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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5월 28일 화요일]
오늘은 서울 드럼 페스티발 개막식날.
작년 10월..현지와 폐막식에 가서 비트있는 두드리기에 맛들려 정신없이 박수치고 소리질렀던 기억때문에 진작부터 개막식(개막식..폐막식이 제일 볼거리가 많으므로..)을 기다리고 있었다.
세훈이네와 같이 세종문화회관으로 갔다.
도착하니 5시 30분..
리허설을 하는 것인지..흑인들이 신나게 북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고..지난번과는 다르게 분수대쪽으로 옮겨진 무대 앞의 의자들엔 군데군데 벌써부터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가운데 쯤..자리 두개를 잡아 가방을 올려놓고..아이들과 미술관 신관 앞으로 올라가 ?_blank"오즈의 북소리"라는 악기전시를 둘러보았다.
며칠전 이곳에 공연을 보러 왔을 때도 열심히 두드리다 갔건만..
하긴..그땐 채같은게 하나도 없어서 손으로만 두드리고 훑었는데 오늘은 그래도 몇개는 더 준비가 된 것 같아보였다.
악기에 대한 설명도..어느 나라에서 주로 사용하는 것인지도 설명이 없어서 알 순 없었지만 아이들은 그저 두들기는 재미에 한군데 정착도 못한채 여기서 잠깐..저기서 잠깐..메뚜기처럼 뛰어다니기에 바빠보였다.
금속으로 만든 실로폰과 나무로 만든 실로폰을 두드리며 서로 다른 음색도 느껴보고 두드려도 보고..심벌즈인지..드럼세트인지에 앉아 열심히 발을 구르며 쿵쾅거려보기도 하고..촤르르르~~은방울 소리를 내보기도 하고..즐거워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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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데리고 미술관 신관에서의 미술로 보는 스포츠와 놀이를 보러 들어갔다.
미술로 보는 스포츠에 관한 전시이기보다 전통적인 우리 것에 대한전시에 치중이 많이 되었다.
직접 쳐 볼수 있었던 우리 악기들..
용 두마리가 그려져 있거나 오방색과 태극무늬가 그려진 북들..뭐..좌고..응고..정확한 이름이야 모르지만 채로 둥~~ 둥~~ 쳐보기도 하고, 대형목탁 앞에서 '나무아미타불~~'도 중얼거려보고..채 두개를 잡고 장고를 쳐보기도 했다.
전시되어 있는 탈들도 예전에 kbs어린이국악연주회에서 잠깐 보았던 양주별산대놀이에서 봤던 소무, 취발이..그리고 삐죽삐죽 수염이 재밌게 난 할아버지 탈들까지..수염난 할아버지 탈이 재밌는지 자꾸 잡아당겨본다.
자기로 만든 장고는 처음봤다.
"현지가 봤던 장고는 나무로 만든거였는데..이건 도자기로 장고를 만들었네~ 이건 장고칠 때 조심조심 쳐야겠다..깨질지도 모르니까.."
오락실에서 언뜻 보았던 스트리트파이터였던가..게임에 나오는 주인공들을 크게 만들어 세워놔 그사이를 빠져나오기는 했지만 뭘 의미하는지는 현지도 나도 게임과 안친해서 잘 모르고 그저 사람들이 서있네..하며 가끔 들어오는 불빛을 기다리는 재미로 잠깐 구경했다.
지직 거리며 신비한 빛을 보여주던건 제목이 뭐였더라..
작품제목과는 전혀 다른 쪽으로 얘기를 나눈다.
"현지야, 이거 뭐같애?" "음..지지직~~"
"꼭 마녀가 수리수리 아브라카 다브라~~ 할때 보는 요술구슬같다..ㅎㅎ"
"그럼 뭐하는건데?"
"보고싶은 사람이 뭐하나..구슬로 보는거지~"
엄마만 만화를 너무 많이 봤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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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을 나와 층계를 내려오는데 안간다며 더 놀고싶다고 조른다.
근처에서 그곳에 갈때마다 들렀던 빈대떡집에 가서 저녁을 먹고..아이들 간식거리를 사들고와 자리에 앉았다.
여전히 백색의상이 빛나는 앙드레김 오빠를 보니 철없이 기분이 좋았다.
