느라 무대를 가린 사람..돌아다니는 아이들..
어쨋든 국악관현악단과 아이들의 합창으로 막을 내렸지만 마지막 분위기때문에 눈에 띈 외국인에게도 민망스러웠다.
다닐 때마다 느끼는 공연예절..
내 아이도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었던 적이 있었지..하지만 끊임없이 공연장에서 지켜야 할 일과 하지말아야 할 일을 애기해주며 고쳐줘야 하는게 부모의 역할인데 보여주는 것에만 치중해서 언제까지나 버릇없는 철부지로 다른사람에게 피해를 주게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큰 아이들이 오히려 더 공연에 지장을 많이 주니..하긴..어른들도 그러는 사람들이 가는 곳마다 있긴 하지..
대극장을 나오니 스틸로 만들어진 대형 로봇이 서 있었다.
더 자세히 보기 위해 컨벤션센터쪽 층계로 올라갔을 때 누군가가 드럼페스티발에 대해 물어보더니..이내 인터넷 사이트 얘기를 하면서 아이를 알아보는 것.
좀..쑥스럽기도 하고 반갑가도 했는데..아이의 사진을 보고 대극장에서부터 알아봤다는 것이다.(지원맘~ 반가웠어요~~ㅎㅎ)
여러가지 타악기들이 놓여있는 것을 보고 달려가더니 드럼세트에 앉아서 발로 구르고.,.손바닥으로 치고..
징을 울리고..챠르르 요정소리가 나는 악기로 손으로 훑어보고..한참을 신났다.
옆에서 미술로 보는 스포츠라는 전시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아이가 거기 들어가자며 조르길래 살짝 들어갔다가 나왔다.
"내일부터래..다음에 드럼페스티발 할 때 와서 구경하자"
현지는 "아빠 국악 짱이래요~가 너무 재밌지~" 그러면서 최고라는 듯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인다.
kbs어린이국악음악회에도 한번 갔었는데 그때보다 구성이 더 좋았던 것 같다.
특별한 경우에만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항상 만날 수 있는 우리 국악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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