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02년 7월 9일 화요일]

꼭 보려고 했던 애니메이션은 아니었는데..테크노마트의 서점에 갔다 휴일이라 문을 닫은 덕분에 영화를 또 보게 되었다.
예고편을 보면서 계곡을 날듯이 가로지르는 모습이 인상적이기도 했고, 아이도 나중엔 저거 보러 오자고 했던 말도 있어서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은 했었다.
더빙상영관이 아니라 아이가 잘 볼 수 있을까..걱정이 조금 들기도 했다.
브라이언 아담스(홈에 들어가면 하단부분의 오디오버튼에서 ▶▶를 누르면 스피릿 OST중 ?_blank'Here I am' 음악이 나와요. 그 외의 음악들도 이어서 계속 나옵니다)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의 이미지와 어울려 스피릿의 생각을 그대로 전해주는 느낌을 받았다.
컴퓨터그래픽만을 이용한 3D애니메이션과 수작업을 통한 애니메이션의 차이점은 화면을 대하게 되는 느낌으로 알 수 있다.
2D를 기본으로 3D의 기술을 어느 부분에서 접목시켰는지까지 구별하지 못해도 수작업의 느낌은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풀들의 움직임에서조차 그대로 받을 수 있었다.
대사가 거의 없지만 사람처럼 눈썹에서부터 눈빛, 표정까지 살아있는 느낌이었고 스피릿의 감정은 노래로 다 표현이 되니 굳이 가사의 뜻을 알지 못한다 해도 음악에서 느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 더빙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아이들이 내용을 이해하지 못할리는 없었으리라 생각된다.
가끔 귀에 대고 무슨 말을 했는지 얘기해준 것 빼고는 알아서 내용을 이해하는 듯 했다.
말들이 히히힝~ 거리며 자기들끼리 주고 받는 부분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 몸짓과 눈빛으로 다 알아듣 듯 광야를 달리며 야생마가 느끼는 슬픈 느낌..기쁜 느낌..자유스러운 느낌..사랑의 느낌..이런 감정들을 우리가 그대로 전달 받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처음 영화가 시작하면서 멧데이먼의 나레이션이 나온다.
'이 이야기는 책에는 나와있지 않다..어쩌구..'
"책? 엄마 책이래.."
"응..저 얘기가 책에 나와있지 않다는 얘기하고 있어. book 이란 말만 알아듣고 다른말은 하나도 모르겠지?"
"응..ㅎㅎㅎ"
영화를 보는 도중 현지가 발을 구르며 "따라가지 마~~~"하고 갑자기 소리를 질러 깜짝 놀랐다.
영화내용 자체의 사운드가 큰 부분이어서 다행히도 심한 눈총을 받진 않았지만 옆자리에 앉아있던 사람들에겐 무척 미안한 일이었다.
기병대가 말을 타고 스피릿을 쫓아가 잡으려고 하는 장면에서 자기도 모르게 긴장을 했는지 소리를 지른 것이었다.
"현지야, 왜 그렇게 소릴 질렀어"
"나쁜 사람들이 말 쫓아가니까 그렇지"
말 옆에 달궈진 쇠로 찍어놓은 US라는 표시가 내심 마음을 아프게 했다.
스피릿의 갈기가 짤려져 나갈 때에도 야생의 모습에서 점점 다른 길들여진 말과 같아지는 모습에서도 왜 그들을 내버려 두지 않는 것일까..화가 나기도 했다.
네발 달린 야생마가 보는 두발 달린 인간이란 동물들에 대한 이상한 행동들..
이 영화엔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저 다리 수가 다른 동물들만 등장 할 뿐이다.
두발 달인 동물들에게 또 다시 잡혀 기차에 실려 어디론가 끌려갈 때 틈으로 보이는 눈발 속에 그려진 가족들의 모습은 차가운 눈때문에 외로워 보이기도 했다가 대평야를 뛰어 달리는 모습으로 상상하는 장면에선 스피릿의 좌절된 모습이 다시 희망을 찾을 것이라는 암시도 해주어 그림의 표현과..음악과 더불어 내 마음까지 슬퍼지고 외로워졌다 다시 힘을 얻기도 했다.
현지는 말이 슬프다며 울상을 짓다가 평야를 가르는 장면으로 변하니 다시 밝은 표정으로 변한다.
"엄마 불이 나서 무서워~~저건 전쟁이야..엄마 전쟁이 났어"
"엄마 저 사람이 말을 구해줬지.."
"엄마, 난 나쁜사람 나오는 영화는 싫어"
현지 말을 빌리자면 "나쁜 사람들이 말을 열쇠고리(쇠사슬이 열쇠고리^^;)로 다섯마리나 묶어서 힘들게 걸으게 시켰는데(기차를 끌게 한 장면) 도망가서 기차가 탁탁하고 떨어져서 불이 났어.그게 전쟁이야..전쟁 전쟁!!"
중간중간 자꾸 말을 시키며 자기가 본 느낌을 참지 못해 엄마에게 귀에 대고 수다를 떨어서 엄마가 장면을 놓치기도 했지만 그만큼 현지가 영화에 빠져들어 보고 있다는 사실이기도 해 흐뭇했다.
마지막 장면에서 계곡을 뛰어넘은 스피릿에게 맞은편에서 기병대가 총을 쏘려 하자 대령이 제지하며 스피릿에게 눈빛으로 '가도좋다' 라는 듯한 얘기와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은 솔직히 맘에 안드는 장면이다.
뭐..스피릿의 야생적인 용기와 의지에 감동받아서 더이상의 집착을 하지 않으려는 뜻은 좋지만..자기가 뭔데 스피릿에게 가라..마라..의 결정을 내린단 말인가.
그 행동에 또 좋아라 하던 스피릿과 인디언 리틀크릭의 모습이라니..
더이상 쫓길 일이 없어 좋은 기분은 알겠지만 '거봐라 넌 날 절대 길들일 수도 잡지도 못한다'하며 자신만만하게 뒤돌아 서는 모습이 인간에 대한 통쾌한 복수가 될 수도 있었을텐데.
야생마의 눈으로 본 영화인 듯 싶다가도 결국엔 인간의 시선으로 촛점이 바뀐것이다.
................................................................................................................................................
왜 인간은 항상 뭔가를 소유하려는 것일까..자신이 갖고 있는 것에서도 불필요한 것이 많은데 약한 것들 파괴하고 새로운 것만 추구하려 하는 것인가..
영화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 안의 생명체에 대한 자연스러움에 감탄하게도 하지만 인간의 끝없는 욕심에 대한 자책감에 빠지게도 한다.
같이 개봉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부담스러웠던 캐릭터와 낯선 배경에 비하면 스피릿은 아이들이 넓은 마음을 펼칠 수 있는 시원한 애니메이션이다.
노래도 멋지고 화면도 가슴을 트이게 해주었던..
센과 치히로..그리고 스피릿..어느것이 더 재미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아이에게 물어보아도 "난 둘다 재밌어" 하고 말한다) 스피릿의 분위기가 더 끌리는게 솔직한 마음이다.
공포영화, SF..액션영화까지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성격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덜 부담스럽고 긍정적인 영화를 골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리라...


쑥쑥몰
체험이벤트