일명 "핑크공주" 고적대 언니들의 연주와 풍물놀이로 개막전 분위기가 고조된 후 7시 30분부터 시작된 개막식..
매년 10월에 열리는 행사인데 올해는 월드컵에 맞추어 5월에 열게 되었댄다.
고건시장이 나와 개막식을 선성하는 순간 갑자기 뒤에서 들리던 빽~하는 소리..
세종문화회관 옥상에서 대취타가 연주되었던 것이다.
"어머, 현지야 우리 저번에 봤던 대취타 연주하는거야~"
조금만 아는게 나와도 이리 반갑다.
옥상에서 깜짝 출연한 사람들을 구경하려고 이리저리 고개를 뺀다.
이번 페스티발에 참가한 국내외팀이 모두 나와(국내팀은 몇팀 안나온 것 같았지만) 각자의 팀을 소개할때마다 1분정도씩 연주를 돌아가면서 했는데..스피커 위에 걸터앉아 연주를 했던 세명의 연주자들이 기억에 남는다.(어느 나라였더라..)
이어서 우리 아리랑을 편곡한 곡으로 합동공연이 있었다.
우리의 애절한 아리랑이 북소리와..멜로디가 어우러져 감동을 자아냈다.
웅장하고..애절하고..이런걸 두고 화합의 기운이라고 하는걸까..주책처럼..아리랑 가락만들어도 코끝이 찡해온다.
연주가 끝나고 터진 폭죽들때문에 다들 깜짝 놀랐다.
대단한 광경의 불꽃놀이가 펼쳐지진 않았지만 빙글빙글 꼬여서 올라가는 하얀 불꽃..한꺼번에 올라가 터지던 불꽃들..색색의 불꽃들..이 아이들의 기분을 한껏 흥분시켜놓은 것 같다.
아이들이 이렇게 불꽃을 좋아하는데..(사실 엄마가 더 좋아했지만) 불꽃축제에 가야하나..말아야 하나..고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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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으로 티셔츠로 맞춰입고 빨간색 드럼통..그리고 금속악기들이 세련되어 보이는 스틸밴드의 라틴풍 연주로 공연으로 메인공연의 첫번째 순서가 시작되었다.
작년에도 스틸밴드를 봤었는데..이름이 조금 다른거 보니 다른팀인가보다.
두드리는 소리..부드러운 멜로디..스틸뿐만이 아니라 나무로 된 악기를 두드릴때는 "저건 꼭 다듬이질 하는 것 같다~~"하면서 볼 정도로 정감있는 모습이었다.
방망이(채였겠지만..)로 두사람이 공중에서 서로 부딪히며 연주되는 모습도 열광을 자아냈던 과장되지 않은 깔끔한 연주였다.
두번째로 민속의상을 입은 터어키팀의 민속곡 연주가 진행되는데 입장할 때의 행진음악과 행동이 기억에 남는다.
아이도 행진하는 모습을 눈여겨 보더니 연주가 시작되면서 딴짓을 한다.
가운데서 큰 북을 치던 아저씨는 북채를 곤봉 돌리듯 연주하는 모습이 무척 열심인 듯도 보이고 힘이 가득해 보이기도 했다.
"아꾸~~아꾸~~"를 서너번 쯤 했을때였나..이젠 사람들도 음악이 끝나고 시작할때 들리던 그 소리를 웅성거리며..군데군데 키득거리며 그 소리를 따라하기도 했다.
"아꾸?" 하며 현지도 그 소리가 재밌다는 듯..하지만 그 음악이 그음악 같은데 제일 오래한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지루했다.
언제끝나나..하며 연주가 끝날때마다 박수를 열심히 치긴 했는데..중간에 더 연주하려고 주춤하다가 그냥 나올떄 했던 행진을 다시 하며 들어가버렸다.
왠지 술렁거리던 객석이 미안하게 느껴졌다.
우리나라 난타의 열광적인 무대..심장과 같이 뛰던 북소리..내용이 있는 공연인만큼 사람들이 많이 웃고 많이 열광한..신나는 공연이었다.
짧은 시간에 군더더기 없이 핵심만 딱 보여줘서 지루할 틈 없었지만 이제나 저제나 가장 멋있는 물때리는 장면만 기다렸는데..나오지 않아서 서운.
"엄마, 난 난타가 정말 재밌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연주는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해서 사람들이 더 좋아했던 것 같다.
