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에 대한 전체적인 느낌부터 말씀드린다면....예일이 가장 좋았어요. 흔히 상상하는 고풍스런 석조 건물을 가진 전형적인 대학교의 모습을 하고 있기도 하고, 캠퍼스를 오가는 학생들의 모습에 대한 느낌도 그랬습니다. 그 학교서 배워보지 않았으니 겉모습으로만 볼 뿐이지만...^^;;; M.I.T.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하버드는 붉은 색 벽돌 건물이 많았고 소박하지만 다소 산만한 분위기(관광객이 너무 많아서 그렇다네요)...교실을 기웃거리는 사람들이 내다 보이는 강의실도 있더군요. 브라운 대학은 로드 아일랜드에 있었는데, 아담하고 아주 예쁜 학교였어요. 마을도 동화속의 마을처럼 예뻤구요. 이 대학이 IVY리그 대학 중 하나라는 것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더군요. 다른 학교에 비해 규모가 작아서 더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다른 대학들은 한국인 가이드 분의 안내로 돌아 보았고, 하버드에서는 중국사를 연구하는 대학원 학생이 안내를 해 주었습니다. 이 학생은 서울대를 나와 결혼을 한 상태에서 현재 아내와 함께 기숙사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한국에서도 결혼한 후에 공부를 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유학생활은 오죽할까 싶었습니다.) 1636년(혹은 1638년)에 창설된 이 학교의 이름은 도서 300권을 기증했던 존 하버드 목사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다네요. 하버드가 유명해진 이유 중 하나는 선택과목제를 최초로 도입한 것과도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전세계에서 하버드로 관광(?)을 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면학 분위기가 헤쳐지고 있다는 점과 다른 학교에 비해 하버드에서는 학점이 매우 후하다는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20% 이상의 소수 민족 학생들이 입학 할 수 있도록 규정을 정해 놓았다더니 그래서인지 유색인종 학생들이 많이 보였어요. 한국 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도 여럿 보았구요. M.I.T.와 마찬가지로, 이 학교에서도 자기네 학교를 빛낼 수 있는 인물 위주로 선발을 한다네요.(학교가 학생에게 도움을 준다기 보다는 학생이 학교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따라서 이 학교에 입학하고 싶으면 학교의 이름을 빛낼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게 좋다고 합니다. 친구들 중에는 '어떻게 저런 아이가 하버드에 왔을까?'싶을 정도로 어수룩한 아이도 있는데, 알고보면 뭔가 한가지 대단한 특기가 있더래요. 모든 걸 잘하기 보다는 하나라도 확실히 잘하는 아이들이 모여있는 것 같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학생이 바로 그런 학생 같더군요. 겉보기에도 똑똑함이 묻어나오는 그런 타입은 아니고 뭔가 약간 허전한 듯한 이 학생에게도 어떤 커다란 능력과 장점이 있겠지요.) 역시 영어에 대한 질문을 했는데, 무엇보다도 자기가 좋아하는 방식-영화를 좋아하면 영화로, 팝송을 좋아하면 음악으로, 만화를 좋아하면 만화로, 소설을 좋아하면 책으로- 접근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네요. 자신은 영화를 좋아해서 같은 영화를 몇 번씩 보면서 영어 공부를 했대요. 소설은 한국어 책과 영어 원서를 같이 읽기도 했다하고(마침 울 아이가 이와 같은 방식을 하고 있던터라 기분이 좋더군요), 비디오나 DVD의 자막을 없애고 영화를 보기도 했다고 합니다. 청주와 광주에서 온 중고등학생 남자 아이 2명(현재 어학 연수중이라네요)이 동행 했었는데, 그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질문을 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들은 그다지 물어볼 게 없어서인지 많은 대화를 하지 못했어요. 시간이 없기도 했고요. 출근 시간대의 엄청난 교통 체증으로 약속시간을 이미 1시간 반이나 넘긴터인데다가, 수업이 있다고 해서요. 미국에 유학까지 왔는데 학교 안내 해 달라고 수업을 빼먹게 할 순 없지요... 영화 '러브 스토리'와 우리나라 드라마 '러브 스토리 인 하버드'에 등장했던 법대 도서관에 들어가 보았는데, 흠...영화 속의 한 장면에 들어간 기분이었어요. (아무나 도서관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 놀라울뿐!) 예일 대학에서는 클리턴과 힐러리가 연애를 했다는 법대 도서관에 갔었어요. 이 학교는 학생이 아니면 식당이나 기숙사 건물에는 들어갈 수 없더군요. 하얀 눈이 캠퍼스 전체를 뒤덮고 있었는데 울 아이가 깡총깡충 뛰어다니다가 어딘가에 다마고치를 잃어버렸어요. 일행들을 기다리게 하고 한참 뒤져서 찾아왔는데, "대학 마당에 볼펜을 묻고 와야 커서 그 대학에 붙어서 다시 찾으러 갈 수 있게 된다.'는 속설이 있다는 말을 나중에 듣고는 그냥 눈 속에 묻어둘 껄 괜히 찾았다 싶었어요.^^ 브라운 대학을 방문했을 때는 비가 조금 왔었어요. 영하의 추운 날씨가 비가 오니까 으슬으슬 해져서 오래 돌아보지 못했어요. 게다가 학교를 서너군데 돌고 나니까 유명한 대학이라고 해도 그렇고 그렇게 다 똑같게 보여서 시큰둥해진 때문도 있었던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학교에 다니는 것만으로도 기사에 나올 일이라지만, 막상 그런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만 잔뜩 보니까 그런 학교에서 공부하는 게 별 대수롭지 않은 일처럼 여겨지기도 하더군요.^^;;; 최고의 대학의 학생이 아니더라도 누구에게나 청춘은 있잖아요. 아, 나도 저만한 때가 있었지..., 책을 품에 안고 삼삼오오 짝을 지어 깔깔대며 교정을 누비던 때가 잔뜩 그리워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