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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7월 6일 토요일]
엄마생각
대학로의 샘터 파랑새 극장에서 여름방학 기간동안 "피터와 늑대"를 공연한다.
명랑하고 유러머스한 클래식 교육 놀이연극이라는 그럴듯한 광고문구와 익숙한 음악동화를 음악과 함께 연극으로 볼 수 있다느 기대를 갖고 공연을 보러 갔지만 대단한 실망 뿐이었다.
피터를 맡은 배우에게서 오는 거부감(순전히 개인적인 취향때문일 수도 있지만 이곳에서 본 피터의 이미지는 주는 정돈되지 못한 스타일과 말투의 경박스러움이 연극에 다가서지 못하게 만들었다.)부터 엉뚱하고 유치하게 각색된 내용까지.
내용이 아닌 행동으로 뭔가 웃겨보겠다는 심산이 느껴지는 연극.
음악 또한 거의 나오지도 않는다.
그저 등장할때 잠깐 악기소리만 나는 것이 전부였다.
이게 무슨 클래식 교육 놀이 연극이란 말인가..
제일 앞에 앉은 현지는 내용을 알고 있어서 늑대라도 나오는 장면이 있으면 미리 의자 뒤로 넘어와 숨어있기도 하고 웃으면서 잘 보는 것 같았다.
내겐 두달동안 이 연극을 한다는게 모험일 듯 싶은 아주 실망스런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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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생각
피터와 늑대 이야기를 참 좋아한다.
음악회에서도 들었고, 집에서 비디오로도 많이 봤다.
이젠 음악을 들으면 누가 등장하는 소린지..누가 얘기하는 소린지도 알아 들을 수 있다.
엄마가 아무리 알려줘도 악기이름을 자꾸 잊어버리기도 하지만 저게 새소리고..저게 피터소리고..저건 늑대 소리고..이런건 다 안다.
오늘도 엄마가 피터와 늑대를 보러 간다고 해서 기분이 좋았다.
나는 제일 앞자리에 앉고 엄마는 뒷자리에 앉았다.
할아버지가 나와 악기그림과 소리를 들려주며 누가 내는 소린지 알려주었다.
피터가 나와 새와 장난도 치고 새와 오리가 나는 연습을 하기도 했다.
비디오에 나오는 고양이는 무서웠는데 여기에 나오는 고양이는 무섭지 않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놀아서 더 재미있었다.
늑대도 밧줄로 묶어서 다리에 피가 났는데 불쌍했다.
나중에는 늑대도 착하게 되었고, 모두들 친구가 되어서 참 재미있었다.
그런데 엄마는 재미있었냐고 물어보길래 재미있었다니까 수준 좀 높이라며 정말 재미없었다고 한다.
난 재미있게 봤는데..
뭐가 재미있었냐고 물어보길래 고양이가 안무섭게 나오고 늑대도 착해지고 늑대 뱃속에 오리가 살아서 말도 하고, 피터오빠도 좋아서 재미있었다고 얘기했다.
엄마는 내가 재미없는 건 재밌다고 하고 내가 재미있어 하는건 재미없다고 한다.
가끔은 엄마랑 나랑 둘다 재밌어 하는 것도 있지만..
연극을 보고 나와 엄마랑 멕시코 요리를 먹으러 갔다.
몇번 와본 곳인데도 인디언이랑 가면이랑 볼거리가 많다.
밥을 많이 먹으면 엄마가 쵸코렛을 사준다고 해서 닭고기 스프랑 매운 닭요리도 많이 먹었다.
그리고 스타벅스에 가서 내가 좋아하는 쵸코렛도 먹고 엄마가 먹은 거품나는 커피도 먹었다.
나는 공연도 볼 수 있고 맛있는 것도 먹을 수 있는 대학로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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