잘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뭐라고 따라하라고 얘기하면 들리는대로 따라하며 리듬도 맞추고..박수로 치고..사람들이 우리 난타 못지않게 좋아했던 것 같다.
각각의 연주자들을 모두 소개할때 저다마의 마림바를 개성있게 연주하며 인사하는 장면도 인상적.
마지막 무대로 번개치는 소리가 울리고 긴 생머리와 검정색 비닐인 듯한 소재의 옷을 휘날리며 등장한 멋진오빠들인 뿌리패가 연주를 시작했는데..큰 북을 치면서 보여주었던 무풍지대에 온 듯한 모습도 멋졌고, 둥둥거리는 힘있는 북소리를 들을때마다 가슴이 둥둥거리는 바람에 요상한 기분도 들었다.
"이상하네..우리나라 북소리만 들으면 심장이 같이 뛰는것 같아" 하며 가슴에 손을 대보기도 했다.
셋이서 네개의 북을 두드리는 장면과 아주아주 긴 상고를 쓰고 나와 멋지게 리본돌리기 묘기를 하는 것처럼 돌리던 모습에 아이가 이리저리 고개를 뺀다.
인터넷에서 뿌리패 사이트에 들어가서 vod로 공연을 보고나서 한번쯤 보리라..했었는데 생각하면 자연스레 겪에 되는걸까..여기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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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다 끝나니 10시 30분쯤 된 것 같다.
개막식 행사때문이었으니 다른 날은 9시면 끝날 것 같다.
몸으로 흔들고 무대에 뛰어 올라가 같이 춤추며(물론 우린 아니었지만) 가슴 벅차했던 작년 폐막식 때의 기분까지는 아니었지만 어떤 공연이나 시종일관 흥미와 재미를 줄 순 없다.
끌고 당기듯..흥분됐다 가라앉았다..만족스럽다가도 조금은 지루하기도 하고..
뺵빽하게 들어찼던 사람들이 개막식과 더불어 진행된 메인공연까지의 시간이 너무 길어져서 늦어서 그랬는지..중간에 조금만 지루해도 참지 못하고 휙 뒤돌아 가서인지..중간부터는 빈자리가 보이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서서 보는 사람들..빈 자리를 채워가며 앉아서 신나게 박수치며 환호하던 사람들..
신나는 무대였다.
작년에 미술관신관쪽 계단이 사람들의 수요를 이겨내지 못해 이쪽으로 자리를 옮긴 것인지...자리가 넓어져서 사람은 더 많은 것 같은데 번잡함은 덜 느껴졌다.
도깨비스톰 공연을 또 보고싶은데..
그날 다른 일정(로댕갤러리에 가려고 계획해놨기에..) 마치고 갈 수 있으면 한번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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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
하루종일 어린이집에..피아노학원에..바로 끌려와서 드럼 페스티발까지 다닌 현지가 조금은 피곤한 기색으로 "엄마, 아빠한테 가서 드럼페스티가 정말 재미있었다고 얘기할거야" 그런다.
"드럼 페스티발~ 정말 신났지?"
"응, 막 두드리는게 좋았어. 난타가 제일 재밌어~ 엄마..피곤하지.."
"그래, 엄마 무지 피곤하다..현지도 피곤하지?"
"아니.."
집에 돌이온 현지.."바나나를 탄 끼끼"를 보면서 붙여놓은 글자들과 똑같은 걸 찾아야 한다며 죽어도 봐야한다는 것이다.
죄다 씻겨놓고나서 그 늦은 시간에 비디오를 틀어주니 길쭉한 바나나~~ 어쩌구~ 그러더니 소파에 누워 바로 쓰러져 잠이 들었다.
아이가 조금씩 커가니 해줄것도..시킬것도..보여줄 것도 많아서 하루가 너무 짧기만 하다.
하는 일이 많다보니 나들이도 저녁이나 주말로 한정되어지고..
많이 다니다보니 다른 아이들의 피곤감보다야 면역이 들어서 덜하겠지만 어린것이 가끔은 측은할 떄가 있다.
이런 생각이 들면서도 막상 그곳에 가면 즐거워하니 만족스럽기도 하고..
공짜 공연, 좋은 공연이 있으면 어디든 달려가는 아줌마 본성때문에 욕심을 버리긴 힘들 것 같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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