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이 되었는데도 학원 강의를 잘 못 듣는 아이들이 있습니다.여러 명의 아이들, 때로는 100명이 넘는 아이들이 있는 교실에서는 집중도 안되고 선생님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고 느껴져서 강의를 받기 힘든 아이가 있다는 거지요.
또, 인터넷 강의나 TV 강의를 듣는 게 힘든 아이도 있습니다. 질문도 할 수 없고, 선생님이 옆에 있지도 않으니 집중력이 떨어져서 결국 별 효과를 못 보았다는 아이들이지요. 곁에 앉아 일일이 챙겨주고 관리해 주는 사람이 없으면 공부하기 힘든 아이들이 점차 많아지고, 좋은 수업을 해 줄 수 있는 분이 곁에 없는 현실만을 탓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아이가 대형 강의를 잘 받아들일 수 있다면 훨씬 경제적입니다. 또 효과적이기도 합니다.
단적인 예로, 전국에서 가장 잘 가르친다는 강사에게 독과외를 받기는 불가능한 일이지요. 그런 분을 자기 집에서 만나지 않으면 싫다는 태도로는 잘 배울 수 없을 것입니다. 대형 교실에서 많은 아이들과 수업을 받으면 공부가 잘 안된다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 수업들을 피한다면 질 좋은 강의를 한번도 듣지 못하고 학창 시절을 보날 수도 있겠지요. 그에 비하면 그 분이 계시는 강의장으로 찾아 가서 직접 강의를 듣는 것이 훨씬 적극적인 선택일 것입니다. 그런 분은 집으로 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학교 수업도 일종의 대형 강의라고 볼 수 있지요. 학교 수업은 소그룹 과외도 아닌데다 수준이 다른 여러 아이들이 섞여 있다는 이유로, 좋은 수업을 놓치는 아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형 강의에 익숙하게 적응하는 아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자기에 맞는 수업을 선택할 수 있으니 경제적이고 효과적이지 않을까요?
또한, 세계 최고의 석학을 만날 수 있는 자리는 사석보다는 공석인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직접 만나뵙기는 커녕 간신히 TV 공개 강의에서만 볼 수 있을 지도 모르지요. 어려서라면 1:1 수업이 훨씬 효과적이고 때로는 그 방법밖에 없을 수도 있지만 학년이 올라가면서도 내내 그런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정말 좋은 강의를 놓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선생님이라고 나한테도 좋은 선생님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수업을 받는 여러 형태 중 소그룹이나 개인지도만을 선호한다면 좋은 학습의 기회를 잃어버릴 수도있다는 것은 분명할 것입니다. 학문을 탐구하는 데 있어서 궁극적으로는 누구나 독학을 하겠지만, 그 전에 자기만의 스승님(모델)을 가질 수 있으려면 많은 교사를 만나보아야 합니다. 많은 교사를 경험하려면 자기 집에 와 줄 수 있는 교사만 찾지 말고, 대형 강의실로 찾아가야 뵐 수 있는 분께 멀리서라도 수업을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수업을 받는 형태도 아이들이 자람에 따라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되도록 다양한 방식에 적응할 수 있는 아이에게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입니다. "수학은 자고로 개인과외가 좋다."라던가, "그룹으로 팀을 짜서 하는 수업이 가장 좋다."..라고 못받는 것에서 차차로 벗어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현재에 머물지 않고, 늘 자라고 있으니까요.
우리 아이들이 신축적으로 상황에 맞는 학습 형태를 선택할 수 있어서, 언제 어디서든 누구로부터든 배울 수 있는 힘을 점차 만들어 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