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수학에 소질이 있나요?"
간혹 제게 이렇게 묻는 엄마들이 계십니다.
소질이 있는 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아이에 관한 이런 저런 정보를 미리 주기도 하고, 제가 진행하는 수업에 아이를 데리고 오기도 하지요.
진즉부터 하고 싶었던 질문이지만 참았다가 제가 아이를 파악할 수 있도록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다음에 이 질문을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글쎄요....수학에 소질이 있는 아이는 참 드문 것 같아요."
라는 게 저의 대답입니다.
(제 자신에 대해서도 수학에 소질이 있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솔직히 말한다는 게 참 두려운 일이긴 하지만...그 아이만 그런 게 아니니까...
그리고 수학에 소질이 있는 게 아니라고 해서 크게 실망할 것도 아니라고 봐요.
워낙 그런 애들이 드물다는 것을 부모들이 인정하기만을 바랍니다.
제가 지금까지 가르쳐온 아이, 제가 아는 아이 중에서 정말 수학에 소질을 타고났다고 보여진 아이는 딱 한 명 있었어요.
아이큐 150이 넘는다던 아이도 아니고, 서울대 수석을 한 아이도 아니고, 미국 IVY 리그 공과 대학으로 유학간 아이도 아닌, 어떤 한 아이에요.
그 아이가 중학교 때 처음 가르쳤었는데, 제가 열렬히 사모했어요. '아, 저런 아이야말로 수학자가 될 아이로다.' 싶었구요.
또래의 다른 아이들이 이 아이한테 열등감을 많이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되요. 물론 다들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오히려 겉으로는 이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부족해 보였죠. 역사 책에 이름이 나오는 수재들이 그랬던 것 처럼 다소 어눌한...
그 아이는 지금 포항공대 수학과에 다니고 있어요. (역시!^^)
수능 성적도 우수해서 모든 대학과 학과를 중에 골라 갈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수학과를 간다니까, 주변에서는 '특이한 아이에 그 부모!' 라고 하더군요.
그 아이를 제외하고는, 수학에 소질이 있다고 보여지는 아이를 저는 아직 못 보았습니다.
물론 이과 계통이 적성으로 보이는 아이는 있지요.
이과 계통에도 여러가지가 있으니까, 그 중 수학에 소질이 있는지는 잘 따져 보아야하구요.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 중에는 경상계열(경영, 경제, 통계, 회계 등)에 맞을 것 같은 아이들이 있어요.
일단 계산하는 것을 좋아하고, 또 잘해야 하지요. 회계 계산이 얼마나 복잡합니까?? 게다가 컴퓨터도 잘 해야 하고.
수학을 좋아하지만 과학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이 이쪽에 맞을 것 같아요.
수학을 좋아한다고 무조건 이과 쪽으로 생각하지 말고 혹시 사회계열은 어떤지 잘 살펴 보시기 바랍니다.
완전 이과 계통에는 순수과학 계열, 공학 계열, 의학계열이 있지요.
수학에 소질이 있는 아이는 이 중 순수 과학의 수학과에 진학을 하는 게 좋을 것입니다.
제 생각에는 아이가 수학을 아주 잘해서 장차 수학자가 되길 원하는 학부모는 그리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아닌가?)
아이가 수학에 소질이 있는지를 묻는 엄마들의 속마음엔 '우리 아이가 선천적으로 지능이 높은 게 아닐까?'하는 기대가 있는 않을까요.
수학을 잘 하려면 (<니가 수학을 못하는 진짜 이유> 저자의 말처럼) 수학적인 머리가 좋아야 합니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인 것 같아요.
물론 노력에 의해 수학을 잘하고 필즈상도 받았다는 분도 계십니다. (<학문의 즐거움> 저자)
이런 사람은 진짜 진짜 드물고..., 수학자 중에는 수학적인 머리를 타고 난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수학사 책에 이름이 나오는 수학자들을 보면 말이죠.
하지만 이미 학습이 많이 된 아이들의 선척적인 지능을 알아보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다듬어지지 않는 상태의 아이들을 더 좋아해요. 그런 아이 중에는 아직 개발이 되지는 않았지만 곧 보물이 될 것 같은 아이들이 있거든요.
그 외의 대부분의 아이들은 배워서 생각하게 된 것인지, 원래 타고나서 그런 것인지 알기가 힘들기 때문에, 별도의 테스트를 받아 보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결론은,
- 선척적으로 수학에 소질이 있는 아이는 매우(!!!) 드물다.
-수학에 소질이 있어 보이는 아이들이라도 문과 계통으로 진학 할 수도 있다.
는 점을 감안하시기 바란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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